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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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나보다.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린 후  얼음 동동 띄운 물을 벌컥벌컥 마셔버리듯이 그렇게 단숨에 읽어내렸다.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다. 그저 대학생이였을 때, 스무살 정도였을까?

신경숙 작가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이 책이 유명했고, 제목도 독특해서 그녀의 책을 기웃거렸었나보다. 도서관에서 그녀의 책을 검색해 보니 모두 대출 중이였다. 도대체 어떤 작가이길래? 그녀의 글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고 난 후 내가 처음 만난 그녀의 소설은 "깊은 슬픔" 이였다.
엇갈린 사랑을 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지독하게 가슴이 먹먹해 오는 소설이였다.서로의 뒤만을 바라보는, 몹시도 마음을 주는 때가 어긋나 사랑이 아닌 상처만을 주는, 그런 세 사람의 이야기.   
제목 그대로 깊은 슬픔이 느껴져 마음이 아려오고, 감당하기 어려웁게 슬퍼지는 그런 소설이였다.

 

"깊은 슬픔" 이후... 그녀가 쓴 책은 거의 챙겨 보았다. 외딴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등... 그때만 해도 그녀의 글은 너무 자신 안에 박혀 있는 게 아니냐고들 했다.
모르겠다. 그래서 난 더 좋았는지도...
나지막히 말하는 그녀의 소설이 좋았다. 내 귀에 대고 조곤조곤 말하는 듯한 그 느낌이 좋았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 항상 조곤거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다 한동안 그녀의 소설을 잊고 살았다.  엄마를 부탁해는 읽었지만  엄마 이야기라 그런지 예전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였다.
여전히 그녀는 내게 속삭이고 있지만... 

그동안 육아책 본다고 소설을 멀리(?) 해왔던 터라 나는 이 책을 받자마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저 내 손에 이 책을 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다.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랄까?

읽으면 읽을 수록 "깊은 슬픔"이 떠오르는 이 소설. 맘에 들었다. 
그동안 내가 이런 것들에 목말라했구나 새삼스러웠다. 
사랑이야기라서 그랬던 걸까? 죽음이 나오는 이야기라서?
"깊은 슬픔"이 자꾸 떠올랐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 조금 더 밝았다고 할까?
 

스무살을 갓 넘은 윤, 명서, 미루, 단...이들의 사랑  이야기와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라고 하면 적절할까?
"깊은 슬픔"이 상처로 속이 곪아터진 은서를 두고 그냥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면 이 책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과  희망이 엿보인다. 그게 바로 차이점이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무수히 '견뎌내는 것'에 대해 말한다.
그녀 소설 속의 인물들은 뭐 그리 견뎌낼 일이 많은지...
윤은 어머니와 단이의 죽음을, 미루는 언니의 죽음과 그 죽음을 통해 알게된 의문투성이인 사람들의 죽음을, 명서는 미루언니인 미래의 죽음과 미루의 죽음을, 단이는 윤에 대한 짝사랑과 시대의 어두움과 그 속에서의 자신의 방황을...견.뎌.내.야.한.다.

끊임없이 걷고, 쓰고를 반복하며...그들은 그렇게 견뎌간다.
혼자 견디기 힘든 순간에 그들은 함께였고, 서로의 손을 어루만져주며 다시 견뎌낸다. 견디지 못한 이들이 떠나갈 때, 자신들은 무얼 하고 있었나 분노하며 그 상실을 또 견뎌낸다. 

삶의 무게...크리스토프의 이야기를 통해 나온다.
산다는 것 자체가 무거운 삶의 짐을 지고 가야 하는 일이라고.
이미 강을 건너기로 한 이상, 멈출 수도 없고, 되돌아갈 수도 없는 일 그저 묵묵히 물살을 가르고 건너야만 한다고.

 
[우리는 지금 깊고 어두운 강을 건너는 중입니다. 엄청난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강물이 목 위로 차올라 가라앉아버리고 싶을 때마다 생가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짊어진 무게만큼 그만한 무게의 세계를 우리가 발로 딛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불행히도 지상의 인간은 가볍게 이 세상의 중력으로부터 해방되어 비상하듯 살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매순간 우리에게 힘든 결단과 희생을 요구합니다.산다는 것은 無의 허공을 지나는 것이 아니라 무게와 부피와 질감을 지닌 실존하는 것들의 관계망을 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아 있는 것들이 끝없이 변하는 한 우리의 희망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中 291쪽 ]

 

이십대의 마지막에 서 있는 나...

