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 - 웃음과 눈물로 인생을 연기한 위대한 영화인 역사를 만든 사람들 13
브리지트 라베.미셸 퓌에크 지음, 고선일 옮김 / 다섯수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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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가난한 남자 ~ 그래서 관객들을 짜증나게 하면서도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 ~ 떠돌이 방랑자 (49)
 
 아주 오래전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바라보며 웃다가 문득 흐르는 눈물에 당황한 적이 있었다. 분명 코미디 영화인데 가슴 한켠에 찌르르하고 울려대는 공감의 코드는 무엇이었을까? 이제 책을 읽으며 더 자세한 그의 이야기를 만나니 그의 웃음이 그냥 허망한 웃음이 아니었슴을 철저히 알게된다.
 
 찰리는 돈이 많다고 우쭐대는 사람,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는 사람 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영화 속에 그려냈습니다. (56) 
 
 풍자와 비판의 칼날을 가슴에 품고 누가보아도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등장하는 '떠돌이 방랑자'를 통하여 우리는 웃고 또 울며 세상살이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시절의 사람들은 더 큰 감동으로 만났을 터이고….  불우한 어린시절을 스타가 되어가며 극복하고 있지만 그는 그 자신이 자라며 겪은 많은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가슴에서 삭혀내어 감동의 코미디로 재생하였던 것이리라. 그러한 재능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하였고 지금도 "웃음과 눈물로 인생을 연기한 위대한 영화인"으로 그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찰리는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일하는 순간을 즐겼습니다. 일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했습니다. (61)
 
 그랬으리라. 일하는 순간만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순간 만큼 행복한 시간들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는 영화를 찍으며 스스로 행복했고 보는 사람들도 그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허영과 위선, 가진 자의 겉치례에 대하여는 극도록 싫어하였는데 이 때문에 그는 미국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찰리는 부자들이 보여 주는 위선에 찬 행동, 허영심,겉치레,거짓말,겉만 번지르르한 예절, 이기주의,탐욕을 영화 속에서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찰리가 보기에 그런 것들은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데 방해가 되는 걸림돌이었습니다. (76)
 
 찰리는 노동자들이 힘들지 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 충분한 봉급을 주고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0) 
 
 진정한 행복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임'을 그는 일찌감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단순한 공산주의자였던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던 혁명적인 공산주의자였던지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그가 꿈꾸고 피워낸 영화들을 통하여 세계의 많은 이들이 꿈과 사랑을 잃지 않고 키워나간 그 사실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일들을 해낸 것이다.
 
 관객들은 떠돌이 방랑자에게서 가난하고 외롭지만 꿈과 낭만과 모험심으로 가득하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81)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사랑은 어떤 고통이라도 치유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86)
 
 우리는 이 사람을 남아있는 영화로 다시 만난다. 그가 보여주는 우스꽝스런 몸짓속에 스며있는 슬픔과 아픔을 통해 우리를 돌아보고 그의 웃음을 통하여 그래도 놓지 않아야할 마지막 끈,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다. 책은 그의 생애를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림과 연표를 더해 제대로 만나게 해준다. 그를 잘 모르던 사람도 이 책을 통하여서 찰리 채플린이란 사람이 어떤 꿈을, 어떻게 가꾸다 떠나 갔는지를 만날 수 있다. 외롭고 쓸쓸한 듯 하면서도 우리에게 쉬 장난을 걸어오며 웃어줄 것만 같은 '떠돌이 방랑자'를...
 
