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하우스 장정일 문학선집 4
장정일 지음 / 김영사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어쨌든 장정일씨는 소설가니까 맨날 독서일기나 삼국지를 읽고 장정일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소설을 읽기로 했다. 하지만 웬지 모르게 읽기 싫어 뒤로 미뤄두고 있다가 겨우 읽는다. 또, 하지만 그 생각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책 소개에서 읽기를 이 작품은 작가의 자전적 작품이라 했다. 처음엔 또 그 말에 깜빡 속아넘어가 첫 부분을 역시,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그러나 골동품 가게 경리 이주민이 주인공 나는에게 전화를 하는 부분부터 어라라,라는 마음이 들다가 이주민이 타자기로 변하는 순간 또 당했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구조는 복잡하면서 재미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얽히고 섥힌다. 단순히 작가와 동일시되는 주인공 나는,에 의해 진행될 줄 알았던 사건은 여러 인물이 복잡하게 개입되면서 진행된다. 작가의 전작들에 나오던 인물이나 이야기도 끌어오는 것을 보면 장정일의 소설은 전작들부터 차분하게 읽었어야 소설의 주제를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되도 않는 이상한 말만 지껄이는 것은 내가 이 소설을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조나 서술따위에서 소설적 재미를 충분히 느꼈지만 이 작가가 하려는 말을 나는 잘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터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중편 워터, 최후의 아들 두 작품이 수록된 작품집. 후자 쪽은 작가의 등단작.

나는 보고 싶은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데, 도서관에도 없을 경우엔 별 수 없이 사곤한다. 그런데 내가 보고 싶은 책들중에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대개 유명작이 많고, 유명작은 또 대부분 그런 이유가 있다. 재밌다는 것이다. 그리고 별 수 없이 사게 되는 책들은 도서관에 없는 이유가 있다. 재미가 없는 것이다. 결국 재밌고, 좋아하는 책들은 도서관에 있고, 내가 산 책들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책들이다. 이것이 악순환이라는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연속으로 그렇게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 왔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요시다 슈이치라는 네임벨류를 믿고는 이번에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고 덜컥 구입했는데, 그간 본 것들중에 제일 안좋았다. 물론 재밌기야 했지만 그동안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들중에서는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다.

뻔뻔한 워터나, 어려운 최후의 아들 둘 모두 읽기 힘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치겠다. 내가 요즘 책 안 본건 잘 알고 있었지만 거의 열흘 가까이 한권도 안 봤을 줄이야. 정말 한심하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론 전혀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으니 뭐.

백 오십 년 만에 처음 본 소설이 아닌 책인데, 과거 문사들의 글과 그들의 삶을 엿봄으로써 현대에 사는 우리도 반성/감동을 하자,정도의 취지의 글들을 묶어 놓은 것인데, 나쁘게 말하면 시대의 조류에 슬쩍 올라 탄 비겁한 책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정민이라는 저자분의 책은 모두 이런 우리 나라 문사들의 고전을 묶어 놓은 것 뿐인데다가, 그런 좋은 글들을 계속적으로 나같이 무지한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 목소리를 내는 작가의 글이 어쩌다 시대에 맞았기 때문에 베스트 셀러가 된 것 뿐이다. 좋은 책이었다.

다만 멋진 글도 분명 많았지만 내가 보기엔 형편없는 글-형편없다기 보다는 그걸 쓴 필자의 인격이 의심이 간 정도였다-인데, 그게 멋지다고 말하는 작가 정민의 말에 설득력이 없다는 것. 또한 기승전결로 구성된 글의 도입부가 죄다 식상하다는 것, 본래 필자의 글을 직역해 놓은 것을 다시금 정민 작가가 재해석을 하는 부분 정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요즘은 한국 방송에도 자막을 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떠 먹여주는 밥에 익숙하다. 그러면 쓰지 않는 손은 자연스레 썩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분명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작가의 고집과, 많은 문사들의 좋은 글에서다. 지금은 사라진 한국 작가 특유의 느낌이 매우 좋다. 굳이 현대에 억지로 끼워 맞춰보자면 김훈의 글 정도 랄까. 담백하면서 마음을 후벼파는 박지원 정약용 선생들의 글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다. 기회가 닿는다면-분명 내 게으름 때문에 안 닿겠지만-꼭 그 분들의 글을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시리즈.

 

고전을 보고 난 후에는 그 책에 대해 뭔가 말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곤 한다.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겠지만 말이다. 바꿔말하면 내가 모자라다는 것이겠고.

딱히 특별하달 것 없는 주네러티브를 이끌어가는 문장의 재기발랄함이나, 삽화식으로 서술되곤 하는 당시의 시대상황,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이 재미있는 소설을 고전의 반열에 올린 것이 아닐까 성급히 추측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찬가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엇그제 쓰여진 것 같은 위대한 개츠비와는 반대로, 분명히 쓰여진지 100년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엇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두 작가의 작품이 이렇게 다른 것에는 같은 영어권이었지만 유럽에 있는 나라인 영국사람이었던 조지 오웰과 미국인이었던 피츠제럴드의 차이가 아닐까한다. 시대 상황상 전쟁이나 이런 저런 이데올로기의 폭풍를 직접 격었던 유럽의 조지 오웰에게서 이런 작품이 나오는 것이나,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가 직접 전쟁따위를 겪지 않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민주주의 공화국이었던 미국의 피츠제럴드가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를 쓴 것에는 분명 배경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동물들의 반란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긋난 공산주의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작가 소개에 작가는 민주주의 공산국을 꿈꾸었다고 나오는데, 그런 만큼 이 왜곡된 공산주의에 대한 염려 또한 작지 않았기 때문에 작가는 이런 소설을 써 그런 일을 경계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소설은 자본주의를 자신의 이데올로기로 삼고 있는 사람이 써서 공산주의의 형편없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쪽이 더 맞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 애정이라는 것은 혐오보다 강하지 않을까 한다. 나쁜 면이든 좋은 면이든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쓰는 쪽이 작가의 편에서는 더욱 나을 것이다.

해석에 보면 공산주의라기보다는 러시아 혁명과 그 이후에 관련해서쓰여졌다는구나.

심심할 거라는 생각이 우습울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우리 세대는(적어도 나는) 공산주의니 자본주의니를 나누는 것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다. 그런 것을 생각할 정도로 정신이 있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떠나서 삶의 배경 자체가 워낙 자본주의에 물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예전 소설들을 읽게 되면 이런 이데올로기에 작가가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쉬이 느낄 수 있다. 이건 분명 시대적 배경 때문일텐데, 작가는 아마 자신이 자라온 배경과 관련하여 소설을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일거다. 소설이란 건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작가 자신의 삶과 관련된 소설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기 때문에 작가 자신이 살아온 당시의 화두에 민감한 것이리라. 결국 이런 맥락에서 요즘의 젊은 소설가들이 쓰는 소설에는 딱히 커다란 이야기가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