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지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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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말들은 많지만 스스로를 진짜 '흙수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왜냐면 가난이란 것이 절대적이라기 보다는 상대적인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흙수저가 얼마나 될 것인가 싶었는데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에서 본 저자가 머물렀던 집은 분명 실제 빈곤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나 책을 통해 만났던 현실 그자체였다. 하지만 저자의 마음은 결코 흙수저가 아닌 다이아몬드 수저에 가까웠다.




아끼느라 못 먹고, 밤이면 여행 정보를 찾느라 못 자고, 낮에는 일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날들이 꽤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시련도 '끝'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쉽게 견딜 수 있다. 변기 위에서 눈물의 주먹밥을 입속에 욱여넣으며 배웠다. 46-47쪽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그것이 피말리는 고통이든 아니면 눈돌아갈 만큼 환희의 경지에 오르든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둘다 끝을 염두해두고 살면 좋지만 특히 괴로운 순간만큼 '끝'을 염두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나이먹고서야 깨달았지만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의 저자는 생판 남인 내가보기에도 기특할 만큼 철이 빨리 들었던 것 같다. 광활한 자연과 동물들과 원시부족들의 낯설다 못해 기이하게 여겨지는 삶이 담긴 다큐를 볼 때면 나역시도 아프리카 한 번 가보고 싶다란 생각과 저런 곳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갈 수 있을거라며 쉽게 포기하곤 했다. 하지만 저자는 또래의 학생들이 다녀오는 유럽이나 아시아권이 아닌 아프리카를 가기위해 오히려 비용도 더 많이 드는 아프리카 여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다. 시작이 이렇게 과감해서인지 이후에도 남들에게는 여행을 중단해야 할 만큼 위급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속에서도 용기있게 해(?)결 해나가며 여행을 이어간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이 당장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는 모습은 스스로 나약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부러울정도로 행동가처럼 보였다.



"내 우표 봐봐! 코끼리 귀여워!"

아프리카스러움이 물씬 나는 우표를 몇 줄 쓰지 안혹도 꽉 차버린 엽서에 낼름 침을 발라 붙였다. 한 달 정도면 무사히 도착하려나. 훗날 이 무심한 엽서를 받았던 엄마는 내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을 때 그 우표를 꺼내 보여주었다.

"한 장밖에 안 왔더라."

"한 장밖에 안 보냈으니까." 100-101쪽




감성이라곤 도통 볼 수 없어서 단 한통의 엽서만 엄마에게 보냈다는 저자.  엽서를 보낼 때 붙인 우표가 코끼리 우표였다. 평소에 종종 엄마에게 편지를 쓰면서도 정작 여행지에서는 단 한번도 엄마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언젠가 내게 저자와 같은 용기가 생겨 아프리카로 여행을 가게된다면, 나도 꼭 엄마에게 코끼리 우표를 붙여서 편지를 보내야지 다짐했다. 저자의 당찬 여행기 이후에는 한국의 보통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지만 '10년 뒤 1시'에 자신을 떠올리며 과감하게 퇴사를 결정한다. 처음 퇴사를 결정했을 때의 내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어진 퇴사의 순간들이 생각났다. 아마 퇴사를 결심할 때는 어느 누구라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떠나고싶은 마음을 참아가며 그녀가 선택한 것은 '청년창업'이었다. 첫 여행도 그렇고, 공식적인 흙수저의 상황에서도 그랬지만 저자는 자기개발서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지금 당장 시작하라'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 이래서 성공하는 사람은 혹은 자신의 삶을 100퍼센트 이상으로 사는 사람들은 다르구나 감탄하게 되었다. 책 제목이<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와 정말 잘 어울리는 삶이었다. 이제 나도 나이가 어느정도 되고 부모의 입장이 되고보니 '내 맘대로 살겠다'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모한 말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혹 당장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두려운 청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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