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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과학 - 원자 무기에서 달 탐험까지, 미국은 왜 과학기술에 열광했는가?
오드라 J. 울프 지음, 김명진.이종민 옮김 / 궁리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오늘은 당신에게가 아닌 혼자만의 일기 형식입니다. 헤헷)
화학을 좋아한다. 특히 폭발같은 분야가 제일 재미있다.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액션같이 피가 난무하고 강렬한 것이 재미있다.
그래서 전쟁영화를 좋아하나보다. 물론 액션영화와 다르게 전쟁영화는 피가 많이 나와서, 사람이 많이 죽어서 좋은 건 아니다. 전쟁영화 대부분이 실화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픽션이고(실화의 비중 차이라고 난 생각한다.) 무엇보다 사람 사이의 갈등 또는 내면의 갈등이 폭발적으로 극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유독 관심가는 건 '무기'이다. 총의 종류는 내가 말할 순 없어도 전쟁 시 얼마나 다양한 '도구'로 적을 대했는지는 말할 수 있다. 마치 영화에서의 영웅도, 악당도 과학자인 것처럼(주로 마블영화가 그러하죠) 전쟁의 승리자도, 피해자도 과학의 수혜(?)를 받는다. 전쟁에서 과학은 누군가에겐 영웅이며 누군가에겐 악당이다.
이 책은 미국을 중심으로 쓰여 있다. 저자가 화학과 출신인게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책은 냉전시기의 과학기술의 이야기를 미국을 중심으로 풀어보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냉전”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1991년 소련이 붕괴되기까지 미국과 소련 그리고 각각의 연합세력들이 맹렬한 갈등을
빚었던 시기로 정의한다.
나에게 제일 흥미로운 꼭지는 바로 첫 꼭지, 원자시대이다. 몰랐던 사실은 일본에 투하된 두 개의 최초의 원자 폭탄의 이름이 Little boy, Fat man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살벌한 무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처음부터 이 책은 물음을 던진다. 내가 줄곧(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다.) 생각해왔던 그 물음표.
과학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를 개발하는 데
자신들이 한 역할에 대해 다른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누가
과학을 통제해야 하는가? 과학지식은 언제 그 자체로 무기가 되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역사를 잘 모르는 나는 책이 그렇게 쉽게 읽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 위주의 내용이기 때문에 낯설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을 책에 따라 읽어보면 이야기 듣는 느낌이 있다. 읽으면서 머리 속으로 영화를 만들어 본다면, 미국에 대한 흥미가 커질 것!
또 하나 재미있던 것은 '돈'이다. 특히 프로젝트나 연구의 경우에는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돈이 중요하다. 돈이 있어야 연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떨 때는 돈의 방향을 연구가 따라가는 일이 비일비재로 많다. 미국의 냉전과학도 마찬가지다. 계속 소련에 뒤쳐지는 것같이 느끼는 미국의 정치인들(심지어 과학자가 아니라니!)은 무기를 위해 과학에 투자하기로 결정한다. 물론 어떤 목표를 위해 과학에 투자하는가에 대한 의견은 여럿 갈렸지만 보다 효과적인 무기를 위해 과학을 이용한 것은 사실이다. 점차 이런 군사적 목표에 부응하지 않는 과학자는 심지어 차별도 받았다. (오펜하이머)
미국은 더 발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놓은 해결책은 과학전문인력을 대거 양성하는 것이었다. 예산도 투자를 많이 하고, 값비싼 장치를 사용하면서 이를 운영할 과학자가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1950년 중반부터 박사학위자가 그 전에 비해 몇 배씩 늘어나고 심지어 몇 십 년 뒤에는 과학자 중 대다수는 그야말로 연구를 못하는 백수가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목적은 이래도 결과적으로 이 시기에 미국 과학이 많이 발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구자가 많을수록, 또 그 나라에 남는 연구자가 많을수록 그 나라의 힘이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문제들은 과학기술에 의존한다. 그 문제들 중에는 국가 안보 및 번영도 포함된다. 과학기술은 점점 발전한다.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이기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에게는 계속 물음표가 필요하다. 질문을 던지고 답해야 한다. 지금 계속 핵폭탄이나 장거리 미사일로 세계의 신경이 곤두서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이 시기가 몇 십 년이 지난 후에 제2의 냉전 시기로 불리울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