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인문학 - 음식 다양성의 한식, 과학으로 노래하다
권대영 지음 / 헬스레터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에 이 책을 아는 분에게서 선물받고 바로 읽기 시작하여 근래에 가장 빠른 속도로 재미나게 읽었다. 이 분야의 문외한일지라도 일독을 권하거니와 전국의 수많은 요리사 및 숙수들과 심지어 주부들에게도 추천하는 바이다. 

일단, 많은 추천사로 인해 권위가 느껴져 흥미가 일어났는데 그 6장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장. 검증되지 않은 '고추 임진왜란 일본 전래설'과 닭도리탕에 관한 설 등을 여지없이 깨준다. 20대에 개성이 본향인 지인의 집에 놀러갔다가 그 부모님의 개성식 백김치를 맛있게 먹고서 고추 전래에 대해 나 역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59쪽에 제자백가의 한비자라면 한나라의 漢字가 漢이 아니라 韓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82쪽에 '명우일국'은 한 나라보다 온 나라가 더 좋을 듯 싶다. 

2장. 전통시대에 특히나 한글 창제 이전에 기록문화의 오류에 대해 짚어 놓았다. 비빔밥과 김치, 청국장 등에 대해 적었는데 살림경제란 주장은 매우 흥미롭다. 

- 우리의 슬기로운 조상은 균을 자라지 못하게 하여 부패를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균을 자라게 하여 음식을 오래도록 먹을 수 있게 하는 발효를 발견했다. 

- 음식은 고온에서 조리하면 맛이 월등히 좋아지나 낮은 온도에서 조리한 음식이 몸에는 더 건강하다. 

3장.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던 재료를 사용해 전통 조리 원리를 지켜나가는 방식을 가지고 한식임을 판단한다. 

4장. 맛과 간에 대해서 서술하였다. 특히 시원하다 란 용어에 대해 풀어주었다. 

5장. 내게는 가장 재미있는 대목이었다. 우리 음식명 붙이는 원칙과 중요한 우리 조리 용어를 설명하였는데 요즈음은 주부들도 외래어에 오염되어 명확히 우리말로 조리 과정을 말하지 못한다. 어떤 분야든지 그 전문용어를 잘 구사하여야 하는데 이 장에서는 그 용어를 잘 정리해 주어 참 좋다. 그러므로 전 국민이 이 부분만큼은 다 읽었으면 좋겠다. 

6장. 재료, 온도, 발효가 생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암수록 - 꽃에 미친 선비, 조선의 화훼백과를 쓰다 18세기 지식 총서
유박 지음, 정민 외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흥미롭게 대강 읽었다. 2부는 차차 읽기로 하고 1부만 주로 보았는데 사진과 현대적 설명을 좀 곁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67쪽에 모란 항에서, 오백의 백은 거기서는 패자와 통하므로 오패라고 읽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서야 읽었다. 갑골문 전공인 지은이가 역사를 이야기했으나 내가 보기엔 일천하기 짝이 없다. 이런 부류가 범하는 큰 폐단은 공시적 통시적 안목없이 모국인 우리나라를 까기 바쁘다는 것이다. 전공자도 아니고 수십년 곱씹어보지도 않고서 다 안다는 식의 전지전능한 수수방관자 관점이 가소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남명증도가
박상국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외한인지라 남명증도가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책의 편집은 마음에 든다. 원전이 뒤에 있고... 조선의 최초 금속활자는 계미자가 아니라 정해자 라고 주장하는데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이 책은 전문가용일텐데 도서명에 한자가 병기되어 있지 않아 매우 불편하다. 끝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예주쌍집 상 - 원문 역주, 중국 역대 최고의 서예 이론서
강유위 지음, 정세근.정현숙 옮김 / 다운샘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번역은 어렵고 훈수는 쉽다. 