나 역시 견뎌야만 했던 무수한 순간들이 있었다. 잊으려 할수록 또렷해지는 기억을 밀쳐내려고.. 고개를 저어도, 소리를 쳐봐도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다. 고민했고, 방황했고, 아파했으며 너무 아파서 신음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순간들.

견디고 있었다. 그저 말없이 견디고...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잊혀지면 잊혀지는 대로 그렇게 내버려 두었다. 실은 할 수 있는 일이 내겐 없기도 했다.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도 있었다.

나도 명서처럼 그랬다. 누가 말해주었으면....하고 애타게 바랬었다. 
 

괜찮다거나, 잊혀질 거다 아니면 다들 그렇게 견디며 살고 있다 라거나...아득해 지는 순간 아니 시간이 언.젠.가.는 올 거라고 말해주었으면 했다. 

[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약속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온다고 말이야. 이러느니 차라리 인생의 끝에 청춘이 시작된다면 꿈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中 107쪽 ]

 
돌이켜보니 청춘의 시간만큼 아름다웠던 시간은 없을 듯 싶다.
뭐 하나 바르지 않아도 뽀얗던 곱디 곱던 피부며, 며칠 밤을 세도 끄덕없을 체력이며,무엇보다 계산할 줄 몰라 상대에게 순수하게 온마음을  줄 수 있었던 시간들.
아름다웠던만큼 고민과 방황도 컸던 시간들,   
상처가 감당하기 힘겨워 점점 내 안으로 갇혀가던 시간들. 눈이 부시던 봄날과 같던 사랑의 순간이 한순간에 무릎이 꺽이는 실연의 상처로 다가오던 시간들.
순수했기에 마음을 다 주었고, 마음을 다 주었기에 찬란하게 사랑했고, 너무나 찬란했기에 그만큼 상처도 컸으며, 상처가 컸기에 가슴을 도려내는 듯 아파했다. 그만큼 아파했기에 이제는 추억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견뎌냈던 시간들...나는 견뎌내는 동안 내 안에서 나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윤과 명서가 하염없이 걸었듯이, 끊임없이 글을 썼듯이...
나도 나를 살펴보았다. 내 자신이 참 낯설단 생각을 했다. 그렇게 들여다보니...내가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이러는지, 내가 어떻게 내 자신이 되었는지, 내가 지금 이 순간에 왜 아파하는지...
매번 나를 살펴보다보니 내 안의 상처도 아물어 가는 듯 싶다. 
 

아직도 청춘일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청춘을 지나쳐 오고 있나보다.
충분히 아프고 방황하고 고민해야만 견딜 수 있다. 아프다는 건 살아있다는 또다른 말이 아닐까?

작가는 그런 말이 하고 싶었나보다. 언.젠.가.는 그 상처가 아물테니까 너무 두려워 말라고...

이 책을 덮고 노란 책 표지를 더듬어 보았다. 잘 살펴보니 가로로 아주 작고 흰 글씨로 문장들이 적혀 있다. 

 
내가 그쪽으로 갈까?

너를 좋아해 그때의 그 기쁨만큼 그때의 그 슬픔만큼 절망만큼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나를 무작정 걷게 하던 그 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쓰라린 마음들은

우리는 숨을 쉬고 있다

 
...내 마음에도 하얗게 새겨진다. 그녀의 문장들...

  

소설 끝에 나오는 그녀의 당부...

 
함께 있을 때면 매순간 오.늘.을.잊.지.말.자. 고 말하고 싶은 사람을  갖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언제든 내.가.그.쪽.으.로.갈.게.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언제 어느 시간에라도 서로를 향해 달려가던 윤과 명서가 떠오른다.
새벽에 술 취해 어디에 쓰러져 있을지도 모르는 명서를 찾아  헤매는 윤이 눈 앞에 가물거린다.
서로의 상처를 위해 그들은 '달려가는 일'을 할 수 밖에는 없었겠지.
상처받은 이에게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사람. 그래... 그런 사람이 돼야지. 

 
혼란스럽고 아득하기만 하던 청춘의 시간들이여... 

