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소녀 - 페미니스트 고스트 스토리
베니타 코엘료 지음, 유숙열 옮김 / 이프북스(IFBOOKS)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신 이야기라고 부제가 붙었지만 이 책은 귀신이야기가 아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페미니스트 고스트 스토리'라는 구절이 흥미를 불러일으킨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인도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책을 다 읽고 몇 글자라도 써야 겠다고 생각하고 리뷰창을 연다. 별 넷? 별 다섯? 하다가 다섯 개를 꾹 누른다. 인도의 이야기라는 점이 별 하나를 더했다. 우리에겐 세계의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니까. 


읽어보면 알겠지만 각각의 짧은 귀신이야기들은 한마디로, 남성이 저지르는 여성혐오범죄들이다. 이렇게 말하는 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 어차피 맨앞에 옮긴이가 다 써놓았다. - '결혼 지참금, 가정 폭력, 매매춘, 성적 학대, 자살, 이슬람 종교, 카스트 제도 등 여성을 괴롭히는 모든 문제'(7) 성폭력, 명예살인, 동성애, 남성우월주의+남성중심주의+남성특권, ...... 


때로는 몽환적이고 가끔은 시적이기도 한 글들은 한 편이 끝날 때마다 가슴이 아리다. 중반을 넘어서 피아노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거리 두기 또 실패. 특별히 아름답거나 문학적으로 뛰어나거나 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들이 마음을 끌어당긴다. 귀신은 말 그대로 귀신이기도 하고 사람이기도 하고 형체가 없기도 하다. 문득 내 삶에서 이런 귀신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백인여성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물들어있는 탓인지 중간중간 인도여성을 떠올려야 했다. 오 이런, 내 머릿속 기본값이 백인이라는 사실을 또 깨닫는다. 







 (Venita Coelho)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3-02-11 0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해외문학 읽을 때 기본값 백인인 것 같아요. 공감 ㅠㅠ

난티나무 2023-02-11 17:23   좋아요 1 | URL
재밌는데 슬퍼요, 분노도 욱!
읽다가 헐 했답니다. 기본값 백인… ㅠㅠ 흐융

단발머리 2023-02-1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기본값은 백인…. 표지가 엄청 강렬하네요. 장바구니에 담아둡니다^^

난티나무 2023-02-11 17:27   좋아요 0 | URL
표지 저는 좀 응? 했는데 아무래도 인도인데? 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그러면서 읽을 때는 어느새 인물을 백인으로 상상… 아 정말 ㅠㅠ
영어판 표지는 심플(?)하더라고요.

청아 2023-02-1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담아갈래요! 어릴 때 봤던 <전설의 고향>도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소재가 여성혐오, 성차별, 계급차별... 그땐 그런 것들에 대한 인식이 없어서 마냥 무서웠는데 다시 보면 무섭기 보다 슬플 것 같아요.

난티나무 2023-02-11 17:31   좋아요 1 | URL
오 전설의 고향!!! 무서웠죠.ㅠㅠ 그러고 보니 그 이야기들을 잘 매만져서 글로 쓴 것이 이 책… ㅠㅠ 배경이 인도라는 차이만 있겠네요. 맞아요 미미님 말씀대로 지금 다시 본다면 슬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