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강승현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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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강승현 역 / 모모북스


모모북스에서 출간한 레프 리콜라예비치 톨스토이(이하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표제작 포함 총 7편의 단편과 역자후기로 구성된 소설집으로 해당 리뷰에서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바보이반>에 관한 감상을 담으려고 한다. 우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작가가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에 비해 기독교적인 분위기가 진하게 묻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세가지를 알게 되는 날 너는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48쪽


핵심내용은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이야기다. 주님의 명을 어긴 천사 미하일이 날개를 잃은 채로 땅위로 떨어지고 이를 발견한 세몬이 처음에는 헐벗고 낯선 미하일이 두려워 그냥 지나쳤다가 이내 다시 돌아와 갈곳없는 그를 데리고 자신의 집에 데려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낯선이를 발견했을 때 드는 생각은 우선 두려움이다. 혹시 나에게 해를 가하진 않을까 겁부터 먹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하일의 얼굴을 보는 순간 세몬은 마음이 자꾸 끌리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받아야 외상값을 받지도 못하고 그나마 겨우 받은 푼돈을 술마시는데 써버린 세몬이 미하일을 집으로 데려갔을 때 아내의 반응은 너무나 당연하게 냉담과 멸시였다. 하지만 왠일인지 미하일의 얼굴을 본 그녀역시 측은한 마음이 든다. 기독교에서는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 사랑과 함께 반드시 가져야 할 신앙인의 마음가짐이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혹은 그보다 더 아껴야 하는 사랑. 내게 친절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심지어 나를 미어하거나 괴롭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힘겨운 이웃사랑보다는 사랑 그자체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 보다 더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과연 우리가 기도하거나 바라는 수 많은 '바람'들 중에 진실로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알기는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사실 많은 이들이 소원을 적으라고 하면 '재물'을 바란다. 재물이 있는 사람은 '명예나 권력'을 바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당장 1초뒤의 미래도 알지 못한다. 재물을 주었으나 10분뒤에 사고로 죽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미래를 알 수 없으니 우리는 그토록 어리석은 허상을 쫓아 살아가게 된다.


이반의 나라에서 똑똑한 사람들은 모두 떠나 버렸다. 남은 사람들은 모두 바보들뿐이었고 그들은 돈이란 걸 가지고 있찌 않았다. 모두들 스스로, 혹은 서로서로 도우며 일을 해서 먹고살았다. 159쪽


<바보 이반>은 지능이 부족한 바보가 아니라 제 잇속을 챙기지 않고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의미의 '바보'라고 볼 수 있다. 이반과 달리 위의 두형은 권력과 재물을 탐하며 아버지의 재산을 탐낸다. 바보 이반은 열심히 제 손으로 일하며 사는것에 충분히 만족하기에 형들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아버지에게 이야기한다. 허나 도깨비들의 등장으로 두 형은 모두 파산하여 이반에게 되돌아온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런 형들을 받아주더라도 비난하거나 불평을 할 만도 한데 이반은 다르다. 애초에 욕심이 없으니 자신의 집을 나누어 쓰며 심지어 형수들의 불평에도 불만을 갖지 않는다. 도깨비들은 이 세형제를 그냥 놔두지 않고 계속해서 두 형에게는 그들의 욕심을 이용해 괴롭히려 하고 이반에게도 여러번 시도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바보 이반>을 읽다보면 욕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사기를 당할일도 누군가에게 앙갚음을 당할 일도 없을거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산속에서 아버지와 욕심없이 살던 소녀를 괴롭히는 사람들도 있고 잠시의 쾌락을 견디지 못해 자신과 무관한 귀한 생명이 도로위에서 희생당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바보가 아닌데도 바보가 되어버리는 과거였다면 현대 사회는 심지어 기본적인 생존권은 물론 생명까지 잃게 되는 사탄으로 가득한 세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가진것에 대한 진실된 감사와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면 <바보 이반>은 노동의 중요성과 함께 세상의 약자아닌 약자를 지켜낼 수 있는 올바른 양심과 인성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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