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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100쇄 기념판) ㅣ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안녕하세요?
아직 꽃샘추위가 물러가지 않고 심술을 부리긴 하지만 어디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있나요.........바라보기만 해도 투명하게 눈부신 봄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봄이네요. 제가 누군지 잘 모르실텐데 덥석 이렇게 얘기를 건네자니 저도 좀 쑥스러워요.
제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 피곳 부인은 굉장히 유명한 분이시랍니다. 모르고 계셨죠?^^
저희들은 대체로 혹은 막연히, 생각했더랬죠 - 피곳부인이 계신 그 나라는 남녀평등이 제대로 자리잡고있고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여성이 인정받고 대우받는 그런 사회를 이루고 있을거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알게된 피곳부인의 이야기는 정말 새삼스러웠어요. 너무너무 중요한 회사를 다니고 있는 피곳씨와 너무너무 중요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사이먼과 패트릭이 피곳부인에게 하는 말들이란! - 밥 줘! 밥 줘! 밥 줘!
사실, 피곳부인도 너무너무 중요한 직장에 다니고 계시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피곳부인은 쇠로 만든 안드로이드인양 하기싫은 일도, 도움받고 싶은 일도 모두 내색하지 못하셨던거죠. 늘 그렇게 움직이도록 입력되어 있는 것처럼.....
여기의 상황도 다르지 않답니다. 오히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을거예요. 물론 예전에 비해 자꾸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은 대단하구요. 아무리 학교에서 남녀평등을 가르쳐도 사회에 나가기만 하면, 결혼을 하기만 하면, 여성은 언제나 일, 육아, 가정의 삼박자에 딱 맞게 끊임없이 움직여야하는 콘베이어벨트 위에 올라가 있게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피곳부인의 결단은 정말 통쾌했어요. 사실 어떤누군가는 그런 상황을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한치의 고민없이 살아갈 수도 있죠. 또 어떤누군가는 마음속의 화를 억누르면서 참다가 마음의 병이 걸릴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우리의 딸들이 단지 '여성이기때문에' 가정에서 , 사회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자기 몫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 아닐까요?
피곳부인의 단호한 결단이 피곳씨와 사이먼, 패트릭의 생각을 그리고 그들의 인생을 새롭게 바꾸어 놓았듯이 피곳부인의 이야기가 더욱 많이 알려져서 많은 엄마들과 아빠들, 그리고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지금보다 더 인간답게,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변화가 이곳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란답니다.
변덕스러운 봄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