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도수치료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떡 드세요" 들으며 출근길 자동차 시동을 거는 청취자입니다. “떡 드세요와 음악 한 곡 정도 듣는 시간은 자동차 쓰나미가 밀려오기 전이라 직장까지 5분 정도면 도착을 해요. 어쩌다보니 거의 매일 방송을 청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몇 주 전부터 방송을 들으면서 생각했어요. 나도 사연을 보내면 될까? 에이, 저런 건 특별하거나 행운이 많은 사람이나 채택되겠지 하구요. 오늘, 드디어 결심을 했습니다. 제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이 생겼거든요. 사연을 쓰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망설여져 손끝이 주춤거리지만 그분에 대한 고마움이 제게 용기를 주네요.

 

저는 올해로 오십 세가 되었습니다. 반백에 남들 한다는 거 다 해 보려나 제게도 오더군요. 한 달 넘게 대한독립만세를 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이요. 충돌 어쩌구 하며 무슨 전문용어로 설명해주시던 의사선생님의 친절함에도 불구하고 병명은 도통 못 알아듣겠더라구요. 제 왼팔이 저 하늘의 별을 당당하게 가리킬 그날을 위해, 퇴근 후 정형외과와 물리치료실로 일주일에 서너 번씩 출근하고 있습니다.

 

어깨 주사, 팔 꺾기, 충격파, 전기 치료, 약 등 고통의 나날을 안고 지낸지 3주쯤 지났을 때, “도수치료라는 것을 받게 되었어요. 전문 물리치료사 선생님께서 손으로 통증 부위를 마사지하고 운동시켜주시는 거라더군요. 오늘까지 다섯 번을 받았는데요, 제게는 그 어떤 첨단 기계로 하는 치료보다 훨씬 효과가 있더라구요. 치료가 끝나고 집으로 걸어오면서 저를 맡아주시는 OOO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시도 지었어요. 제목은 <도수치료>예요.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이 환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글에 담아보았어요. ^^;;

 

도수치료

 

 

맨손으로

몸을 치료받는다는 것은

매번 뭉클하고

벅차오르는 일이다

 

금속성의 날카로움이나

화학물질의 건조한 치유에는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가

내 안으로 조금씩 흘러든다

 

아픔에 반응하는 몸이

정직하게 움츠러들면

정성스레 조절되는

세심한 강약의 다독임

 

36.5도를 품은 경계가

나의 경계와 맞닿을 뿐인데

따뜻한 물에 뿌려지는 소금인양

나의 고통은 서서히 녹아든다

 

손과 몸 사이

그 미세한 간극을 통해

설명될 수 없는 무언가가

건네어지는 걸까

 

앞으로 몇 달은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겠지만, 조금씩 당당해지는 왼팔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더라구요. OOO 선생님! 부족한 저의 시가 선생님 손끝의 고단함을 0.1그램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부록으로 배달되는 떡을 직장동료 분들과 기분 좋게 나누어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팔 운동 숙제도 부지런히 해 갈게요.

 

 

*2018.11.21. 인터넷 게시판에 사연 올림, 내일 소개된다고 함, 신기하고 재미있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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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27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방송인지 알 것 같아요 ^^
그나저나 치료 열심히 받으셔서 불편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수치료 효과가 좋은 것 같더라고요.

나비종 2018-11-27 09:37   좋아요 0 | URL
가끔 들으시는군요. 출근 시간과 맞아들어가서 5분 내외로 듣고 있습니다.
옷을 입고 벗는 데 큰 불편함은 없어졌어요. 초기에만 해도 항상 왼팔 먼저 끼고 오른팔이 거들었거든요.^^;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퇴근 후 시간을 병원에서 많이 보내고 있지만, 몸이 말을 하는 거라 생각하고 성실하게 치료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