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괜찮아’라는 한 마디 말이 간절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그말을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만 들어야 그 힘이 발휘되는 줄 알던 때 였다. 지금은 조금만 벅차거나 다리에 힘이 빠질 때면 더 기다리지 않고 말해준다. 내가 나에게. 책<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의 저자도 그랬다고 했다.

아무것도 위안이 되지 않던 그때
‘너는 괜찮아질 거야’ 가만히 말을 건네준 건
힘든 시간을 견디던 그 어느 때의 나였다.
-prologue 중에서-

스스로를 위로해 줄 수 있게 된다는 건 혼자인 시간이 더는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 해야 견딜 수 있을까 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방법의 차이일 뿐 나도 나름의 방식으로 잘도 견뎌냈구나 하는 작은 칭찬과 나눔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없고 되고 싶지도 않다.
부족한 게 많아도 나는 그냥 나인 채로 살고 싶다.
21쪽

사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부터가 대부분의 비참함과 고통속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그만큼 어려운 방법이란 걸 잘안다. 저자의 말처럼 타인을 향한 끝없는 질투와 부러움은 자아를 가난하게 만들고 병들게 한다. 자기계발서를 읽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더 낮아지는 사람들이라면 이부분을 살펴보아야 한다.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라는것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는 것은 다른 의미다. 20대를 지나 30대까지도 이런 이유로 많이 힘들었다. 혼자인 시간이 그래서 더 외로웠다. 혼자인 시간은 무조건 함께인 시간을 위해 나에게 가혹해질 수 밖에 없기에 조금씩 피하게 되어버렸다. 어릴 때는 늘 머릿속에 그려놓은 상상의 나와 비교하며 살았던 것이다. 비단 저자 뿐 아니라 고전을 읽으며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은 단명한 천재 예술인들의 삶을 동경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절대 그럴 수 없을거라며 발을 빼기도 한다. 마치 그 어린시절부터 도망칠 준비를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되는 공감가는 내용 중 하나가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는 사실이었다. 밖에서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추운 밤 따뜻한 방에 들어갈 때면 차갑게 얼어붙어 금새라도 쪼개질 것 같던 모든 것들이 차분해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쁜날들 속에서도 잠시 숨 쉴틈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속상한 일이 있었던 어제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는 생각, 그래서 온전히 위로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오늘 더 우울해진다. 106쪽

혼자서 잘 지내다가도 누군가의 위로에 익숙해지거나 위로받고 싶은 대상이 생기게 되면 이내 마음이 약해지고 작아진 나를 발견한다. 좋았던 때는 다 잊어버리고 지금의 나를 안아주지않는 그가 야속해진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혼자서도 잘 지내는 것이 타인의 위로가 필요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혼자서만 잘지내는 것이 아니라 ‘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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