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 책을 무기로 나만의 여행을 떠난 도쿄 서점원의 1년
하나다 나나코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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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의 저자 하나다 나나코실제 서점에서 10년넘게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꿈의 서점]의 편저자이기도 하다. 나역시 도서관에서 근무할 때 참고봉사를 할 때면 학술목적이 아닌 심리치유 혹은 처방전 개념의 책추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예약 및 유료회원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점이 존재한다. 다만 책이란 것이 독자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만 맞춰 데이터만 있다고 비임상자들이 추천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저마다 가지는 성향, 나고 자란 배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는 장치속에 이와 유사한 내용들, 책을 소개하고 또 소개받은 남여의 멋진 러브스토리였다면 이 책이 별로 끌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제 서점에서 근무하고 또 책에 쓴 내용을 양분삼아 서점을 운영하게 된 저자의 에세이다. 이 에세이만 보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특정된 장소, 기대가 지나치게 클 가능성이 적은 만남사이트에서 이뤄진 독서추천이 오히려 부담은 적고 동시에 이유는 달라도 사이트를 찾은 같은 '현실'에 사는 이들에게는 적절했으리라 생각되었다. 어쨌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어울릴마한 책을 추천하는일은 신나는 일이다.



 ‘당신을 위해서 진지하게 책을 소개해주고 있는데!’같이 불합리한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조심하자. 책은 나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면 그걸로 족하다. 딱히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에게 수행의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 감사하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153쪽



책을 추천하거나 과한 감정을 실어 선물해본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추천하거나 선물한 책을 받은 상대가 그 책을 읽고 어떤 부분을 느꼈는지, 혹은 답정너처럼 반드시 자기가 느꼈던 감정을 느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선물하게 된다면 그것은 상대를 위한 선물이 아닌 강요에 가깝다. 그런점에서 사이트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책을 소개해주면서도 스스로 적당한 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그녀가 만약 책을 좋아하지 않고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했었더라도 매체만 달라질 뿐 분명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겠구나 싶었다.



책을 추천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었던 저자. 역시나 책 이야기를 포함,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이들이 만나게 되지만 저자는 목적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도 분명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괴로운 현실을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는 많은 방법 중 역시나 책의 매력에 다시금 빠지게 되고 또 그것이 남편과의 별거에서, 자신을 다시금 열정적으로 살아있게 만드는 것임을 깨닫는다. 또 그 과정이 담긴 이 책을 통해 책을 읽는 다는 것, 독서행위가 여전히 자기개발의 한 분야로 혹은 그런 도구에만 한정되거나 지나치게 '독서법'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그저 '읽을 뿐'이라는 행위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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