 
2008. 4.22. 저녁, 흔들려도 꿈은 핀다, 찰리.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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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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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제 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소설,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작품인데 주말 밤 책을 펼쳐들고는 끝내 다 읽고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만큼 '유쾌,상쾌,통쾌'한 소설이다. 분명 가슴아픈 이야기가 주로 흐르는 이야기이건만 하나님께 담임을 죽여달라고 꼰지르는 주인공 완득이의 기도 부분부터 쿡쿡 터져 나오는 웃음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번 주에 안죽여주면 나 또 옵니다.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완득이의 기도) (9)
 
 단계를 건너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부탁하는 것이 아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예수님도 건너뛰고 누구에게? 바로 그 하나님에게 협박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난장이이고 어쩌다 같이 사는 피다른 삼촌은 말더듬이다. 엄마는 베트남인인데 집을 나가 있다. 그 아들이 주인공 완득이다. 정상적인 생활이라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그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으로 오히려 이상한 담임 선생,똥주가 등장하는 것이다.
 
 좋은 데 가라는 말 아니다. 남들이 해보는 건 해봐라. 때 놓치면 하고 싶어도 못 한다. (아버지가 완득이에게) (24)
 
 아버지는 완득이에게 어짜든동 대학을 가고 글을 써보라고 하는 데 담임은 완득이의 심각한 상황을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앞서서 완득이를, 그런 아이들을 다스린다, 마치 깡패처럼..하지만 선을 조절할 줄 안다. 체벌을 '유예'시켜주는 것이다. 완득이네 옆집에 허름하게 살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일을 하고 완득이에게 어머니를 다시 만나도록 길을 열어준다. 공부가 저눕가 아님을 이미 알고 있는 참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에도 그런 선생님이 한 분 계셨다. 공부는 10등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운전하는 사람도, 똥치우는 사람도 필요한 것이고 그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던 그 키작은 선생님은 독일어 선생이었고 독일 유학을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흘러 다녔다. 지나고 보니 완득이가 죽기를 바라는 담임과 비슷한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뭐 저런 선생도 있냐고 손가락질을 하곤 했었다. 그런 것이다. 완득이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 돌아가는 일을 다 알 수 있었으랴. 다만 그들이 어떠한 길을 가도, 흔들리더라도 꺾이지 않을 마음속 줏대를 세우고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제대로 가르쳐 주는 분이 얼마나 되었으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넉넉한 나라에서, 꼴 같지 않게 제 3세계니 뭐니 해가며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아낌없이 무시해주는 나라에서, 어머니가 무척 힘들었을 거라고. 그럼 그 조건에 +1해서 어머니 없이 사는 나는 뭔가. ( 난장이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를 둔 완득이의 생각) (46)
 
"선생님," "왜 불러." "고맙습니다." "얼른 가, 새끼야." 나는 잡고 있던 문고리를 놓고 똥주네 옥상을 내려왔다. ( 담임선생-똥주-과 완득이의 화해장면) (84)
 
 결국 완득이는 담임, 똥주를 자신의 선생님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엄마도 받아들이고 여자 친구도 생긴다.
 
 "가지 말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만히 버티면 풀릴 오해는 풀린다고. 오해를 안고 떠나면 남은 애들한테는 죽을 때까지 그런 애로 기억될 거라고 하더라." (정윤하- 완득이 여자 친구-가 완득에게 하는 말) (94)
 
 현실과 부딪힐 때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됨을 담임은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그래야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을 아니까. 우리는 얼마나 많은 뒷걸음질과 도망으로 젊은 날의 한 복판에 많은 회한을 던져놓았던가. 그래, 삶은 끝까지 버팅기는거야, 물러서지 않고.
 
 " ~ 너, 나 욕할 자격 없어,새끼야. 쪽팔린 줄 아는 가난이 가난이냐? 햇반 하나라도 더 챙겨 가는 걸 기뻐해야 하는 게 진짜 가난이야. 햇반 하나 푹 끓여서 서너 명이 저녁으로 먹는 집도 있어! 문병 오면서 복숭아 하나 안 사 오는 싸가지 없는 새끼. 아이고, 나 죽네." ( 담임-똥주가 완득에게) (136)
 
 가난에 주눅드는 젊음에게 이 보다 고마운 말은 드물 것이다. 인문계 고3, 수험공부에 바빠야할 시절에 아버지를 따라 황금같은 여름방학을 바닷가에서 컵라면을 팔며 보내보았기에 나는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안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난 그 가난을 부끄러워하지는 않았다.
 
