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박한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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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한 말이지만 보부아르의 이 말을 인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진다"라는 말을. 여자아이는 여자아이로, 남자아이는 남자아이로 길러진다. 100쪽



책<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지나치게 성별에 민감한 사회의 분위기와 더불어 양육그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민감하게 해석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아이를 기르는 '여성'으로서, 또 아이가 '남자' 아이로 혹은 '여자'아이로 자라게끔 만드는 이 사회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구나 싶은 반성도 느끼게 해주었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고 또 양육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부부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양육에 있어서는 초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흔히 말하는 '뱃속에 있을 때 가장 편하다'라는 말이 깨닫게 되는 순간이 출산 후 한달이 지나기 전이라는 것도 경험상 공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완벽주의'에 가까운 양육을 희망한다것이 얼마나 무모한 가에 대해 책을 읽는 내내 깨닫게 되었다. 물론 이런 완벽주의 양육과 관련된 흑역사를 저자 또한 솔직하게 고백한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이유식을 만들어줄 때 영양소 파괴를 최소한으로 하려고 손으로 직접 재료를 으깨는 작업등을 하려면 그 시간동안 아이를 방치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을 봐주지 않아 짜증을내고 짜증을 내는 아이때문에 엄마역시 짜증을 내고만다. 이런 사례는 비단 저자 뿐 아니라 당장 내 주변만 봐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차라리 영양소파괴를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로인해 아이도 엄마도 덜 피곤해지는 방법이 있다. 곧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는 개월수의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런 식으로 조금씩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런 저자의 고백보다 더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에 대해서 잘 안다고 착각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신은 자녀를 완성시키지도, 파괴시키지도 못한다. 자녀는 당신이 완성시키거나 파괴시킬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 아이들은 미래의 것이다. -주디스 리치 해리스, 최수근 역, <양육가설> 본문 169쪽



발췌문을 봐도 짐작하겠지만 이 책은 개인의 육아소감만을 담지 않았다. 육아의 관심도 없던 저자가 한 권 한 권 찾아읽었떤 육아서, 찾아 본 관련 강의 등을 적절하게 본문에 인용하거나 별도의 팁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처럼 저자가 직접 양육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뒷받침해주는 인용구를 읽다보면 원래 힘든 육아를 더 힘들게 해왔구나를 깨닫게 된다. 십여년 후 테러에 가까운 범죄를 일으키는 아이가 내 아이가 될 수도 있다고 미리부터 가정하고 두려움에 떨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가정교육이 문제가 되어서, 아이를 사랑하지 못한 부모때문에 범죄가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아이를 다 안다는 자만도, 모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성차별적인 사회분위기와 본인도 모르게 남과여로 나뉘는 행동들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 부모도 함께 처음부터 다시 새로 배워야 한다는 말을 늘 기억해야한다. 또한 부모라고 해서 아이를 이끌어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를 통해서 부모도 성장하며 그럴 수 있도록 오늘도, 앞으로도 계속 배워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당장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막막하다면 우선 이 책부터 읽고 부모로서의 자신을 뒤돌아보며 저자가 추천해준 책과 강의 및 육아자세를 하나하나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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