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인양품 문방구
GB 편집부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무인양품을
떠올렸을 때 가장 처음 생각나는 제품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부터 은은하게 다가오는 아로마 디퓨저의 향일 수도
있고, 언제봐도 큰 차이가 없으나 실제 착장을 해보면 느껴지는 편안하면서도 심플한 의류일 수도 있다. 또는 스테디셀러인 벽에 부착하는 CDP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사실 무인양품은 이런 제품들 외에도 소소한 간식류, 깔끔하면서도 내구성이 좋은 주방용품은 물론 친구와 가구까지 집 빼고는 그
안에 모든 것을 무인양품 제품으로 채울 수 있을만큼 취급하는 품목이 다양하다. 책<무인양품 문방구>는 그 많은 품목중에서 문구류만
따로 편집해서 모았다. 책의 구성은 각각 고르다, 쓰다, 수납하다, 즐기다로 4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실제 사용후기를 보고 싶다면 두번째
챕터 '쓰다'편을 보면 되고, 카달로그 형식으로 제품을 만나고 싶다면 챕터1,3을 보면 된다. 제품의 탄생배경과 제조사에서 말하는 매력을 알고
싶어질 때는 챕터 4를 통해 문구의 개발 과정, 디자인, 소재, 크기 등을 알아볼 수 있다.
무인양품
제품중에서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제품은 책에는 소개되지 않은 지우개다. 스케치할 때 사용해도 좋을만큼 괜찮은 제품인데 책에 소개되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다. 책에 소개된 제품중에 '겔 잉키 볼펜(젤 잉크 볼펜)'의
경우는 초대 모델이 1998년에 출시되었다고 한다. 현재 시판중인 제품은 세 번째 모델로 전 세계의 무지러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2011년도에 출시된 3세대 모델부터 사용중인데 번짐없이 필기감이 좋아서 한 번 써보고는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인기있는 컬러는 블랙, 레드,
블루, 블루블래기라는데 사진에 보시다시피 인기컬러는 한 개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챕터 2에는 무지러들의 실제 사용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 노트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캘리그래퍼 산도 미나코씨의 경우는 7~8년 전붜 줄곧 애용하고 있는데
캘리그래퍼인만큼 직접 꾸밀 수 있는 여유가 많은 심플함이 맘에 든다고 한다. 노트하나에 체크 리스트와 인덱스 스티키 메모를 결합, 마치 하나의
노트였던 것처럼 사용하는 실제 모습을 보니 솜씨가 좋다면 얼마든지 커스텀이 가능한 무인양품 노트의 매력이 잘 살아나는 것 같다. 식림목 페이퍼로
5권이 세트로 판매되는(개별 구매 가능) 앞뒤 표지가 크래프트지인 기본 노트는 B5 사이즈로 매장에 비치되어 있는 스탬프를 이용해 정말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학생들의 경우 과목별로 이용해도 좋고, 나처럼 두꺼운 인문서적이나 별도의 메모를 요하는 책을 읽을 때 가볍게 한
권씩 챙겨서 독서하면 효율적이다.
필기류와
노트류외에도 수납을 위한 정리 트레이도 무인양품에서 인기있는 제품이다. 트레이 역시 여러개를 혼합해서 사용할 수 있어서 퍼즐처럼 자유자재로
조합가능하다. 특히 캐리 케이스를 사용하면 정리된 트레이를 그대로 옮겨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외출시에 별도로 챙겼다가 돌아와서 다시 정리해야하는
불필요한 소모를 방지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개발 담당자가 독일에 출장갔을 때 현지 잡화점에서 고정된 트레이를 보고 좀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생각해서 개발된 제품(147쪽 참조)이라고
한다.
현재
데스크톱 수납용품을 제외하고도 약 500여종의 문구류가 출시되었는데 상품개발 과정은 3년 계획을 토대로 실제 출시까지는 거의 1년 반이라는
기간이 소요된다. 상품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생활잡화부에 소속된 문구 담당과 디자이너가 함께 연구하고 상품을 개발할 때는 실제 현장에 방문해서
조사하는 작업을 거치고 제품개발이 완료되면 무인양품 점장이나 해외 스태프를 대상으로 전시회를 갖는다고 한다. 또한 자사 제품연구를 위해
자사문구류외에도 타사제품을 사용을 통해 위의 트레이 개발사례처럼 아이디어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했다.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역시 타사의 제품도, 해외의 좋은 제품들도 많이 사용해보는 것, 개발자 스스로 문구에 대한 애착을 갖고 다양하게 사용해보는 것은 필수라고 본다.
화려한 디자인이 주는 매력도 있지만 역시나 기본에 충실할 것, 이것이야말로 무인양품 문구류를 한 번 사용한 이후 놓을 수 없게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