 " ~ 너 말이야. 사실이 그런 건 그냥 그렇다고 말해버리는게 속 편하다." ~ " ~ 니가 속에 숨겨놓으려니까, 너 대신 누가 그걸 들추면 상처가 되는 거야. 상처 되기 싫으면 그냥 그렇다고 니 입으로 먼저 말해버려." (담임-똥주가 완득에게) (137) 
 
 그렇지, 숨긴다고 숨겨질 일이 있으랴,묻어둔다고 묻혀지랴..그냥 내버려두면 꽃 필일은 꽃피고 거름될 일은 거름되리니 그냥 편하게 바라보고 내버려두자. 먼저 말해버리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네가 공격할 부위만 보지 말고, 상대방 움직임을 봐. 들어가는 것보다, 들어오는 거 받아치는 게 더 강한 거야.~" (체육관 관장이 완득에게) (165)
 
 완득이는 자신의 특기를 킥봉싱에서 찾아가는데 그 때 관장에게 배우는 말이다. 삶이란 세상을 바라보고 웅크리고 추스리고 자세히 본다음 받아쳐야 하는 것을 운동을 통하여도 배우는 것이다.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임을….
 
 작은 하루가 모여 큰 하루가 된다. 평범하지만 단단하고 꽉 찬 하루하루를 꿰어 훗날 근사한 인생 목걸이로 완성할  것이다. (완득이의 속말) (234)
 
 참으로 오랜만에 맛본 재미있는 성장소설이다. 글쓴이의 나이를 보니 아직 젊다. 앞으로 더 좋은 우리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끝으로 이 책에 대한 추천사는 윤도현의 추천사가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아 옮겨본다. 모두들 즐독하시라….
 
'유쾌,상쾌,통쾌'! [완득이]를 읽으면서 절로 떠오른 표현이다. 장애인,이주노동자 문제 등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해, 이토록 유쾌하게 풀어낸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 경쟁에 지치고 외로운 우리 시대 젊은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 (뒷표지, 윤도현의 추천글)
 
2008. 4.21. 밤, 꿈에서라도 만나 한판 뛸까? 완득이 ^^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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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허둥지둥
켄 블랜차드.스티브 고트리 지음, 조천제.황해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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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일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이 중요한지 명확하게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인식에는 일의 중요성과 자신은 그 일에서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까지 인지를 포함한다. ~ 무엇을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이행한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프폴로그'에서) (17)
 
 그렇다, '알고 있다'와 '이행한다'의 차이를 깨닫는 데 몇 년을 허비했다. 이제는 나도 굿바이 허둥지둥! 이라고 웃으며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 몇 년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자기 계발서와 경영관련 참고서적을 보아왔던지…결국은 단 하나, "즉시 행동하는가,아닌가"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짐을….
 
 이 책을 보며 책장을 훑어보니 저 위에, 일찌감치 켄 블렌차드의 책들이 꽂혀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겅호] 두 권 모두 나의 둔한 감성을 두드리던 책들이다. 그리고 오늘 만난 이 책은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의 또 다른 버전이다.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는 이야기는 또 다른 책들을 통하여 익히 접하던 바였고 사용하는 다이어리도 '플래너'로 바꾼지 오래인 나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은 소중한 것을 먼저하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할 일들에 대하여 단계적으로 핵심을 잘 추려 놓았다. 특히 그 단계를 '밥'이라는 관리자를 통하여 함께 따라가며 배울 수 있도록 해놓았기에 무엇이 소중하고 중요한 일인지, 무엇을 먼저, 왜 해야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배울 수 있게 되어 있다.
 
