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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자루는 알고있다.
2011년 홍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소식을 듣기 전까지 몰랐다.
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경비노동자들이 모두 노동자라는 사실을.
언제 어디나 있는 청소하시는 아줌마, 아저씨들. 경비아저씨.
대학에 가니 청소도 안하네, 라며 좋아했는데, 누군가가 청소를 하고, 그 분들이 노동자였다.
아니, 청소가 중요한지를 안 것도 몇 년 안된 것 같다. 누군가가 치워야지 깨끗해진다는 걸 안 게 언젤까.
누군가가 있다는 것.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우리가 이렇게 일하는 건, 빗자루만 알지." 하는 것처럼 나는 빗자루만도 못한 사람이다.
2007년부터 연세대 청소노동자와 함께한 '살맛' 비정규 노동문제를 고민하는 학생모임이란다. 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겠지. 이 살맛과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미리보기로 본 몇 페이지만으로도 온갖 절절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꺼내기 힘들었을 부모님이야기를 함께 꺼낸 학생들의 자기 돌아보기도 좋다.
글을 읽는 데 자꾸 뒤통수가 땡긴다. 이번 달 관리비 내역서에 적힌 경비아저씨들의 월급.
아마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더 마음이 불편하겠지, 하지만 빗자루만한 사람이라도 되려면 알아야한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옛날 뿌리깊은나무라는 잡지에서 내던 민중자서전 시리즈가 예전 회사자료실에 있었다. 정말 민중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소위 지식인이 할 일은 자기 이야기를 글로 엮기엔 넘 바쁜 분들의 이런 삶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일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알마라는 출판사에서 내는 민중자서전1권이다.
앞으로 계속 민중자서전을 내겠다는 소리겠지. 그 뿌리깊은나무의 민중자서전에서 왔는지는 몰라도…정말 좋은 기획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기 위해선 그 대상을 얼마나 잘 알고, 아니 대상이라는 것까지 잃을 정도의 친밀함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기위해 듣는 귀가 있어야 할테다.
그런 사진작가가 글을 썼다니 더 궁금해진다.
백내장
아니, 존 버거다.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통해 만난 존 버거. '백내장 제거 수술 이후의 몇몇 단상들'이라니. 정말 다른 방식으로 보고 쓴 책이다.
본인한테는 치명적이지만, 좀 흔한 병. 이 백내장 수술을 하고 '이 작은 통증을 뚫고 지나가는 길은 새로운 시각의 세계를 향한 나의 여정과 분리할 수 없는 것이었다. 새로운 시각을 얻는 문턱에 이르는 순간 나는 고통에서 벗어났다'라고 쓸 수 있다니….
다른 어떤 책보다 빨리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