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팔 독립선언
강세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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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팔 독립선언.

이십팔. 정말 좋은 나이다. <이십팔 독립선언>의 저자가 들으면 다시금 자신의 나이를 부르며 울먹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참 좋은 나이다. 비단 저자의 나이가 이십대라서가 아니라 얼마전 <나이듦의 기술>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살아있는 우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의 책임을 다하고 사랑을 가지고 있는 한 모두다 좋은 나이다. 자신의 나이가 위태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지나고 보니 서른도 아닌 20대의 후반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몇 해가 지났고, 사회에서도 더이상 신입이 아니며 무엇보다 새로 시작하기에는 그야말로 애매하다고 느껴지는 때라서 그렇다. 그래서일까. 서른을 앞두고 유학을 가는 사람,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 서른이 오기 전 출산을 해야한다며 결혼을 택하기도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앞에 열거한 모든 것들은 만만찮은 돈이 든다. 심지어 겨우 신입에서 벗어났을 뿐인 경력마저 단절될 수 있다는 불안감마저 엄습한다. 그렇기에 가장 현명한 방법은 다름아닌 집으로부터의 독립일 것이다. 이 책의 부제가 '이유 있는 독립 권장 에세이'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독립의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을테고, 서두에 밝힌 것처럼 진정한 의미로 성인이 되기위해 과감하게 도전했을 수도 있다. 그보다 현실적이며 가장 큰 이유는 출퇴근시 받는 스트레스를 덜기 위함이다. 시간이 단축되고, 그렇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덜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특히 여성직장인들이라면 별별 이상한 생명체로부터 당할 수 있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독립했기에 조심해야 하는 위험도 있음을 부정할 순 없다. 저자의 말처럼 소리 하나하나에 민감해지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다양한 공포를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때문이 아니라 사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독립은 절대 반대다. 회사와 집의 거리가 왕복 4시간 이상이라면 모를까 왠만하면 독립은 말리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해야겠다면, 저자처럼 혼자 떠나는 여행을 우선 권하고 싶다. 혼자서 여행지를 정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그저 아침에 나갔다가 대충 쇼핑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먹고, 자고, OO하라'라고 불특정 다수에게 소리치고 싶을만큼 만족스러운 여행을 경험했다면 일단 독립도 어느정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니까.


 


혼자산다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며 아무리 아파도, 아무리 힘들어도 청소와 빨래와 같은 가사를 직접 해야하는 것이다. 본문에 나오는 것처럼 야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정전이어도 날 대신 해 촛불을 밝혀줄 이가 없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이렇다면 심리적인 부분은 더하다. 종교를 믿지 않으면서도 아빠가 준 선물이라 찼던 묵주팔찌가 마치 아빠인 것처럼 느껴져 견딜만했다는 저자의 고백만 보더라도 심적으로 단단해지기 전에 우리를 찾아오는 다양한 슬픔을 견디기란 만만치가 않다. 이런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면서도 독립을 권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나와 잘맞는 사람인지를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충분히 알아낼 수 있는 것 무엇보다 내가 행복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 수 있는데 있다. 누군가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만 그것은 그 '누군가'를 좋아할 때나 해당된다. '영화감상'이 목적이라면 저자의 말처럼 차라리 혼자보는 것이 현명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때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 지 제대로 볼 수 있다. 가족에게 기댈 수 있는 것은 위로와 어느 정도까지의 기댐이다. 어른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독립할 수 밖에 없다. 누군가 부제만 보고 요리와 인테리어 등 살림에 관한 저자의 팁이 담겨있지는 않을까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독립했더니 전에는 알 수 없었던 버라이티 하고 낭만적인 독립생활이 펼쳐졌다는 나름의 성공기를 예상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랬더라면 이 책은 어떤 만족도 줄 수 없을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저자는 그저 "서울에 사는 28살 여자 사람'일 뿐이다. 덕분에 자신의 삶과 비교하며 자책하거나 부러워 할 필요도 없다. 그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공감하고 이해되지 않을 때 그럴수도 있구나 고갤 끄덕여 준다면 저자가 참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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