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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마음을 만지다 - 자존감을 포근히 감싸는 나다운 패션 테라피
박소현 지음 / 여름 / 2019년 8월
평점 :
옷으로 마음을 만지다 / 박소현 저 / 여름
나를 그만 미워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난 못생겼다. 인상도 나쁘다. 그냥 쳐다본 것인데 왜 째려보냐며 시비가 붙은 적도 있다. 인상이 이러니깐 뭘 입어도 별로인 것 같다. 누군가 나를 칭찬하면, 놀리는 것 같고 동정 같다. 얼굴을 다 갈아 엎어버리고 싶다. 난 내가 싫고 밉다. 176쪽
'옷으로 마음을 만지다'란 책의 타이틀을 처음 봤을 때 몇 해 전 읽었던 패션테라피와 관련된 책이 떠올랐다. 지나치게 어두운 색을 피하고 악세서리를 잘 활용하는 등 직접적인 해답이 전혀 없었던 까닭에 부풀었던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었다. 그래서 이 책도 반신반의하면서도 펼쳐보았던 것 사는 동안 누구나 한 번 쯤은 옷으로 치유받은 듯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사지 않았을 원피스를 걸쳤는데 거울에 비친 모습이 정말 예뻐보여 기분전환이 되었다던가 하는 식 말이다. 책<옷으로 마음을 만지다>은 이런 정도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야말로 옷을 어떻게 잘 입어야 하는지, 또 옷을 입는다는 것이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바람을 드러내는 것임을 부드러운 톤으로 이야기해준다. 서두에 발췌한 문장을 보면 이 책이 어느정도로 타이틀과 관련성을 맺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외모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렵거나 심리적으로 괴로운 상태인 사람들에게 어설프게 이렇게해라 저렇게 해봐란 식의 조언은 도움은 커녕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차근 차근 자신에게 맞는 옷이 무엇인지, 또 어울리는 옷을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분하게 들려준다. 가령 전신거울이 아닌 자신의 시선을 기준으로 턱 아래부터 발끝까지 봐서는 스타일링이 잘 되었는가의 판단이 정확하지 않다. 예쁘지 않아서 거울 보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거울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점점 촌스러운 스타일링이 되어가는 것일수도 있다. 옷을 입고 나서는 전신을 비춰보며 조화로운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흔히 악세서리를 활용하라는 예를 보더라도 전신이 아닌 상반신이나 하반신만 봐서는 과한지 부족한지 알 수가 없다. 전신을 봐도 모르겠다 싶을 때는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 사실 온라인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쉽진 않지만 최근에는 데이트하러가기 전, 소개팅 전 사진을 올려놓고 조언을 받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이런 환경 자체가 놀랍고 긍정적으로 보이는 까닭은 이런 과정을 통해 완벽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스타일링이 문제가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런 과정을 통해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누가봐도 아닌 스타일을 피해가는 좋은 팁인 셈이다.
책을 읽다보면 옷자체라기 보다는 사람이 언제 가장 아름다운지, 또 옷이 아닌 마음가짐이 좋은 스타일링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오는지까지 알 수 있을만큼 '어루만지다'라는 말이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옷 이야기로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좋은 명언, 대사와 구절 등 한 번에 다 읽기보다는 그야말로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할 때 펼쳐보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