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역시 좋았다. 일요일들 보다 더욱.
한 맨션에 어쩌다보니 같이 살게 된 다섯 명의 남녀가 돌아가며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서술하는데, 일요일들과 비슷한 구조였다. 신경을 써서 각 인물들에 대해 서술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인물마다 약간씩 문체와 문장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작가는 한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겠지만 노력한 정도의 결과는 나와서 상당히 좋았다.
이야기는 역시 현대 소설이 대개 그렇듯 '별 거 없는'데 뭐 사실 요즘 많은 소설들의 특징이 그 별 거 없는 것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아닌가 싶다. 요시다 슈이치의 경우에는 (내가 보기엔)가볍지 않은 유쾌함과 어느 정도의 냉소가 아닐까 한다. 아무래도 마음에 드는 작가다.
작품에 관해서는 별로 말하지 않겠다. 내 글을 보고 이 책을 본 누군가는 아마 나를 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왜 그러는지 궁금하지? 그럼 봐. 난 보고 나서 한참, 여운과 기타 등등 덕분에 제정신을 못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