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인문학 수업 - 인간다움에 대해 아이가 가르쳐준 것들
김희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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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인문학 수업/김희진 지음/위즈덤하우스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면 성인이 되었어도 미처 깨닫지못한 부모님의 희생과 감사를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는 말을 익히 들어왔다. 사회생활을 잘하고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이 출산양육과 별개인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이다. 아이 한 명을 기르는 것이 정말 크고 대단한 것인데 신기하게도 아이가 낳기만 하면 절로 큰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고백하자면 나역시 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는 정도로 시간이 해결해주는 부분이라 여겼다. <돌봄인문학수업> 저자처럼 좋은 학생, 사회인 그리고 좋은 아내가 되고자 한적은 있어도 좋은 엄마는 커녕 ‘엄마’가 된다니... 더 신기한 건 그랬던 마음이 아이가 찾아와 심장소리를 확인한 이후부터는 모든 것이 아이에게 맞춰진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좋은 엄마 강박증은 또다른 시련이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해진, 좋은 엄마가 되려는 노력의 부작용,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 것 같다는 자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향에서의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129쪽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3가지로 나쁜 것이 아닌 불완전한 부모가 아이를 망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과 사회가 과거에서 지금까지 엄마라는 이들에게 강제한 듯한 부담과 책임만큼 돌봄 생태계를 작동하게 만들고 강화하는 것, 마지막으로 돌봄과 관련 좋지 않은 시대흐름을 끊어내는 것이다. 돌봄이라는 것이 출산양육을 경험한 부모들에게만 해당되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신기간내내 사소하게는 대중교통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하지 못하는 임산부들의 통곡은 두말하면 입알만큼 관련 책 리뷰를 통해 여러번 말해왔다. 다만 이전까지의 책이 ‘여자에게만’이라는 사실적이나 제한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성별보다는 각 개인의 사고변화, 사회시스템의 문제를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인문학을 공부하고 인문학 책을 만들어오면서 집단성과 개인성,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공동체와 개인이라는 주제에 깊이 매료되어왔다. 특히 인간의 성장이 어떻게 충돌하고 어떻게 화해하는지에 관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답을 찾아가고 싶은 문제이기도 하다. 155쪽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를 생각하는 것은 물론 과연 나는 ‘돌봄’을 얼마나 제대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계속 자문하며 읽었다. 만약 내가 아이가 없었거나 출산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전공서적을 이해하는 차원에서의 독서였을 것 같다. 그러니 더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은 책을 자주라도 만날 수 있게 양육하느라 잠을 못자는 현실이지만 이렇게 리뷰를 적는다. 우리는 ‘돌봄’을 무시하고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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