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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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하다 / 조승연 지음/ 와이즈 베리



21세기, 대부분 도시화된 곳에서 사는 세계인의 공통 가치관인 성별, 인종, 어어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나 일하는 만큼 벌 수 있어야 한다는 사고도 이민자로 이루어진 뉴요커의 사상에서 시작되었다. 현대 21세기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가 뉴욕을 동경하는 것은 자신의 현 생활상의 원류를 찾고 싶어 하는, 일종의 회귀본능일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조승연의 <리얼:하다>는 뉴요커의 삶을 통해 지금 이시대의 우리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뉴욕대에서 수학했던 경험보다는 성공한 뉴요커는 어떤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이 만들어 놓은 뉴욕의 문화와 분위기등을 정리한 책으로 화려하면서도 무례하며 때로는 범법에 가까운 폭력성을 갖고 있지만 세계의 어느 도시보다 희망적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우선 뉴욕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속에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든 이민자들의 나라이다보니 남들보다 뚜렷하게 한 가지를 잘 하는 것 자체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반면 한국의 아이들은 여전히 '공부'에만 매달리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보여준다. 드라마<스카이 캐슬>이 비교되는 이유가 이런 까닭이 있다면 다른 이유로는 뉴욕은 한국이 중고등학교, 즉 입시에 가까워질수록 사교육이 치열해지는 반면 뉴욕은 영유아기에 오히려 집중한다는 점에서도 언급된다. 그러면서 뉴욕에서 아이를 낳고 기를때에 엄청난 비용을 감내하면서도 뉴욕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이유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인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우리가 생각하기에 마냥 어리기만 한 시기에도 충분히 토론이 가능하고 아이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은 다름아닌 경제적 자립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다 뒷받침해주려는 한국사회와는 또 다른 분위기이고 하다.


뉴욕이 새로운 문화를 지속적으로 생성하고 전파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전 세계에서 넘어온 수많은 민족의 독특한 스타일, 말투, 제스처, 색감, 안목일 것이다. 게다가 이민자의 후손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도 각기 다른 문화의 미적 감각을 깊은 공감과 호기심으로 바라볼 줄 아는 열린 엘리트가 되었다는 점도 큰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67쪽


그런가하면 뉴욕하면 벽에 하는 낙서, 그래피티 조차 예술로 승격화되고 자본주의의 다양성과 무한적으로 복제될 수 있는 팝아트가 탄생된 곳이라는 것도 이야기한다. 예술이 전통적인 유럽국가에서처럼 경제적인 부와 특권층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아마 지금처럼 문화의 다양성도 그리고 문화를 비평등화가 일반화되었을것이다. 하지만 뉴욕에서는 대표적으로 뮤지컬과 같은 장르의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중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천만관객 영화를 저급한 문화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천만의 관객을 끌어들린 가치있는 영화로 사고할 수 있는 뉴요커라는 부분이었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어리석은 대중이 아닌 선택받은 작품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작품을 작품으로 보기 때문에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평가절하하지 않는 점등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정리하며 뉴요커들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를 인정하기 때문에 수많은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90쪽


결국 경제적 가치가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이 책의 전반부도, 뉴욕커의 라이프스타일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듯 보이는 중후반보다 위의 한 문장이야 말로 우리가 뉴요커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잘 설명하는 것은 없다고 본다. 세상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쉽게 말하는 다름을 인정하자보다 훨씬 더 적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이 없다는 것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뿐 아니라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방법이나 태도 역시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못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리얼:하다>는 뉴요커를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떤 태도와 사고로 21세기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얇지만 핵심을 담아 전달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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