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의 숨겨진 진실
이민수 지음 / 예담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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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삶이라는 수업을 듣는데 그 수업은 그림책을 통해 이런 저런 예술 관련된 것을 배우는데, 그것을 배우며 그동안 읽고 싶었던 그림동화의 원형을 느끼고 싶어 이 책을 빌렸다. 작가도 나도 과거에 처음 들었을 때 오해했던 그림동화의 그림이 painting이 아닌 사람 이름이었다는 것을 안 이후, 이우일의 만화, 스펀지 등에서 그림동화의 원래 모습을 짤막짤막하게 소개해 주었던 것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 통칭 그림동화라 불리는 민담모음집의 원래 제목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인데 그림 형제가 독일에서 구술되어 내려오던 민담 등을 직접 듣고 적어서 만든 책이다. 첫 판본에는 200여편이 들어 있었는데 판이 개정됨에 따라 그 내용들과 수록 작품들에 있어 조금씩 변화했다고 한다.

라는 식으로 아주 기본적인 그림동화에 대한 설명만 한 것은 이 책 자체가 그렇게 깊이 있지 않았기 때문인데, 내가 기대하고 빌렸던 정도의 책이 아니었다. 우선 문학이나 글쓰기 전공자가 아니라지만 문체가 너무 형편없다. 너무 감상에 빠져 가장 근본적인 메시지도 전달하지 못하는 문체도 아쉽고, 그림형제의 탄생과 더불어 민담채록까지의 삶을 따라가는 이야기도 아주 재미없다. 그나마 마지막에 붙은 그림동화의 원래 이야기는 좋았지만, 그나마도 몇 편 되지 않아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제목에 비해 많이 부족한 책이었다. 왠지 독후감에 대한 의욕이 없어 작가에겐 죄송하나 이런 식으로만 쓰고 만다. 관련된 책을 몇 권 더 빌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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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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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평하자면 용두사미였다. 1, 2 권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던 긴장감은 왠지 3권이 되면서 서사적 짜임새가 느슨해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아마도 아오마메와 덴고가 만나기 위한 과정을 한 권을 통째로 다 쓴 것, 그리고 우시카와라는 제 3의 서술자(우시카와가 1인칭으로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가 갑자기 등장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둘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 한 권 내내 나타날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하고, 우시카와라는 인물이 충분히 재밌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가 꼭 이 작품에 독립적인 하나의 서술의 중심으로 나타날 필요 또한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두 요소가 복합적으로 엮여서 이 작품은 갑자기 극적 긴장감을 잃으며 느슨해지고 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가독율이 떨어져 지난 1, 2권보다 훨씬 늦게 읽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태엽감는 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그의 장편들 중 가장 길었던 그 작품을 읽는 것은 고역이었는데 그것은 긴만큼 늘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하루키의 소설에서 싫어하는 점인 네러티브가 사라지며 단순한 서술만 나열되는 부분도 늘어났다. 일테면 주인공의 일상을 꼼꼼하고 멋지게 서술하지만 그것은 작품 내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점들 때문에 우리나라 대학생들 사이에서 하루키가 성서역할을 하는 것이겠지만.

4권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고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쨌든 나올 것 같다는 생각으로 기울어지나 이런식의 이야기가 계속 될 바에야는 나오지 않는 게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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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 세계의 고전 사상 7-004 (구) 문지 스펙트럼 4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이상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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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과제 때문에 읽은 책이다. 예상만큼 읽기 힘들지는 않은 편이었지만, 읽기 힘들었다는 점만큼은 예상대로였다. 제목은 시(詩)학이지만 시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예술일반에 대한 내용 약간, 어학에 대한 내용 약간(일반 음운론), 거기에 비극, 서사시, 희극 등의 특징과 비교, 차이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책이다. 특히 비극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찬양하며 그것을 잘 쓰기 위한 방법-구체적으로 어떻게 플롯을 짜야 좋은 비극인가를 논의-과 시인(이란 표현을 쓰지만 문맥상 작가라고 읽을 수 있을 것이다)이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한 논의를 한다. 솔직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참 읽었지만 이 책에 대한 경외심은 가질 수 없었는데 이것이 어떠한 종류의 깊은 깨달음이나 문학적 정수에 대해 말한다고 느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시대적 맥락을 고려했을 때 이 책이 모든 비평의 모태로 이어진다는 교수님들의 말을 들어보니 그냥 시대를 앞서간 것 때문에 그렇게 찬양되는가, 하고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정도였다. 무지의 소산이겠으나 감상문을 쓴다 하여 내가 감동을 받지 않은 책(명서이지만)에 거짓 감상을 적을 수는 없다. 내가 느끼기엔 당시의 여러 철학자, 문학가들을 통해 이뤄온 일반론들을 모아 정리한-곧, 단지 아리스토텔레스 혼자만의 생각과 의견이라고 볼 수 없던-책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인물 하나에게만 존경심을 표현하긴 힘들었다.