눈이 부셔서 바로 볼 수 없었던 시간들이여...안. 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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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 우리 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 인생
김서령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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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제목이 맘에 들었다. 

 
초,분,시가 모여 하루가 쌓이고 이틀이 쌓이고...그렇게 시간이 쌓이면서 삶도 천천히 태어난단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야 한단다. 

이렇게 내게 읊조리는 듯한 제목이 나는 참 맘에 들었다.

 이 책은 [우리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인생] 이란 문구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나름의 성공을 한 11명의 사람을 저자가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목차를 훑어보니 11명 중 3명 정도만 이름 들어본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이 주로 많은데...예술 쪽에 문외한인 내가 낯설어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하지만 내가 몰랐던 사람이지만, 이 책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지 살펴보는 일은 참 재밌는 과정이였다. 사진이나 그림에 대해서 호기심도 생겼고, 그들이 감탄하는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단 욕구도 생겼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단 점이 독서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책으로 들어가 11명 중 기억에 남는 몇몇을 꼽아보자면...

 
소설가 최인호...참 유명한 작가인데 읽어본 책이 없단 사실이 좀 부끄러웠다.
"경아,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의 그 별들의 고향을 이 작가가 썼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여러 분야의 소설로 종횡무진하는 점,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점이 참 존경스러웠다.
어느 정도 연배가 있는 성공한 사람들이 간혹 보여주는 권위의식 따위가 없어서도 좋았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 해 줄만한 구절 하나...

 [ "용문사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지요? 천 년 넘은 그 나무는 지금도 해마다 조금씩 자란대요. 자라지 않으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없죠.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허물을 벗고 새로워지지 않으면 바제도씨병에 걸려요. 자신을 죽이는 건 결국 본인이겠죠. 너무 일찍 명성을 얻고 존경을 받으면 옷이 무거워져 그만큼 벗기가 힘들어지죠. 작가뿐 아니라 정치가도 그렇고, 그러니 벗기 어려울 만큼 옷이 무거운 건 결코 좋은 게 못 돼요."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소설가 최인호 편 中에서 ] 

이런 어른이라면 참 멋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의 무수한 작품들, 그 작품들의 흐름이 그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단 생각이 든다.해마다 조금씩 자란다는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그또한 쉼없이 자라고 있는 멋진 어른인가보다. 이 구절을 마음에 담으며, 남의 이목이나 평가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소리꾼 장사익... 어느 동영상에서 그가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전까지는 그를 몰랐기 때문에 꽤 신선했는데 목차에서 이름을 보고 반가웠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하고, 감동스러운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 "내 노래가 힘든 사람들에게 씻김굿이 됐으면 싶어유. 쌓인 설움과 분노를 모조리 시원하게 씻어주는 노래, 넘의 아픔을 후련하게 낫워주는 그런 노래를 엮고 싶고 부르고 싶어유. 멋한 사람 곁에서 같이 울어줘야제 발가벗고 춤추면 좋아하겄시유? 힘든 사람과는 같이 울다가도 복된 사람을 만나면 내 노래가 추임새가 됐으면 좋겄시유. 얼쑤! 잘헌다! 더 잘헌다! 같은 추임새 말여유. 같이 울어주고 같이 웃어주고, 엄마가 살아계셨을 때 어데 가서 점을 봤는디 내가 전생에 기생이었더라 하뎌유. - 중략 - 기생을 내가 한자로 일어날 기, 살 생이라고 풀어봤시유. 노래하고 춤춰서 살맛 나게 만들어주는 게 기생의 일이잖유 - "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소리꾼 장사익 편 中에서 ]

 
이 책의 저자는 만나는 사람들을 참 따뜻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
본인도 주변 사람들이 너무 객관적이지 못하단 말을 한다고 고백하는데...나 또한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글들이 좋았다. 저자가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감동받고, 큰 울림을 얻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보기 좋았다. 나 또한 사람과의 만남에서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도 잠시 했다. 

저자의 시선을 말하는 이유는... 저자가 예술가들을 만날 때 그리고 그들의 작품 (음악, 사진, 글씨, 그림 등등)을 대할 때 항상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장사익의 노래에 대해서도 얼마나 많은 감탄을 쏟아내고, 칭찬하는지 나는 그 노래들을 안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익히 듣던 노래들과는 조금 달라서 저자처럼 감동을 얻진 못했으나 암튼 저자의 그런 시선이 좋았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 전문적인 설명 보다는 노래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있고, 무엇때문에 울림이 생기는지 풀어주는 게 더 맘에 들었나보다. 앞으로도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려고 한다. 

