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제 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소설,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작품인데 주말 밤 책을 펼쳐들고는 끝내 다 읽고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만큼 '유쾌,상쾌,통쾌'한 소설이다. 분명 가슴아픈 이야기가 주로 흐르는 이야기이건만 하나님께 담임을 죽여달라고 꼰지르는 주인공 완득이의 기도 부분부터 쿡쿡 터져 나오는 웃음에 눈을 뗄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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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 안죽여주면 나 또 옵니다.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완득이의 기도)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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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를 건너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부탁하는 것이 아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예수님도 건너뛰고 누구에게? 바로 그 하나님에게 협박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난장이이고 어쩌다 같이 사는 피다른 삼촌은 말더듬이다. 엄마는 베트남인인데 집을 나가 있다. 그 아들이 주인공 완득이다. 정상적인 생활이라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그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으로 오히려 이상한 담임 선생,똥주가 등장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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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데 가라는 말 아니다. 남들이 해보는 건 해봐라. 때 놓치면 하고 싶어도 못 한다. (아버지가 완득이에게)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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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완득이에게 어짜든동 대학을 가고 글을 써보라고 하는 데 담임은 완득이의 심각한 상황을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앞서서 완득이를, 그런 아이들을 다스린다, 마치 깡패처럼..하지만 선을 조절할 줄 안다. 체벌을 '유예'시켜주는 것이다. 완득이네 옆집에 허름하게 살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일을 하고 완득이에게 어머니를 다시 만나도록 길을 열어준다. 공부가 저눕가 아님을 이미 알고 있는 참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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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에도 그런 선생님이 한 분 계셨다. 공부는 10등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운전하는 사람도, 똥치우는 사람도 필요한 것이고 그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던 그 키작은 선생님은 독일어 선생이었고 독일 유학을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흘러 다녔다. 지나고 보니 완득이가 죽기를 바라는 담임과 비슷한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뭐 저런 선생도 있냐고 손가락질을 하곤 했었다. 그런 것이다. 완득이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 돌아가는 일을 다 알 수 있었으랴. 다만 그들이 어떠한 길을 가도, 흔들리더라도 꺾이지 않을 마음속 줏대를 세우고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제대로 가르쳐 주는 분이 얼마나 되었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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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넉넉한 나라에서, 꼴 같지 않게 제 3세계니 뭐니 해가며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아낌없이 무시해주는 나라에서, 어머니가 무척 힘들었을 거라고. 그럼 그 조건에 +1해서 어머니 없이 사는 나는 뭔가. ( 난장이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를 둔 완득이의 생각) (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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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왜 불러." "고맙습니다." "얼른 가, 새끼야." 나는 잡고 있던 문고리를 놓고 똥주네 옥상을 내려왔다. ( 담임선생-똥주-과 완득이의 화해장면) (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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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완득이는 담임, 똥주를 자신의 선생님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엄마도 받아들이고 여자 친구도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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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말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만히 버티면 풀릴 오해는 풀린다고. 오해를 안고 떠나면 남은 애들한테는 죽을 때까지 그런 애로 기억될 거라고 하더라." (정윤하- 완득이 여자 친구-가 완득에게 하는 말) (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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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과 부딪힐 때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됨을 담임은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그래야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을 아니까. 우리는 얼마나 많은 뒷걸음질과 도망으로 젊은 날의 한 복판에 많은 회한을 던져놓았던가. 그래, 삶은 끝까지 버팅기는거야, 물러서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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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너, 나 욕할 자격 없어,새끼야. 쪽팔린 줄 아는 가난이 가난이냐? 햇반 하나라도 더 챙겨 가는 걸 기뻐해야 하는 게 진짜 가난이야. 햇반 하나 푹 끓여서 서너 명이 저녁으로 먹는 집도 있어! 문병 오면서 복숭아 하나 안 사 오는 싸가지 없는 새끼. 아이고, 나 죽네." ( 담임-똥주가 완득에게) (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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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에 주눅드는 젊음에게 이 보다 고마운 말은 드물 것이다. 인문계 고3, 수험공부에 바빠야할 시절에 아버지를 따라 황금같은 여름방학을 바닷가에서 컵라면을 팔며 보내보았기에 나는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안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난 그 가난을 부끄러워하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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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너 말이야. 사실이 그런 건 그냥 그렇다고 말해버리는게 속 편하다." ~ " ~ 니가 속에 숨겨놓으려니까, 너 대신 누가 그걸 들추면 상처가 되는 거야. 상처 되기 싫으면 그냥 그렇다고 니 입으로 먼저 말해버려." (담임-똥주가 완득에게)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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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숨긴다고 숨겨질 일이 있으랴,묻어둔다고 묻혀지랴..그냥 내버려두면 꽃 필일은 꽃피고 거름될 일은 거름되리니 그냥 편하게 바라보고 내버려두자. 먼저 말해버리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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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공격할 부위만 보지 말고, 상대방 움직임을 봐. 들어가는 것보다, 들어오는 거 받아치는 게 더 강한 거야.~" (체육관 관장이 완득에게)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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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득이는 자신의 특기를 킥봉싱에서 찾아가는데 그 때 관장에게 배우는 말이다. 삶이란 세상을 바라보고 웅크리고 추스리고 자세히 본다음 받아쳐야 하는 것을 운동을 통하여도 배우는 것이다.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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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하루가 모여 큰 하루가 된다. 평범하지만 단단하고 꽉 찬 하루하루를 꿰어 훗날 근사한 인생 목걸이로 완성할 것이다. (완득이의 속말) (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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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오랜만에 맛본 재미있는 성장소설이다. 글쓴이의 나이를 보니 아직 젊다. 앞으로 더 좋은 우리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끝으로 이 책에 대한 추천사는 윤도현의 추천사가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아 옮겨본다. 모두들 즐독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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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상쾌,통쾌'! [완득이]를 읽으면서 절로 떠오른 표현이다. 장애인,이주노동자 문제 등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해, 이토록 유쾌하게 풀어낸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 경쟁에 지치고 외로운 우리 시대 젊은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 (뒷표지, 윤도현의 추천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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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4.21. 밤, 꿈에서라도 만나 한판 뛸까? 완득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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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