우리에게 청말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변법자강운동으로 제자인 양계초와 함께 유명한 강유위의 저서이다. 서도에 입문한 지 조금 지나면서부터 자연스레 서예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되었다. 그 여러 서예 이론서 가운데 가장 후대의 것이면서 대학자인 강유위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다행히 이 번역서 말고도 찾아보니 조계사 건너편 견지동의 운림필방에서 1983년에 발간한 최장윤씨 번역본이 있었다. 나는 이번에 이 두 가지 책을 비교하면서 읽었다. 일단 최씨본은 원문이 없고 국한문혼용이라 한글과 한자가 섞여 있어 이런 글에 익숙치 않은 분은 읽기가 쉽지는 않으나 번역은 좀 더 알차다. 이에 비해 이 책은 우선 원문이 있어 같이 읽을 수 있어서 좋고, 하권은 사지 않아 보지는 못했으되 도판 위주로 되어 있단다. 


드디어 첫장을 넘겼다. 강유위가 쓴 오언대련이 나오는데 해석이 눈에 거슬려서 조금 찾아보았다. 운몽택은 알다시피 지금의 동정호이고 여기선 '운몽택 8 9개를 삼키고'라고 간단히 번역되어 있는데 8곱하기 9는 72이므로 이 점에 착안해보자면 동정호엔 유명한 악양루가 있고 그 악양루 근처에 무협지에 자주 나오는 개방의 총타가 있던 군산이라는 섬이 있는데 이 작은 군산에 72봉이 있다고 하며 멀리는 남악 형산에 72봉이 있다고 하니 동정호가 72봉을 삼켰다고 해야 할 듯 하다. 다음 구절은 장자 소요유의 첫 대목인 붕새에 관한 것인데 물을 치고 삼천리를 서서히 떠올라 구만리를 날아 창명 곧 검푸른 남쪽바다로 간다는 내용이다....


 분명히 최씨의 번역을 참고했을 터인데 그보다 못하니 못내 아쉽다. 앞부분에서 몇가지만 얘기하자면 강유위의 자서에서 토포악발의 악발이 나오는데 단순히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는 번역보단 인재를 얻고자 한다는 의도가 들어가는 것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0쪽 각주 109번에서는 승려는 본성이 아니라 속성이라고 해야 더 낫겠다.   

2편 3장 첫 문장을 원문 그대로 축자역하면 비학의 흥성함은 첩학의 붕괴를 틈탔고 또한 금석학의 대성을 인한 것이다 로 의역 필요없이 간단 명쾌한데 여기선 비학의 흥성은 첩학의 쇠퇴 덕분으로 금석학 흥기의 원인이 되었다 고 하여 원의와 조금 다른 애매한 번역이 되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법. 

68쪽 각주 5번의 지명 오씨현은 오지현으로 해야 한다. 근거는 대월지에서 볼 수 있으며 장자 내편에도 이런 지명이 하나 있다.

다음으로 71쪽 각주 16번에 지영 선사를 산음의 영흔사에 살았기 때문에 영선사라고도 부른다고 하였는데 지나친 듯 하다. 성철스님을 철수좌라고 하듯이 지영이기 때문에 영선사라고 불리웠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그리고 서체를 서풍으로 번역하였는데 근거나 생각을 묻고 싶다. 왜 기존의 서체란 낱말을 굳이 바꾸는지.

제3편의 제목인 구비를 좋은 비는 이런 것이다 라고 풀고서 그 바로 아래에 구매해야 할 비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돌덩이인 희귀한 석비를 어찌 개인이 구매할 수 있겠는가. 최씨의 번역대로 비탁의 구입이라고 하면 딱 맞겠다. 번역자도 비탁을 염두에 두었겠으나 자꾸 비라고 반복한 것은 실수이다.


아무래도 한문은 호흡이 길다. 그래서 번역을 할 때에도 그 지은이의 호흡대로 만연체로 새기는 것이 그 저자의 의도와 어기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있어서 이 책은 너무나 간결체이다. 례를 들어보면 3편 1장에서 약소견박소림다(만일 본 바가 넓고 임모한 것이 많으면)부터 난정 례천 소능지야 까지는 거의 한 호흡인데 가독성이 떨어지게 역자는 이를 세 문장으로 나누어 놓았다......

나머지는 시간 관계상 후략한다. 더 좋은 번역을 기다리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