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뒤지다 아는 분의 추천으로 이 책을 받아 보았다. 오랫만에 보는 누런 종이에 국한문 혼용의 책으로 먼지가 많이 쌓인, 오자가 많아 조금은 보기 힘든 70년대 책이였다. 

 지은이 두분중에 한분은 친일파에 대한 저술과 한단고기로 유명한 임승국 선생님이셨는데 내가 80년대 중반에야 알기 시작한 이론들이 70년대에 벌써 논리정연하게 많은 출전을 대면서 시원스럽게 정리되어 있는게 놀라웠다.

 특히 활공부를 하는 나에게  숙신(=조선)의 활과 화살, 화살촉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보는게 제법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  출전을 받아적어 놓았다. 본문 중에 고려도경과 고려사에 나온 낭가(=재가화상)에 대한 부분은 궁금함을 자아냈다. 오늘날의 기독교회가 겉만 기독교지 속은 무당의 기운이 넘쳐 난다고 하는데 지난날, 절에 우리 식의 불교가  융성하게 꽃피웠으리라 생각하니 자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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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를 다시금 제대로 공부할려고 고대부터 훑어보던 중 우연히 민음사판의 조금 낡은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인가 하는 책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이참에 전부터 부분적으로 대충 보았던 산해경도 보고 신화에 대해서  공부할려고 손에 잡히는대로 신화에 대해 대여섯권을 사나흘동안 집중적으로 읽었다........

오행설에 의해 짜맞춘 오제와 그 밑에 신들. 동이의 명궁 인예,  단군신화의 풍백 우사 운사를 연상케 하는 바람의 신 비렴, 구름 신 풍륭, 비 신 평예, 운우지정, 정위전해 등.......

중국 신화에 우리 동이족으로 알려진 상(=은)족들의 신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았고 우리 신화에 대해서도 좀 깊이 있고 새로운 해석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되었다.

신화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건 무엇일까? ..........................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쓴 '백두산 이야기'란 동화책의 서문에 나온 신화에 대한 글을 떠올리며 도올이란 호가 초사(楚史)를 기록한 사서의 이름인 줄로만 알았는데 산해경인가에 도올이란 괴물이 나와서 씩 웃어 보았다...........머릿속에서 신들과 괴물들이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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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짱 2005-02-2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광인님 서재를 훔쳐봅니다. 페이퍼보다는 깊이있는 리뷰로 서재를 알차게 채운 것에 경외심마저 듭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중국사 2
윤내현 / 민음사 / 1992년 9월
평점 :
절판


내 기억으로 중학교때부터인가 윤내현교수님의 글을 접했던 것 같은데 그 당시 국사시간에 교과서로 통해 배우던 것과는 다르면서 세상을 넓게 보게 해 주어 새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얼핏 난다. 커서는 그분의 <고조선연구>와 <한국열국사연구>를 너무나 재밌게 보았다. 너무 황당한 민족주의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억눌린 식민사관도 아닌, 고고학이나 그런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윤교수님의 저작은 명쾌하게 그지 없어 참 좋았다. .

그 뒤,  우연히 청계천 헌책방에서 상주사란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분이 중국사에 대해서도 많은 책을 쓰신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모았지만 대부분 품절된 상태라 아쉽지만 이 책을 제외한 대부분의 책들은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이 책은 머리말에서 말했듯이 지난날 중공의 <중국통사강요>란 책의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다보면 민중봉기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함을 느낄 수 있다. 이 때까지 대부분의 통사는 주로 지배층의 입장에서 서술되었기 때문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 책과 잘 비교해가며  읽으면 되리라 생각하며 또한 인물들의 이름을 중국발음으로 적어 놓아 좀 어색하지만 나로서는 이 방법이 괜찮은 듯 싶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폴란드가 아닌 폴스카, 헝가리보다는 마쟈르로 그 나라의 인명과 지명은 그 나라의 현지 발음으로 불러주는 것이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중국어 발음은 도올 김용옥 선생과 그 부인인 연대 중문학과 최영애 교수님의 합작품으로 알려진 CK 시스팀에 의한걸로 알고 있다-김용옥선생님 주장에 따름)

이 책은 우따이(오대)시대로부터 5.4운동 직전까지의 역사를 싣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은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사회경제면이나 문화면을 좀 더 관심깊게 보면 좋을거 같다는 것과 지금의 중국이 결코 한족만의 중국이 아니며 -문화적으로나 모든면에서- 어떻게 지금의 중국이 이루어졌는지를 넓고 크게 보는 안목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뭏든 우리 역사를 논할때 필히 옆나라인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목민사를 공부하는게 좋을 듯 싶어 이 책을 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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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음악사상
한흥섭 지음 / 민속원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해마다 경주여행을 즐겨가던 난, 911테러가 나던 그해 여름에도 고등학교 동창과 같이 경주에 내려가 있었다. 테러가 나던 그 앞날 밤인가 우린 경주 시내에서 벗의 대학교 후배인 신라의 옛서울 경주토박이 아가씨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그에게서 문득 진정한 우리것이 뭐 있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당황해하며 황급히 서너가지를 늘어놓았는데 말을 하면서도 씁쓸함을 감출수 없었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 초중등교육을 마치고 대학교4년까지 마친 문화도시 경주아가씨가 우리것이없다라는 분위기를 풍기면서 우리조상들이 뭐 잘한게 있냐라는 느낌을 나에게 주며 그런 물음을 던진다는게 너무 언짢았다. 한편으로 답변을 하는 내 자신조차 확실히 정확하게 자신있게 이야기해주지 못한다는 게  못내 가슴아팠다. 그 전부터 조금씩 궁금해왔었지만 그 사건뒤로 난 알게모르게 우리 문화의 원형이 무엇인지 특질이 무엇인지 우리만의 것이 무언지에 대해 조금씩 파고 들기 시작했다.