시골의사 박경철 ...이 책에서 그나마 내가 알고 있었던 시골의사 박경철.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책과 경제 관련 책, 무릎팍 도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무릎팍 도사에 나온 그를 보고 정말 멋있단 생각, 지식인답단 생각, 존재해 줘서 고맙단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는 그의 진지함을 장점으로 꼽으며 블로그 행사에 대해 언급한다.
그 행사란, 그가 블로그에 어느날 제안을 한다고 한다. 점심값을 절약해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자고, 그러면 네티즌들도 맞장구를 치며 기부하고, 그 돈에 자신의 돈을 보태 기부하는 이벤트를 한다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이 우리 사회에 있어줘서 참 감사하다. 


한국화가 박대성 

 [ "난 운명이란 말을 믿지 않아. 믿는 건 기도의 힘이지. 뭐든 저절로 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거야. 지금 내게 온 것은 그게 뭐든 애타게 찾고 구하니까 온 것이지. 그렇게 찾아 헤매는데 하늘이라고 안 주시고 배기겠어?"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한국화가 박대성 편 中에서 ] 

난 이 책에서 이 구절이 제일로 맘에 든다.  
 

어린 시절 한 쪽 팔을 잃었지만 오히려 그 잃은 한 쪽 팔이 자신의 인생의 스승이라고 말하는 그...
그의 살림집의 이름은 '불편당'이라고 한다.
몸을 엄혹하게 단련하지 않으면 정신이 안일에 젖게 되므로 스스로 자신을 끊임없이 유배하고 학대해 불편을 추구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이름이라고 한다.
아....나의 게으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였다. 

  
사진작가 최민식, 건축가 김석철  

 [ " 없는 살림에도 아버지가 어디선가 물감을 사오셨어요. 화가가 되려거든 밀레같이 가치 있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시면서. 밀레의 만종을 어디선가 구해오시기도 했어요. 이 사람처럼 농사짓는 가난한 사람들을 그림으로 그려라, 고 하셨죠. -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리얼리즘 사진가 최민식 편 中에서 ]  

화가를 꿈꾸는 사진가 최민식..그의 아버지가 물감을 사왔다는 이 구절에서 나는 역시 부모의 영향력을 절감했다.  화가를 꿈꾸는 자식에게 밀레같이 가치있는 그림을 그리라고 말할 줄 아는 부모 아래서 자란 자식이기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건축가 김석철의 어머니에서도 이런 위대한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석철의 어머니는 아들의 벼슬이 높아지는 것에는 지나칠 만큼 무심하지만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사는가, 무슨 책을 읽고 있나를 중시한다고 한다.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사는지...자식의 생의 방향을 이끌어 줘야 할 부모로써의 태도를 여기서 배운다.

 

광주요대표 조태권  

["우리 문화도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게 있어야 해요. 그게 없으면 우리의 정체성도 확립될 수가 없고 일반 대중의 생활 수준도 성숙할 수 없습니다.

 -중략-

문화는 결국 리더들이 만드는 겁니다. 진정 뜻이 있고 의지가 있고 영향력이 있는 일당십만의 리더가 이 일에 뛰어들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리 화요를 마시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술이 있구나, 어떤 나라 술보다 좋구나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반 대중이 따라가게 돼 있어요. 리더들이 할 일이 바로 그겁니다. 위에서 가치를 만들어 줘야 일반 대중들이 따라갈 수 있는 겁니다."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광주요대표 조태권 편 中에서 ]

 
너무 자본주의적인 생각이 아닌가 거부감도 좀 들었지만...위 구절들을 통해 그의 생각도 이해가 되었다. 문화를 생각했을 때 저런 생각들도 필요하단 생각...하지만 좀 불편한 감도 없지 않았다.
서민으로 자라, 평생 서민의 길을 살아가는 나와는 전혀 다른 그의 모습이 낯설었기 때문에...
하지만 어느 시대나 계층은 있단 생각이 든다. 내 맘에서 그걸 인정하기 싫어 그의 말들이 조금 불편하게 와닿는지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기에 꼽자면 한도 끝도 없기에 여기까지만 말하려고 한다.
저자를 통해 본 11명의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성공을 위해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줄 알았다.

