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초콜릿 공장 (양장) - 로알드 달 베스트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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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고맙게도 아동이 빌려줘서 읽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면 책장을 마구 넘겨버리고 싶은 충동과단전에 공력이 3성 정도 모이는 듯한 기분,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돼 스팀팩을 쓴 것과 마찬가지인 기분이 느껴져 메딕을 찾게된다.(하지만 아카데미를 짓지 않았으니gg)

뒷쪽은 헛소리지만 앞쪽의 책장을 마구 넘기고 싶어져 오히려 그 책을 대충 보게 되는 굉장히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는데,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 인내력을 가져보려고 노력한다. 이 책도 그랬다. 굉장히 모험적이라던가, 스펙터클 하다는 느낌이 없는데도 그랬다는 건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내용은 직접 말하기보다 직접 보라고 하겠다.

이야기는 분명 어른이건 아이건 부담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만한 '동화'라는 단어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내용이긴한데 자세히 뜯어보면 또 그냥 재밌게 보고 넘기기 석연치 않다. 찰리를 뺀 네 아이들을 빗대어, 바람직하지 않은 어린이상을 보여준 것은 약 50년 전의 책답지 않게 현대에도 가슴이 뜨끔하다. 그건 부모님들을 비판한 것 또한 마찬가지인데, 네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잘못된 부모의 전형을 보여준다. 아이를 야단 한 번 치지 않는 부모는 작품 내의 부모들의 공통된 비판이고, 아버지는 아이에게 무관심하게 반응하고, 어머니들은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며 반응하는 것은 부/모 의 잘못된 점에 대한 각각의 비판이다. 

200페이지 정도 되지만 그림도 있고, 특히 워낙 재미가 있어 단숨에 읽게 되었다. 어느 누구 또한 그러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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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4
이솝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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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시리즈.

뭐, 대부분 들어 본 책일 것이다. 이백가지 정도의 짧은 우화들이 엮여져 있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읽으면서 몇 가지가 나를 놀라게 했다.

 

우선, 너무도 많은 동화의 출처가 이솝우화였다는 것이다. 금도끼 은도끼도 이곳이 출처였다는 것을 알곤 정말 놀랐다. 난 지금까지 그게 우리나라 설화인줄 알았다. 태양과 구름이 나그네의 옷 벗기기 시합을 하는 것 부터 시작해서 미루나무가 갈대를 무시했다가 비바람에 자신은 꺽이고, 갈대는 꺽이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정말로 많은 동화의 출처는 이솝우화였다.

 

다음으로는 너무도 편협한 시각때문에 또 한번 놀랐다. 어느 우화의 경우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 상징성이 너무도 뛰어났기 때문에 깜짝 놀라는 반면, 어떤 우화의 경우에는 같은 사람이 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비관적이고, 한심하다. 아랍인은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우화도 있었고, 노예는 평생 노예일 수 밖에 없다는 비관주의도 많았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편협했다. 그러나 앞에 말했듯 어느 이야기의 경우에는 정말로 훌륭해서 이게 한 사람이 쓴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형제와 마찬가지로 각지에 퍼져 있던 설화를 모아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또 어느 이야기의 경우에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교훈도 딱히 없고, 그렇다고 재미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이야기도 한 두개가 아니어서 정말 이상했다.

 

역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 각 이야기의 구성은

순서 제목

내용

교훈

이런 식인데 제목과 교훈이 원문에도 있는 것이라면 할 말 없겠지만, 우화 밑에 교훈을 써놓다니 정말 최악의 센스 아닐까. 제목이 이상하기 그지 없어 정말 맘에 안 들었다. 교훈도 억지로 이끌어 낸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제목과 교훈이 원문에도 있다고 쳐도(아닐 것 같지만) 문장이 이상하다. 정말 한 두개가 아니었다. 한글 공부 제대로나 했는지 모를 정도로 번역투의 문장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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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가지 이야기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최승자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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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데이비드 셀린저. 대표작 호밀밭의 파수꾼.