 고객은 그들이 원하는 제품이 정당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곳으로 납품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원칙들이 지켜진다면 경기가 나빠지거나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해도 고객은 쉽게 이탈하지 않습니다. (43)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 추구하는 "3正"이 마침 이러한 뜻이다. "正時 : 원하는 시간/ 正品 : 원하는 품질 / 正量 : 원하는 량"을 지키는게 유통업체인 우리가 일하는 곳의 고객에 대한 최선의 서비스인 것이다. 이 세가지만 지켜진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바로 그러하다.
 
 한때는 집에까지 일을 들고가서 하고 밤에도 사무실에 혼자 남아서 마무리 하던 내가 지금처럼 여유롭게 시간을 나누어 쓸 수 있게 된 것이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를 분배하고 집중과 몰입을 통하여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한 뒤부터이다. 사실 16년간의 직장 생활중 이 단계에 오기까지에는 12~3년의 시간이 허비되었다. 그것은 그 동안 이런 좋은 가르침을 전해주는 선배나 스승 또는 그 역할을 하는 책들을 만나지 못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의 게으름때문이었다.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습관, 미루는 습관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던 것이다.이제는 그렇지 않지만 정말 아찔한 생활이었다. 그래서 배우고 또 배우고 알면 실행해야하는 것이다.
 
 우선순위 : 중요성에 따라 모든 일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라.
 타당성 : 행동 지침을 기억하라.
 헌신 : 하고 싶은 일을 하라.
 
 139쪽에 요약된 위 세 줄의 글이 이 책의 핵심사상이다. 지침처럼 '중요도에 따라 업무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즉시 일을 처리해나가며 하고싶은 일을 한다'면 무엇이 부럽거나 두렵겠는가? 이제 일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필독서로 자리잡아야 할 책이다. 그리고 자신의 고집에 빠져 아직도 허둥지둥 하는 이들도 이 책을 통하여 '집착'도 버리고 '허둥지둥'에서도 벗어나기 바란다.
 
 
2008. 4.20. 해야할 일을 먼저 하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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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빠 따라잡기 - 자녀의 10년 후를 설계하는
최강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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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강남'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이 책을 통하여 다시 한 번 만난다. 책의 내용은 건전한 상식과 교양이 있는 '아빠'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들을 소개하고 사례를 들어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데 왜 하필이면 그 아빠가 '강남아빠'여야한단 말인가? 이 책의 내용을 미리 실천하고 있는 똑똑한 아빠들은 그럼 모두 '강남화'가 된 사람들이란 말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이 책에서는 나름대로 자리잡고 건실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의 표본으로 '강남아빠'를 내세우고 그들을 배워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맡길 수 없는 것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들이고 바른 인성을 갖게 하는 부분에서는 아버지가 나서서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을 흔하게 보아왔다. ('들어가면서'에서) (6)
 
 그럴 것이다. "아버지가 줄 수 있는 사랑은 따로 있"(3)기에 지은이의 말처럼 제대로된 아빠의 모습을, 강남아빠가 아니라도 따라가 본다. 그리고 다행히 나는 그 길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슴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 부터 모두다 천재의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다." (히라이 노부요시, 일본 교육학자) (25)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과 대화할 수 있도록 많은 권한과 책임을 주어야 한다. 하나하나 간섭하고 참견하는 것보다는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낫다." (메더스 박사,정신과 의사) (107)
 
 3부로 나뉘어져 33꼭지의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그 꼭지 말미에 나오는 "내 아이를 위한 강남아빠들의 특별한 교육 노하우"가 더욱 실천적이고 바로 응용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뭐, 이미 나처럼 열심히 실천하는 사람들은 몇가지만 빼고는 새로운 것이 없긴 하지만….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아이를 격려하라','아이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아이와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라도 지켜야 한다',' 시간은 돈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친다','자신의 체험을 들려준다','부부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준다.' 등등 33꼭지의 실천노하우는 말그대로 삶의 지침이며 이 항목들만 잘 이행하면 아이 교육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까지 아름답게 가꿔질 것이다.
 
