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하루 - 어제처럼 오늘도, 알콩달콩 노닥노닥
미스캣 지음, 허유영 옮김 / 학고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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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하루

일본가옥을 풍경으로 했던 <또 고양이>에 이어 작가의 두번째 작품<고양이의 하루>의 배경은 타이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림 속 분위기가 어떤 때에는 일본 같기도 하고 또 다른 곳은 한국의 전통가옥같아 보였다. 예전에 타이완을 다녀와서 썼던 여행리뷰에 적었던 것처럼 타이완이 마치 국내와 일본 그리고 중국을 동시에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말하면 입아프지만 애묘인들은 물론이거니와 저자처럼 골목을 좋아하고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참 반갑게 다가온다. 일본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이나 [귀을 기울이면]과 같이 고양이가 마치 사람처럼 능청스러울만큼 느껴지는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도 고양이들이 실제로는 저자가 쓰고 그린 것처럼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일터에서의 고양이를 그린 1부는 제목과 현장은 일터지만 책을 보는 입장에서는 3부 노는것을 즐기는 냥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우편을 배달하는 고양이들을 보면 실제로 역장이나 마트 그리고 서점과 음식점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고양이들이 떠올라 현실과 괴리감조차 없기 때문이다. 툇마루에 모여앉아 수박을 먹는 고양이의 그림이 많은 그림 중에서도 제일 눈에 띄고 마음에도 들었다. 양손으로 수박을 들고 맛깔나게 수박을 먹는 냥이들. 그렇다보니 책의 판형보다 좀 더 큰 사이즈로 패브릭 포스터를 판매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병에 손을 넣고 사탕을 꺼내먹는 모습도 정말 귀엽지만 그림과 함께 쓰여진 글들도 아기자기하다. 마치 어린 친구들에게 소개해주는 친절하기도 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작가가 정말 고양이들의 언어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고양이가 주인공이 되고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설이나 만화를 볼 때면 늘 잠시지만 실제로 집사가 되어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들곤했다. 그럴때마다 마음을 접었던 것은 하루종일 고양이와 있아줄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랬던 마음이 <고양이의 하루>를 보면서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고양이야 말로 하루종일 내가 보이지 않으면 내 걱정을 하진 않을까 싶을만큼 너무나 자연스럽게 냥이들의 일상을 담아주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찌개를 끓이며 나를 기다려주는 건 아닐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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