-책을 통해 세상을 보고 배웠다.

-타인 또는 사회, 문화, 예술을 사랑한다.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적인 사람들이다.

-위대한 부모가 있었다.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들이 닮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분야는 다르지만 위에서 말한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간절히 꿈꾸고, 낮은 이들이나 소외된 사회모습이나 문화가 나아지길 바란다. 그들의 간절함이 닿아서 이 사회가 발전되길 꿈꿔본다. 그들이 그저 성공만 한 사람이라면  저자가 이 책에 담지 않았으리란 생각이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그들의 간절함에 감동하여 이 책에 담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저자처럼 사람에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음 좋겠다. 

나 또한 사람과 자연, 예술에 감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11명의 명장들처럼 뜨거운 인생을 살아보자 다짐한다. 
 


" 진부한 삶을 거듭하는 것은 자기를 배반하는 일이다.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나인 것이다"    - 건축가 김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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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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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소아정신과 최고 명의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
노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1년 01월 1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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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
최희수 지음 / 자유시대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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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 번째로 이 책을 읽었다.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을 읽는 내내 '푸름이 아빠'가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읽었더니 역시나.... 처음 읽은 듯 내용이 새록새록하다.  

 

영재교육, 조기교육이란 말만 하면 사람들은... 

너무 극성이라는 둥, 애를 잡겠다는 둥, 대충 키우라는 둥...부정적으로 생각하기가 일쑤다.  

하지만 푸름이나 칼 비테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그런 영재, 조기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요즘은 홈스쿨이라고 많은 엄마들이 시도 중이라고 하는데,  

푸름이 아빠나 칼 비테가 홈스쿨의 선두주자라고 보면 될 듯 싶다.  

집에서 부모의 충분한 관심과 정성으로 책과 자연을 통한 교육.

아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   

그리고 아이의 잠재력이 사라지기 전에 4세 이전에 교육을 해야 한다는 조기교육의 필요성. 

이것이 핵심이다.  

나는 '독서교육' 과 '아이의 감정 존중' 이라는 부분에 공감했기에 이 책을 두번이나 읽었다.  

사실 두번째 펼쳤을 때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다시 볼까, 말까 망설여지기도 했다.  

앞으로 읽어야 할 육아서도 많은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더불어... 

하지만 이 책을 다시 한번 반복한 나는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한가지를 깨달았다.  

바로 [육아원칙]을 세우는 일.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돌이켜보니 내게는 확실한...확고한 원칙은 없었다.  

대충 나도 저런 식으로 키워야겠단 생각,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정도 뿐이였다.  

하지만 원칙이 세워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방향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 같고,  

특히 책과 현실에서 차이를 느낄 때 쉽게 무너질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바르고 아이에게 적합한 기준을 정해서 그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아이를 키워야겠다.  

그리고 그런 기준이 있어야만 이런 육아서를 읽는 일도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동안 육아서를 열심히 읽긴 했지만 늘 그냥 스치는 느낌 뿐이였다.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의 자발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부모들에게 자발성과 융통성을 발휘하라는 말을 읽었을 때... 

처음에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문장을 몇 번 곱씹어 읽다보니... 

내가 얼마나 무심하게 책을 읽어왔는지 느껴졌다.  

앞으로 많은 육아서를 읽으며 내 안의 [자발성]에 시동을 걸어야겠다.  

그리고 눈치보지 않고, 자신있게! 아이를 키워야지.  

내가 꿈꾸듯... 그렇게... 

수많은 학원을 전전하며 아이의 순수한 얼굴을 잃어가지 않게. 

주입식 교육으로 깊게 사고하지 못하는 나와는 다르게.  그렇게 정말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아득했던 내 마음의 물음에 자신감 한웅큼을 심어준 책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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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이야기 1- 얀과 카와카마스
마치다준 지음, 김은진 외 옮김 / 동문선 / 2004년 5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10년 04월 17일에 저장
구판절판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마뉘엘 수녀 지음, 박종구 옮김 / 샘터사 / 2005년 9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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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B. 파스칼 지음, 이환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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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개월의 새 외- 한국소설의 얼굴 9
황석영 외 지음 / 푸른사상 / 2007년 1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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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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