 ● 아이 스스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 첫 번째 방법은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아이가 손을 내밀면 그때 잡아주어라. ( 노하우 10, '장래희망을 강요하지 않는다'에서) (93)
 
 아이들을 믿어야 한다. 부모의 믿음에 100배로 보답하는 게 그들이다. ( 노하우 12, '아버지는 언제나 아이를 믿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에서) (108)
 
 책을 읽는 곳곳에 줄을 쳐가며 본다. 아는 이야기도 있고 벌써 습관화된 이야기도 있지만 위 이야기들처럼 다시 검토해보고 나의 습관을 바꾸어야 하는 지침들도 있다. 아이들을 믿고 내버려 두는 것, 그러고 싶지만 잘 안되는 것이 부모맘이 아닐까? 계속 노력해야 하리라. 책 속에 나오는 사례들 중에 본받을 만한 일들도 많은데 예를 들어 115쪽의 "15분의 법칙"은 시간활용의 중요성에 대하여 아주 간략하지만 잘 표현하고 있다. '1년동안 하루 15분만 집중한다면' 무엇인들 이루지 못하겠는가? 아이에게 잠시 들려주니 아빠도 그리 하란다. 역시 아빠가 모범으로 보여주지 않고서는 아이들을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다. 129쪽의 카네기의 '인간관계를 잘 맺는 여섯가지 방법'은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음직한 내용이지만 다시 보아도 삶의 지침이 될만하다.
 
1. 그들은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다. / 2. 미소를 지어라. / 3. 이름을 기억하라. / 4. 경청하라. / 5.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맞장구쳐라. / 6.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라. (129)
 
 '강남아빠의 노하우'중 이미 잘 실천하고 있는 항목들은 등장할 대마다 나를 흐뭇하게 하였는데 '17. 재산을 물려주기보다 책 읽는 습관을 물려준다.', '18. 식사시간에 아버지가 요즘 하는 일에 대해서 자주 말한다.', '23. 아버지가 꿈을 이루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등이다. 비록 경제적으로 아직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영 모자라는 아빠는 아니라는 '객관적인 자료'이기에 문득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하여 얻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역시 평범한 것이다."아빠의 사랑은 작은 관심에서 출발한다"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이야기일지라도 그 세부 실천사항인 '아이의 학교 스케줄을 지갑에 넣고 다닌다'는 깨닫는 바가 많다. 내일 모레면 봄나들이라는데 또 깜빡하고 있었으니....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돌아보게된 좋은 시간들이다. 아이랑 별책부록의 동영상을 보았더니 요즘 말끝마다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다뤄달라고 한다. 허~참...그래도 기분은 좋다.
 
 "('난'아), 오늘 네 손에 들어 온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여라. 일단 뛰면서 필요한 것들을 궁리해라. 나중에 하겠다는 핑계는 대지마라.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아버지든 어머니든 누구든 도와줄 수 없다. 명심해라. 아빠라고 해서 너에게 무작정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니다." (113)
 
 몇 년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나도 이 편지를 적어 아이에게 띄우리라.~
 
2008. 4.20. 밤, 자라나는 아이를 따라가며, 바라보며….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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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리 - 제1회 문학의 문학 5천만원 고료 소설 공모 당선작
우영창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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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문학], 5천만원 고료 당선 소설" 이라는 거창한 문구가 떠억하니 붙어 있는 신인 작가의 소설을 만난다.  증권회사 지점장의 경력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야기하지 못 할 내용들을 때론 실전투자 처럼 때론 구라같이 술술 풀어낸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소설은 읽는 재미가 있으면 50%는 먹고 들어가는데 그런 면에서 절반의 성공은 확보한 셈이다. 아마 그 재미외에 또 무언가가 있기에 "박완서,김병익,황석영"이라는 어마어마한 이름의 심사위원들이 이 책을 당선작으로 뽑았으리라.
 