원문 자체는 100쪽이 좀 되지 않는 적은 분량이나 거기에 옮긴이의 주가 100페이지 이상 들어감으로 책은 두 배로 분량이 늘어난다. 물론 미주 없이도 책을 읽는 것은 가능하지만 여러 가지 작품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써 놓은 여러 이론, 내용들을 생각해보면 원문 자체만으로 지식이 부족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읽기는 확실히 힘들다. 번역 또한 하나의 창조 작업이라는 말이 와 닿는 순간이었는데, 이 책을 번역하는 사람에 따라 그 해석과 주가 달라질 수 있고 그에 따라 그 책을 읽는 사람이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으니 본격적으로 이 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다양한 옮긴이들의 책을 고루 접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 내가 선택한 책은 영미문학을 전공한 ‘이상섭’의 것이었는데, 내가 읽기엔 무척 번역과 주 모두 좋았다고 생각하지만(다른 것보다 문장이 탄탄했다) 이것 또한 역시 좁고 얕은 지식의 판단이기에 각자 주의하여 책을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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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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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도서관에서 예약했지만 1권을 읽고 도무지 참을 수 없어 서점에 가서 사서 읽는다. 예전에는 왜 하루키의 소설에서는 그렇게 주인공이 여자와 많이 자고 또 그것에 대한 묘사에 그렇게 공을 들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나이를 먹으니 왠지 그런 것들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사회는 성에 대한 담론을 쉬쉬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해보면 하루키 작품의 주인공 같은 30대 독신 남성의 삶에서 성이라는 것은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인물의 성격과 그것의 입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물이 사실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아쉬운 건 하루키는 인물이 몇 명 등장하건 죄다 똑같은 식의 화법을 가지게 만들어 맥을 빠지게 한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각자의 삶을 지나며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였다.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큰 흐름은 굴러가기 시작했고 둘은 그 수레바퀴 어디에선가 조우하게 될 것이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것이다. 둘의 접점과 이야기의 진행이 궁금하다. 3권을 읽고 있지만 빨리 4권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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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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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에 대한 나의 그 길고 오랜 세월 간의 애증은 수많은 독후감상문에 기록되어 있으니 그것은 차지하기로 해두고, 하여튼 내가 이 책이 나오고 일 년여의 시간동안 이 책을 외면했던 것은 바로 그 ‘증’부분이 관여됐기 때문이겠지. 1,2권만 출간되어서 3권을 기다렸다 본 것도 아니고, 하여튼 뭐 이런 저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1년간 이 책을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고, 단지 왠지 연인에게 괜히 투정부리는 느낌으로 책을 외면해왔던 것이다. 그러다 어쩌다 도서관에서 1권 예약을 할 수 있길래(항상 예약인원 10명이 다 차있어서 예약할 수 없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누구 말마따나 갑자기 문자가 띠로롱 와서 빌리러 갔다. 빌리러 간 것도 예약도서 두 번 안 빌리면 대출 정지된다고 하길래 그냥 빌렸다 반납할까 생각하고 갔는데, 아 정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오랜만에 가장 만족스러운 형태의 독서를 했다. 졸리지만 10페이지만 더, 라는 식으로 한 장 한 장 줄여나가는 그 독서. 그래서 700여 페이지의 이 책을 며칠 되지 않아 읽게 되었고, 2권을 대출 예약해놓은 것을 참을 수 없어 그날 당장 인터넷으로 살 시간도 아까워 알바가다 서점에 들러 사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루키의 책을 집중하여 읽은 까닭은 무엇인지 나 스스로도 정말 많이 생각해 보았는데, 잘 모르겠다는 결론밖에 안 나온다. 그래도 감상문을 써야한다는 강박감에 쓸 얘기도 없는데 이렇게 두드리고 있는데(라기보다는 3권까지 읽고 자세히 써야지, 라는 식의 무책임한 생각을 하고 있다. 참고로 나중에 어떻게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그걸 실천한 적은 별로 없다. 있으면 이러고 있겠냐마는) 하여튼 이런 저런 변명거리-예를 들자면 간만에 30세의 독신남 주인공이 나와서 여자와 놀아나고 수영하고 밥 짓는 내용만 주구장창 이어지지 않고 이야기가,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 좋았다, 라던가를 생각했지만 그것은 내 이런 욕망을 백퍼센트 설명하지는 못한다. 아 물론 이 소설도 30세 독신남 주인공이 여자와 놀아나고 밥은 짓는다. 그래도 아직 수영은 안한다.

어쨌든 1권에서는 두 주인공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교차로 서술되며 그 둘 사이의 관계 혹은 형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그것의 추측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일은 너무 즐겁다. 그래, 어쨌든 지금 내가 이 책을 이토록 목 빠져가며 읽는 것은 이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기’때문인 것이다. 이 책은 너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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