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 소외된 영혼을 위한 해방의 노래, 라틴아메리카 문학 ㅣ 서가명강 시리즈 7
김현균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시는 모름지기 모두가 함께 나누는 빵 같은 것이 되어야 하며 최고의 시인은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건네는 존재라는 네루다의 오랜 신념이 마침내 가장 적절한 시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p.193

시란 무엇인가. 누군가는 대신 울어주는 사람이 시인이라 했고 또 누군가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라 했으며 또다른이는 시가 우리 마음의 본향이라고도 말했다. 이번에 읽은 서가명강 시리즈 중 문학편은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주제로 루벤 다리오,파블로 네루다,세사르 바예호,니카노르 파라 등 네 명의 시인들에 대해 2부에서 5부에 걸쳐 이야기한다. 1부에서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된 계기와 함께 그 특징에 대해 알려준다. 그동안 시가 좋아 찾아보면서도 이책에서 소개된 시인들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이유를 알 수있고 앞으로 소개될 시인들이 선택된 이유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1부 부터 꼼꼼하게 읽어두는게 좋다.
루벤 다리오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기점을 나눌 수 있을정도로 위대한 시인이었지만 우리에게 보다 더 잘알려진 네루다와 비교하자면 말년까지 안타까운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근대시의 시작이자 그를 기념하는 우표도 발행할 정도로 깊은 영향력을 미쳤다면 뒤이어 소개된 네루다는 노벨상 수상으로 전세계에 명성을 얻으며 경제적인 부까지 얻은 정치가이자 시인으로 이 책의 제목이된 ‘시가 내게로 왔다’가 그의 작품중 일부라고 한다. 하지만 내루다 여기 잉크보다 피에 가까운 시인이라 불리었고 노벨상을 받기 전 스탈린 평화상을 수상한 것을 보더라도 시인들의 역할이 한 개인을 넘어 민중이라는 다수의 의지를 북돋아주는 역할까지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부에서 소개되는 바예호는 이를 뒷받침하는데 더없이 좋은 시인이라 할 수 있다. 4부 제목부터가 ‘오늘처럼 살기 싫었던 날은 없다’로 체 게바라가 품었던 시들 중 그의 작품이 포함되어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이 된다.
죽음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는 말에 단명하거나 긴 시간 투병생활을 하며 시를 써내려간 다른 시인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제목이 된 시인의 말을 다시금 천천히 곱씹어보기도 하며 시인이란 과연 어떤이들인가란 처음의 질문에서 크게 벗어날 수가 없었다.
서가명강시리즈는 단순히 어떤 학자 혹은 문학가등을 소개하는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지금 이 시대에 왜 만나야하며 어떻게 만나야하는지를 짚어준데 큰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그저 좋고 유명해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어떤 자양분을 주는지 알게 해주는 것이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