 잘 나가는 증권맨,아니 증권우먼인 맹대리와 그녀를 둘러싼 일상이 이 책 이야기의 전부인데 사랑 보다 구체적인 그녀의 성생활과 더 구체적인 업무- 주식 이야기가 넘나들며, 읽는 이를 강하게 유혹한다. 소재도 노출도 적당하고 글 솜씨도 만만치 않다.
 
 육체는 정신보다 외롭다. 그게 다시 정신을 쓸쓸하게 한다. 거리엔 눈부신 차창을 단 오후 한시의 버스들이 차례차례 와서 떠나가고 있다. (204)
 
 제대로 강을 보려면 서울을 벗어나야 한다. 고즈넉한 어둠 속에서 드문드문 켜져 있는 불빛만이 아스라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227)
 
 곰같은 남자는 싫다. 코 골며 나가떨어진 곰 곁에서 밤은 무거운 외투를 끌며 한없이 느리게 지나갈 것이다. (244)
 
 매력적인 문장들이 여러곳에 포진하고 있다. 쉽게 읽히지만 쉽게 덮어두기에는 아쉬운, 달콤쌉사름한 맛의 글들이다. 게다가 현실적인 주식이야기가 넘쳐나고 있으니….
 
 우리가 들은 바로는, '주가는 아무도 알 수 없다'이다. (51)
 
 어차피 제일 큰 도둑놈은 정부나 증권회사 아니오? 서민 피 빨아먹는 조직이 그거 아녀. (254) 
 
 있는 자가 더 버는 구조, 정당하지 않지만 그 유혹에 저항할 만큼 자제력(양식이 아니다)있는 관료나 경영인은 드물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다. (254)
 
 ~(주가가 떨어져 보유주식의 30퍼센트를 팔았는데 이제 주가가 오르고 있을 때)  여기가 투자자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70퍼센트가 남아 있으니 오른 걸 기뻐해야 이치에 맞지만 상당수는 30퍼센트 판 주식에 미련을 갖고 기분이 언짢아진다. 이런 성향은 실생활에도 적용된다.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없는 것,처분한 것,과거의 실수에 집착하는 것이다. 편견같지만 여자에게 이런 성향이 더 강하다. (258) 
 
 책 속에 펼쳐지는 동성애,양성애 같은 사랑은 그들만의 이야기로 놓아두자. 우리가 왈가왈부 한다고 그 길의 사람들이 코방귀나 뀌겠는가. 쿨하고 또 쿨하여 시원시원한 맹대리의 사랑이야기를 이 시대 골드미스의 전형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리라. 그렇게 시대를 앞서가며? 살아내는 사람들은 어디에도 있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수도 있지라는 자세로 바라보면 그만이리라. 소설을 통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에 그리 많겠는가.너무 큰 기대를 하지말자...
 
 주식과 관련하여서는 다른 이야기가 있다. 스스로는 한 번도 주식 투자를 한 적이 없는 못난이지만 주변에는 주식으로 흥망성쇠를 겪은 이들이 많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조금은 위안이 될 것이다. 큰 기대 자체가 큰 실망을 불러옴을 주인공의 주식운용을 통하여 배울 수 있을 터이니까….
 
 결국 우리 삶은 주인공이 즐겨 이용하던 '하늘다리'처럼 안정적인 생활 기반 위에서가 아니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임을, '구름다리'처럼 출렁이는 삶을 살아가야함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하여 만날 수 있다. 단, 미성년자 관람불가!.
 
 우리의 미래는 파도 소리에 섞여 웅얼거림으로 들려왔다. 확실한 건 없었다. 불투명했고 우린 앞날과 지금의 시간을 사랑했다. (212)
 
2008. 4. 19.  '곰같은 남자'인 스스로를 돌아보는 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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