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호의 앨범을 듣고 있어요.
곡명은 Waltz On Sunday 구요, 뉴에이지 음악이예요.
오늘같이 비가 내려 만물이 젖은채 우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바람이 나무를 삼켜낼 듯 신음을 지르는 것 같은 날에 들으면 참 좋아요.
그냥 울고 싶을때요. 응, 우울할때요.
한때는 올드보이의 OST 미도테마 - Last Waltz - 를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실은, 한참됐지만요) 신지호의 앨범만 찾아 들어요.
이렇게,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중이예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을 둘러보며 책을 고르는 중이거든요.
그러다 문득 그리워져서요. 하염없이 손목이 뻐근하도록
펜에 힘을 주며 쓰느라 손바닥에 땀이 흥건해, 탈탈 털어내면서요.
전집들이 불러 온 그리움들도 아닌데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편지지의 두 번째 장을 넘기며 적어 내릴 말들을 곱씹어요.
노트 가장자리에 적어 둔 전집 목록도 여기, 이렇게 옮기면서요.

브론테님의 페이퍼를 읽고
한 번 더 내용을 훑어보게 만들었던 책이예요.
옮겨놓은 글을 보고 한 번, 그리고
죽음을 목도했던 주인공인 '나'가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 라는
부분에서 두 번, 반해버렸거든요.
낭만적이면서도 슬프지만 남은 인생의 목표가
정해진 이상, 소설은 사랑 또 사랑을 이야기
해 줄거라 믿어요. 환희와 절망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 엉글어진 그런 이야기들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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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 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 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백 살이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다. 어쩌면 이제 겨우 아흔 살일 수도 있다. 정확히는 모르겠다. (p. 9) 브론테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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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늘, 잔인한 갈증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니까요.
스무살 적에 ,
나보코프의 롤리타 를 읽었어요.
세계문학을 최초로 읽은 감격적인 순간이기도 했지요.
독서 편식이 심했던터라 내키지않으면
읽던책도 과감히 던져버리며 로맨스 소설에 열을
올리고 있던 때였으니까요.
단순히, 충격적인 주제에 끌려 산만하게 읽었을거예요.
그래서 책을 덮고는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를 보며 책에서 놓쳤던 부분을 채워 넣었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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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주인공 게르만과 롤리타의 주인공 험버트는 닮았다. 하지만 둘의 닮음은 한 화가가 삶의 다른 시기에 그린 용 두 마리가 닮은 경우와 같다. 둘 다 제정신이 아닌 악당이다. 그렇지만 험버트에게는 일 년에 한 번 땅거미가 질 무렵 거닐도록 허락된 낙원으로 가는 푸른 오솔길이 있다. 반면 게르만은 보석금을 얼마를 내든 결코 잠시라도 지옥에서 풀려날 수 없을 것이다. (영문판 작가 서문 중) 알라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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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라잖아요 ,그리고 나보코프가 썼구요. 이거면 충분해요.
동안, 이방인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왔던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예요.
책장에 카뮈와 로맹 가리의 작품들이 제일 많이
꽂혀있기도 하구요. 물론 세 네권 정도지만요.
이방인도 있는데, 왜 이 목록에 넣어냐면요,
새로운 우리말의 제목을 띄고 있다고 하니까요.
불어불문학과 교수의 새로운 번역이라고도 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쓰메 소세키의 한눈팔기를 읽던 때처럼
이방인을 아직도 읽지 못한 부끄러움 때문이예요.
안 읽었다고, 경찰 출동 및 쇠고랑 안 차겠지만서도,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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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 마리가 찾아와서 자기와 결혼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나는 내겐 이나저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그녀가 원하면 우린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리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난 전에도 이미 한 번 말했듯이,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아마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마리는 “그러면 왜 나와 결혼하는데?”라고 했다. 난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그녀가 원하면 우리는 결혼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하기야 결혼을 원하는 건 그녀였고, 난 그저 좋다고 말하는 것뿐이었다. p.49-50 알라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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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말이예요. 카뮈를 두고 다자이 오사무를 떠올리는 건 저 뿐일거예요.

다른건 없었어요,
읽었던 내용들이 까마득하고
김영하 작가님이 번역을 맡았다고 하니까요.
피츠제럴드보다 김영하 작가님이 더 좋은건
사실이지만요, 내용이 정말 까마득해요.
어쩌면 읽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또 부끄럽다고
얘기하기 싫어서가 아니구요, 정말 까마득한걸요.
전집 번호 7을 달고 있으니 분명 읽어야 하는
필수도서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아아, 정말 안 읽은거 아니예요. 그리고요 ,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님께 저도 편지써볼까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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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츠비와 당신의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당신이 이루어낸 도약이 얼마나 위대한지는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이디스 워턴(피츠제럴드에게 보낸 편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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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가 되겠지만요
트위터와 아카이브에 돌아오시기를 기다린다구요
작가님의 문학론을 믿기에, 늘 건필하시길 응원하고 있다구요
좋아해요 , 그럼요.
다자이 오사무잖아요. 좀더 솔직해지자면,
그의 작품은 황홀, 흥분 그 자체예요.
그의 작품인 여자의 결투 를 아주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때의 그 감흥이 정말 굉장했던걸요.
놀라웠어요. 그의 손길이 닿은것도 아닌데
인쇄되어진 글자 하나하나에 손끝을 데면,
타들어갈 듯 했었어요. 농담아니예요.
유작인 굿바이 를 읽으면서도,
'천재가 따로 없군!'하며 책상도 탁, 쳤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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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것은 외로운 것이다. 사랑하고 있어도 조심하며 남처럼 행동해야 한다. 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까? 그 답은 간단하다. 보기 좋게 배신당해서 큰 창피를 당한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는 발견은 청년에서 어른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어른이란 배반당한 청년의 모습이다. 본문 43쪽(「쓰가루」 중에서)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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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는요 ,
만약 당신이 살아있었다면 단숨에 당신에게로 달려가
마주보며 이런 얘기를 했을거예요. 사랑해주세요, 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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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면, 겨울이 올거예요.
이 겨울도 우리 무사하기로 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