 철학과 미학을 전공하고 국악이론서를 새롭게 쓰고 계신 지은이의 지난날[약력]을 흥미있게 읽으며  "우리 것이 좋은데 왜 좋은지 말로 표현 못하고 그냥 단순히 왜 몰라주느냐 라고 하는 것이 한마디로 투정에 불과하다"는 지은이의 말씀이 평소 내가 느끼던 바인지라 쉽게 공감이 가며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의 머리속에 담겨진 음악관과 심미의식, 그리고 몸에 배여버린 서구적인 일상을 돌이켜볼 때 지난 경주일이 떠오르며 우리 전통의 계승이 결코 싶지만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1장에서의 핵심어는 현학래무다. 말 그래도 고구려(고구리:고구려의 국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씨의 나라 구려라서 고구려라고 했느니 중국어 발음이 가우리인데 가운데 땅=중국이란 자존심을 가지고 만든 나라 이름이라는 둥, 성곽을 뜻하는 말에서 나왔다는 둥.....어찌 되었든 이 책에서는 거문고=고구려고 라는 이름에 착안하여 괜찮은 설을 하나 더 보여준다) 제2재상인 왕산악이 진의 칠현금을 직접 개량하고 곡을 지어 연주하니 현학=재두루미(많고많은 새중에서 하필이면 왜 현학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고구려라는 국명과의 관련성? 현학사상과의 관련성? 현학이 뜻하는 상징성이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하다)가 와서 춤울 추었다는 것인데 지나가던 야생동물인 재두루미가 전혀 놀라지 않을만큼 거문고 소리가 자연의 소리에 가깝거나 그와 조화되고 있음을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악기 자체의 소리는 물론이고 이를 작곡하고 연주하는 사람의 심미의식이 자연과 조화 또는 합일되어 있는 상태라고 지은이는 말하는데 이를 도가, 도교, 현학, 유가, 신선사상 등을 거론하면서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부록인 삼국사기 악지 역주에서 왕산악의 벼슬인 제2재상을 설명하면서 너무나 무성의한 주를 달았다는 것이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서 고구려를 공부했더라면 최소한 제8대 신대왕이후에 국상이란 벼슬이 보이며 대대로와 막리지란 고구려 고유의 관직명을 들춰 가면서 설명을 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2장에서는 고려가 망하고 개국된 조선초의 음악사상을 유가사상을 바탕으로 예와 악의 관계를 통해 설명해 놓았다.

마지막 세번째 가름에서는 성리학이 어느 정도 자리잡히고 우리 스스로 악을 만들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성종시기에 지어전 악학궤범을 통해 천지의 중화를 리기론을 들어 가면서 비교적 쉽게 풀어놓았다.

 끝으로 악학궤범서에 나온 구절을 현 우리나라의 음악계에 던지며, 지은이의  연구결과물인 두꺼운 책들을 기다려본다.

"세상의 교화가 쇠미해짐에 따라 순박한 풍속이 희박하게 되고, 오로지 형벌로만 통치하여 법을 집행하는 관리는 귀하게 여기고, 예의의 선비는 천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선왕의 악이 남김없이 사라지고 숭상하는 것이라고는 모두 음란하고 경박한 세속의 음악이어서....."(원문생략)

-에고 두번씩이나  길게 애써 쓴 글을 멍청하게 날려먹고 자책하며 국악이론초보자가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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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로 본 삼국시대 음악 문화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
한흥섭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곳 알라딘에서 우연히 책을 찾다 혜강이란 낯익은 이름을 보고....... 이 책의 지은이 한흥섭씨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분의 책중에서 골라 산 몇권 가운데 이 책을 우선 읽기 시작하였는데,  기록에 보이는 세나라 시기의 악기를 통해 그 시대의 음악 문화를  알아가는 그런 내용이였다.  물론 기록에 남겨진 악기들이란  대부분 외래악기이며 지배층의 문화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우리음악을 이루는 알맹이이기 때문에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을 알고자 쫓아다닌 나에게 평소 국악도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분야였는데, 어느날  대형서점 서가를 둘러본 나는  -물론 단순히 서점밖에 보지 못했고 다분히 다른 분야의 책들과 비교해서이다-  국악 곧 우리 음악에 대한 자료와 책들이 너무 적은 것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옆에 양악에 대한 것들은 많은데,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우리것이라는 까닭으로 국악 또한 푸대접을 받은 탓에 이리 된 것이라 생각하며, 그 적은 책 가운데서도 문화의 원형을 알게 해줄 국악의 사상이나 철학에 관한 책을 찾아 보았지만  더욱 더 희귀해서 찾기조차  힘들었었다.. 그러던 때에 근래에 현대의 언어로 씌여진 이 책을 알게 되어 너무나 신이 났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악기를 통해 음악문화를 논하고자 하는 이유를  두가지 대면서 이 악기가 음악문화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우리에게 되새겨주며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는데  <글을마치며>에 쓴 도올선생님에 대한 글도 공감하며 잘 보았다.  이 책은 가벼운 문고판이기 때문에 지은이의 다른 책과 같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끝으로 이 책 속에서 가장 내 마음을 울리던 말을 내뱉으면서 이만 줄인다.

"스스로 자신의 문화를 멸시하거나 저질화 되는 것을 방치하는 국민이나 민족은 반드시 가까운 장래에 국가의 멸망을 목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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