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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 Up -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
율리아 코르빅크 지음, 김태옥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18년 3월
평점 :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정의하기를 꺼리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같은 게 아니라,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자신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약자, 소수자를 위한 인권 운동이라고 바꿔 말한다면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은 지난 몇 년 사이 급격히 성장, 확산하였다.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성장한 것, 정치적으로 어떤 것을 주장해도 너그러워진 사회 분위기가 아마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조금은 깨어났다고 생각한다. 여성, 아이, 노인, 성 소수자, 장애인, 빈자 등등 우리 주변에는 약자로 가득하다.(나 또한 일부는 약자이기도 하다.)
그렇게 페미니즘을 접하고 막연한 호감과 공감은 가지고 있던 와중에, 페미니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갈리아의 딸들> 같은 책은 이미 예전에 읽어보긴 했지만, 소설과 이론서는 달랐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분위기와 맞물려 다양한 페미니즘 도서가 출간되었고, 덕분에 <Stand Up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정통 페미니즘 도서라고 볼 수 있다. 시작 부분에 페미니즘의 기초(정의, 역사, 이론 등)를 훑으며 시작하고, 중후반부를 통해 일상 속, 사회 속 다양한 사건들을 들어 페미니즘을 알아보기 때문에 그렇다. 단순히 이론만을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례들만 나열한 것도 아닌, 그 중간쯤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이 책은 흥미롭다.
한국은 여전히 성차별적인 사회인가라는 물음에 나는 무조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성차별 격차가 가장 적은 나라 중 하나인 뉴질랜드에서 짧게나마 생활해 본 결과,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의 불리한 사회적 위치만을 조정하기 위한 이론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 속 마주하게 되는 (성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수많은 약자들에 대한 혐오 또한 설명이 가능한 이론이다. 어쨌건 최근의 이 페미니즘 논쟁을 통해 한국 사회가 조금은 더 살기 좋고, 건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