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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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지루한 처음의 전개... 그러나 번역이 잘 되어서 그런지,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마리암의 음성이, 명랑한 성격이었다가 너무나 큰 상처를 받은 약간은 불안한 라일라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세상이 있는 줄 몰랐다. 여자들의 인권이 합법적으로 묵살당하고 죽임 당하는 그런 세상이.... 남편의 매에 상처 받는 그런 세상이.... 여자라서 병원도 제대로 못가는 그런 세상이....

지독한 두여인의 불행한 인생사가 답답하고 읽는 동안 너무나 우울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한 줄기를 볼 수 있었다.

문득 아프가니스탄이 궁금해졌다. 정말 이슬람이란 종교가 여자를 그렇게 무시하는 종교인지도 궁금해졌다.

작가는 미국에 오래 살았지만, 그렇게 생생하게 자신의 고향을 되살려냈다. 또한 거기에 살고 있을 만한 여인들의 마음을 정말 실제인 듯 너무나 잘 그려냈다. 그는 진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마지막이 제일 인상 깊었다. '여자 아이 이름은 벌써 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아! 정말 너무나 감격해서 이 책을 다음에 또 한 번 읽으리라 결심했다. 정말 21세기 최고의 문학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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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1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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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2 1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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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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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사람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 책을 내밀겠다.

어느 미래인가? 아마도 핵전쟁이 있은 후 약 10여년이 지났을 때로 보인다. 찬란한 태양도 죽고, 화려하던 도시도 죽고, 초록빛을 내뿜던 자연도 죽은 그곳은 너무나 암울하다. 차라리 목표라도 있으면 좋을 것을.... 아버지와 아들에게는 그냥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만 갈 뿐이다. 한치 앞에 무엇이 있을지 짐작할 수도 없는 길이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따먹을 과일도, 잡아먹을 동물도 없는 길 위에서 이들의 유일한 양식은 과거 인류가 남겨 놓은 식문명의 잔재인 통조림 등이다. 그거라도 발견하면 다행이고 없으면 그냥 굶어야 한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인간을 사육하고 잡아먹는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은 자신들이 '좋은 사람들'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은 그런 존재인 것 같다. 희망을 보지 못하고 포기하면 한 없이 악해질 수 있지만, 자기 안의 실낱 같은 선을 보고 희망을 찾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이다.

사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고,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에도 감사한 마음보다는 나를 조금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 짜증냈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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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걸즈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6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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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소녀의 실크로드 걷기.

뜨거운 태양 아래, 내 몸에서 나는 땀냄새가 진저리나도록 싫은데, 먼지마저도 입 안을 긁고, 발은 부르트고... 이렇게만 보니 정말 실크로드 걷는 일은 무섭다.

그러나, 그 길에 어떤 로망을 갖는 것은, 그 길을 걸으며 한 달 월급, 나를 애매하게 시켜먹는 직장상사, 이기적인 직장 동료, 마이너스만을 기록하는, 앞으로도 쭉 그럴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드는 팀 성과에 대한 집념으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들의 주인공처럼.....

책의 불량 주인공들이 걷는 길 위에서 그들은 자신을 미혼모의 자식이라고, 약해 보인다고 깔보고 선입견을 갖는 세상의 눈이 아닌, 바로 자신의 눈으로 자기자신을 바라 볼 수 있게 된다.

나도 걷고 싶다. 나를 지배하는 내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이라도 하니, 좋더라.

지친 행로 뒤에 얻는 휴식, 환대, 그리고 물질적으로 부족하나 자신들 삶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위구르 사람들... 마치 내가 그런 경험을 한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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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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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직장 생활은 구리구리하다. 지리하도록 기나긴 섭외를 결국은 해내도, 인터뷰이가 난데없이 파토를 놓거나, 직장상사가 빼앗가 가는 눈물 찔끔 나는 억울한 사건, 집에 며칠은 못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한 생활. 그런 구리구리함 말이다. 그런데도 발랄하다. 주인공이 세상을 보고 주변 인물들을 보는 방식, 얘기하는 방식이 발랄해서 웃음이 난다. 기름 방귀를 자아낸 제니칼 사건, 스키니 바지를 못 입는 비참한 마음, 직장이라는 데서 벌어지는 질시와 억압 마저도 재미있다.

이 소설의 구성은 놀라울 정도로 짜임새 있다. 질질 끄는 부분도 없고, 필요없는 말도 없고, 딱 그 자리에 있을 법한, 딱 그 자리에 있어야만 할 그 자리에 문장들이 펼쳐져 있다.

다른 가벼운 칙릿과 확연히 구분되도록 해주는 건 그런 완벽한 짜임새와 너무나 리얼리스틱한 직장 생활묘사라고 생각된다. '사랑' 부분만은 너무나 환상적이지만!(실제루 그런 완벽 로맨틱 남성과의 썸씽은 없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잖나? 여자가 바라는 바로 그런 남자!)

이 모든 중언 부언을 세줄로 요약하겠다!

"여러분! 인생이 괴롭다고 생각되시나요? 우울하신가요? 상사가 괴롭힌다구요? 네? 동료도 만만찮다고요! 거기다 후배, 거래처까짓!!!!!! 그럼 이 책을 읽으세요. 읽는 동안 잠시나마 유쾌상쾌통쾌하실 겁니다~ㅇ '재밌단' 말이죠. 꼭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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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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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에서 읽으며 몇 번을 소리나게 웃게 만든 책이다.

동료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일화도 있었다. horeesickness라든지 백설공주 성형설이라든지....

그리고 절망에 심장을 쥐어뜯겨 본 자만이 희망을 논할 수 있다는 그런 절망한 사람한테 희망을 주는 말도 있었다.

글보다 여백이 많은 이 책은 여백의 힘을 느끼게 해 준다. 그 여백마저 세상을 살아가는 소통법을 알려 주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할 여유를 가지며 살아야 한다는.....

정태련씨의 그림, 정말 좋다. 이쁘다. 자연이 그림으로 환생하여 그렇게 이뻐질 수 있다니. 물론 원래의 자연도 아름답지만 정태연씨 그림 속 자연도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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