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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첨단 과학이 밝혀내는 마음의 실체
가와이 도시오 외 지음, 강수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만화 '지뢰진'에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심장이식에 관한 것이었다. 한 사람이 사고로 심장이식을 받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식을 받은 사람의 기억이나 성격이 심장을 이식한 쪽 사람처럼 변해가는 것으로 묘사가 된다. 물론 이 만화는 의료나 과학 만화도 아니고, 작가가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없다. 하지만 작가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이 에피소드를 무척이나 실감나고 흥미롭게 그려냈다. 이 에피소드 말미에 작가는 독자 혹은 스스로에게 질문 하나를 던진다. 마음이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요, 심장 혹은 뇌?
<'마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는 교토 대학에서 진행한 '제1회 교토마음회의 심포지엄'의 강연 내용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강연은 5명의 저자들이 진행한 강연의 내용을 정리하여 총 5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저자들은 임상심리학/융심리학, 인류학/종교학, 공공정책/과학철학, 인지신경과학/인지발달학, 인류학/영장류학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저자들은 강연을 통해 자신의 전공 분야의 시각으로 '마음'에 대해 설명하고 말하고 있다. 강연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 책의 내용은 강연을 하는 어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독성은 좋은 편이다.
이 책의 장점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마음'이라는 것을 여러 방향의 전문가가 각자의 시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영역으로 살피는 '마음'에 대해 알 수 있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동시에 그것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강연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발표한 자료를, 그것도 5명이 발표하는 내용을 본다는 점에서 이 책은 볼륨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총균쇠>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의 깊이 차이라고나 할까.
어쨌건 뇌(마음)에 대한 것은 현대 과학에서 아직 풀지 못한 많은 부분을 가지고 있다. 나도 과학을 믿는 사람으로서 언젠가는 모든 비밀이 풀어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책들도 분명 큰 의미를 가진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