 도서관 대출 기한인 21일을 꼬박 채우고 다 읽었다. 내가 얼마나 게으른가와 시간이 얼마나 빨리가는가를 좀 느꼈다고나 할까.

자연스레 호밀밭의 파수꾼을 생각하며 봤는데, 조금 지나자마자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다른 작품들이었다.

제목 그대로 아홉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셀린저가 원래 단편을 많이 쓴 작가란다. 에스키모와의 전쟁직전, 웃는 남자,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드 도미에 스미스의 청색시대 가 좋았다. 근데 이렇게 말하기 뭐한게, 나머지 단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근데 또 위에 쓴 작품들은 너무 좋았다. 상당히 극단적이었다. 엄청 좋거나, 그렇지 않거나.

적당한 주제를 적당히 풀어내기보다는, 보고 난 후에 여운이 남는 식으로 쓰인 단편이었다.

 아마 언젠가 한 번 더 읽고 싶다. 물론 읽자마자 다시 읽은 책이 그간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본 책을 또 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나중에 이 글을 다시 보고 나서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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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공주 2007-07-30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리뷰읽다가 동훈이같다,,라고 생각햇는더 너엿구나

김동훈 2007-09-09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빙 꼬고 돌려말하는 게 꼭 저죠 ㅎㅎ
 
일요일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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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책을 좀 보려고 했는데, 그게 항상 그렇듯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아홉가지 이야기는 읽기 시작한지 꽤 됐었고, 이건 어제부터 읽었다. 결국은 오늘도 독서를 조금 했다는 이야기!! 어이.

 항상 그렇듯이 책을 대출하는 것은 굉장한 우연성이 개입하는데, 평소 보려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책들은 결국 대출하지 않고, 갑자기 필이 확 오는 책들을 빌려버린다. 요시다 슈이치에 대해 좋은 말들을 들은 것이 있어서, 홧김에 빌렸다. 

일요일과 관련된 다섯 가지 정도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인데, 각각의 이야기와 주인공은 전혀 다르지만 1도쿄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 2알 수 없는 형과 동생이 각 작품에 잠깐씩 등장한다는 것이 그나마의 공통점이었다. 해석을 보니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이 쓰였다는데 뭔지는 모르겠고, 추측해 보건데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쓰인 게 아닌가 싶다. 각 작품의 주인공들이 현재에서 무슨 일을 겪음으로써 과거의 일을 회상하게 된다는 식인데, 제법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식의-주로 은희경의 소설에서 느끼곤 하는-짧은 문장이 뻥튀기 되어서 머릿 속에서 커지는 문장이 많았고, 내러티브는 셀린저와 비교하면 그냥 저냥 신선하지 않은 내용이긴 했지만 풀어가는 것은 제법 능숙해서 재밌게 봤다. 시선도 나쁘지 않고, 여운도 남는 편이다. 무엇보다 다섯 이야기를 묶는 두 소년의 이야기도 좋았다.  

책 좀 많이 봐야겠다. 말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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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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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 역시 좋았다. 일요일들 보다 더욱.

 

한 맨션에 어쩌다보니 같이 살게 된 다섯 명의 남녀가 돌아가며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서술하는데, 일요일들과 비슷한 구조였다. 신경을 써서 각 인물들에 대해 서술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인물마다 약간씩 문체와 문장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작가는 한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겠지만 노력한 정도의 결과는 나와서 상당히 좋았다.

이야기는 역시 현대 소설이 대개 그렇듯 '별 거 없는'데 뭐 사실 요즘 많은 소설들의 특징이 그 별 거 없는 것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아닌가 싶다. 요시다 슈이치의 경우에는 (내가 보기엔)가볍지 않은 유쾌함과 어느 정도의 냉소가 아닐까 한다. 아무래도 마음에 드는 작가다.

작품에 관해서는 별로 말하지 않겠다. 내 글을 보고 이 책을 본 누군가는 아마 나를 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왜 그러는지 궁금하지? 그럼 봐. 난 보고 나서 한참, 여운과 기타 등등 덕분에 제정신을 못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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