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장 성산업의 노예제에 대한 국제적 조망 (조 바인드먼)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들에게는 다른 노동자들이 추구하는 최상의 노동조건을 누릴 자격이 없는 것일까? 이 직업을 선택할 권한을 박탈하고, 다른 분야의 더 나쁜 일을 하라고 강요할 수 있는 걸까? 가령 인도 유리 공장에서는 항상 열기와 연기와 소음에 둘러싸인 채 끔찍한 화상을 입을 위험을 안고서 일해야 한다. 노동자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이곳에서 일을 계속하면 기대수명이 10~15년 줄어든다고 한다. 생계형 농업에 종사하면서 하루 종일 뼈 빠지게 일하는 건 어떤가? 농사일을 끝내면 산더미 같은 집안일을 해야 하고 수확을 한들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생산 라인에서 쥐꼬리만 한 돈을 받고 지루한 노동을 견디느니 차라리 성매매로 나서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또 성매매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집으로 데려온 뒤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일 수도 있다." (394) 


그렇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성매매 여성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성매매 여성들'을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없는, 수많은 경우들이 존재할 텐데, '차라리 성매매로 나서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은 '쉽게 돈버는' 일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오히려 지지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도 있다. 성매매, 성노동, 이름을 어찌 붙이든 아직도 잘 모르겠는 분야다. 노동으로 인정하게 되면 현실 세계는 물론 인터넷 세상에서도 여성 상품화와 혐오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지금도 엉망인데. 





21장 여성의 경제적 평등을 위한 전략을 향하여 (크리스 틸리, 랜디 알벨다) 


"아이러니하게도, 성평등과 관련된 다른 권리 - 재생산 선택권, 동성애자 권리 - 를 옹호하기 위한 행동에는 수십 만 명의 여성과 남성이 모이지만, 여성의 권리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공격이 분명한 복지 '개혁' 문제에는 많은 이들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439) 


복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가난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이 세상은 뿌리부터 잘못된 게 맞는 것 같다. 




22장 공적 투옥과 사적 폭력 (앤절라 Y. 데이비스) 


"또한 17세기 영국에서 가부장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여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입마개branks - '쨍쨍거리는 여자의 재갈scold's bridle' - '수다쟁이 여자의 재갈gossip's bridle'이라고도 불렀다 - 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보면 공과 사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449) 


부르르르. 




 24장 출발 지점에 대한 평가 (실라 로보섬) 


" 부엌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그곳에서 하는 일이 정치경제가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492) 


정치경제 공평하게 나누어 합시다. 가사노동에 관한 책을 좀더 읽어야 겠다. 일상 생활에서 가사노동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떻게 세분화되고 어떻게 다시 통합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식구들에게 인식시키는 데에서 시작될 것이다. 




26장 자본주의와 인간 해방 : 인종, 젠더, 민주주의 (엘런 메익시스 우드) 


"젠더는 가장 저렴하다고 (그릇되게) 여겨지는 방식으로 사회적 재생산을 조직하는 방편으로 기능한다. -(주)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육아가 자본에 비용 부담을 덜 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연구가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 자본의 관점에서 보면, 출산휴가나 어린이집은 이를테면 노인연금이나 실업보험과 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 모두 달갑지 않은 비용을 수반할 뿐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본은 어떤 비용에든 적대적이다. " (527) 


"자본주의는 여성에게 특수한 모든 억압이 사라지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 - 반면 자본주의는 그 정의상 계급 착취가 사라지면 살아남지 못한다." (527) 


국가 지원 육아정책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말. 달갑지 않은 비용. 모두가 소모품. 활용가치가 없으면 버려지는 사회. 




27장 여성의 삶의 군사화 (신시아 인로) 


"여전히 남성 중심인 군대에서 제한된 수의 여성이 병사로 받아들여질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성매매 여성, 강간 피해자, 어머니, 부인, 간호사, 페미니스트 활동가 등으로서 여성들이 겪는 복잡한 군대 경험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여성의 군인 역할에만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다른 많은 여성들의 군사화를 정상적인 것으로 다루는 셈이다. 이런 순진한 가정에 빠져버린다면 나 자신의 호기심 역시 군사화되고 말 것이다. 


무관심은 일종의 정치적 행위다." (548) 


옳은 말씀. 날카로운 시각.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인용구 뒷부분도 다 가져오고 싶었지만 너무 길다. 군대, 군사주의에 관한 글을 더 읽고 싶다. 한국의 경우 저 여성 리스트에 군부대 공연 아이돌도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또 더 있겠지.ㅠㅠ 




31장 페미니스트 입장론을 다시 본다 (낸시 하트삭) 


"안잘두아는 두 현실 속에 살면서 접촉면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경험뿐만 아니라 표면적인 현상에서 심층적인 현실의 의미를 보는 '능력', 즉 "표면 아래에 있는 심층 구조"를 보는 능력을 언급한다. 이어 그녀는 "가장 많이 닦달받는 이들이 가장 강한 능력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여성, 온갖 인종의 동성애자, 유색인, 추방당한 자, 박해받는 자, 주변으로 밀려난 자, 외국인 등이 그들이다." 이런 능력은 두 세계 사이에 낀 사람들이 부지불식간에 획득한 생존 전술이지만 "우리 모두에게도 잠재해 있다." " (657) 





35장 환경정의의 확장 : 아시아계 미국인 페미니스트들의 기여 (줄리 시) 


"그렇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미국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최대 단일 집단은 군대다. 또한 부자들은 빈민들보다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한다. 미국은 세계 인구의 5퍼센트를 차지하면서 세계 자원의 36퍼센트를 사용한다. 미국인 1명이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양은 일본인 3명, 멕시코인 6명, 중국인 12명, 인도인 33명, 방글라데시인 147명, 에티오피아인 422명이 사용하는 양과 같다. 외국인 혐오론에 빠진 이 '환경론자들'은 부자 일반, 특히 미국인의 자연자원 낭비를 줄이는 대신 인구를 줄이기를 원한다 - 이민자들이 환경 악화의 주된 원인이 아닌데도(아니, 유의미한 요인조차 아닌데도) 유색인 이민자들을 줄이려고 한다."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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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3-2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18장 막 다 읽고 좀 짜증이 나서 난티나무님 서재 다시 왔어요. 이 부분 여기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서요. 난티나무 님이 덧붙이신 의견에 동의합니다. 아오 왜이렇게 짜증이 나죠?
전 또 읽으러 갑니다. 슝-

2021-03-28 2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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