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감촉 - 말랑말랑 보들보들 나꽁아꽁 일기
임세희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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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감촉


육아의 감촉은 나콩이와 아콩이 엄마의 육아이야기다. 나콩이가 다섯살일 때 동생 아콩이가 찾아온 것 부터가 책의 시작인데 둘 이상의 자녀를 둔 부부나 곧 둘째를 계획중이거나 둘째를 원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망설여지는 부부라면 다른 누구보다 더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을 것이다. 물론 이제 막 아이를 임신한 임산부 부터 조리원을 나와 헬육아중인 부부들도 공감 그 이상의 뭉클함, 책의 제목처럼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촉각적으로 느껴지는 ‘육아의 감촉’이다.
먼저 이제 막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엄마들은 조리원의 하루를 보면서 거울을 보는 기분이 들것같다. 수유 혹은 유축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고, 이제 정말 ‘엄마’가 되었다는 무게감과 도망치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자유롭지도 않은 현실에 대한 자괴감에 눈물흘리던 그때. 퇴소하자마자 하루 3시간의 수면이 정말 큰 축복이란 걸 알기전까지의 조리원천국을 깨닫지 못하는 안타까움 등 공감이상의 공감이었다. 이 책의 장점은 다른 육아서가 엄마의 시선으로만 이어진다면 이 책은 중간중간 ‘아빠’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다룬다는 점이다. 사실 일부의 무책임한 남편들을 제외하면 육아가 공동의 책임과 의무이자 기쁨이라는 것을 아빠들도 잘 알고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 뿐 아니라 남편들도 초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대부분의 첫째 아이가 나콩이처럼 기특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는 것이 엄마가 아이에게 동생이 생긴 것과 그로인해 아이가 느끼는 스트레스가 어느정도 인가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나콩이처럼 동생이 자신의 것을 뺏어가거나 양보해야만 하는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것, 언니 혹은 형이나 누나가 되어 부모와 함께 동생을 돌볼 수 있다는 역할이 생겨남을 이해시켜줄 수 있어야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콩이처럼 자신도 느끼지 못하게 병이 날 수도 있다. 신생아한테 관심과 신경이 더 쓰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첫째가 알아서 따라와줄거라는 생각은 갖지 않는 것이 좋다.
책을 읽으며 울컥했던 부분은 엄마인 저자가 아이들을 위해 이런저런 존재가 되어주겠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아이에게 힘이 친구가 되어주고 힘이되어준다는 내용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정도였지만 나중에 엄마가 없는 때가 오더라도 엄마를 그리워하기 보다는 바쁘고 즐겁게 잘 지내면 좋겠다는 말에 마흔이 넘은 엄마들은 아프면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한 예능에서 43세의 남자 출연진이 결혼은 하더라도 나이가 많아 2세는 자녀를 위해서도 갖지 않겠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의 육아가 아이를 기르면서 부족한 잠에, 독박육아 때문에 괴로워하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많았다면 이 책은 이런 내용과 함께 아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쁨을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잘못과 아이에 대한 사랑, 남편에 대한 고마움도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다. 놀라운건 이런 내용을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표현했다는 것이다. 힘든 육아중인 나와 같은 초보 엄마에게는 친구처럼 또 언니처럼 그렇게 따뜻한 감촉을 양껏 나눠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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