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이라는 작품을 아침에 보았습니다. |
- [부산일보 영화상 사전 상영제] 작품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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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누리꾼 평 등을 보고 예상했던 대로 극적인 재미나 화려한 화면, |
혹은 눈을 끄는 장면들은 없는 어쩌면 밋밋한 영화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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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수일이라는 감독에 대하여 모르고 |
최민식이라는 배우에 대하여 모르더라도 |
네팔의 그 광막한 산자락에서 자연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
아우라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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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줄이고 줄이자면 |
실직자인 주인공이 사고로 죽은 네팔인 노동자(동생이 일하는 공장의)의 유해를 |
고향에 가져다주고 오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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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쓸쓸하고 가이없는 산과 황량한 풍경들, |
차라리 히말라야의 높은 산들만 보았다면 눈 구경이라도 실컷 하였겠지만, |
그조차 허락되지 않는 퀭한 화면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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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 |
네팔인의 가족들, 일처다부제의 삶, |
사람이 사람을 그냥 바라보고, 끌어안고, 자연 속의 일부로 묻혀 살아가는 삶, |
아마도 그 막막하고 먹먹함에 마을로 따라가던 주인공이 |
바닥에 엎어져 울먹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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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웃음과 몇 번의 울음, |
왔다가 지나가는 바람처럼 |
아버지의, 남편의 죽음을 전해주고 |
돌아오는 주인공의 발 뒤로는 |
영화의 첫 장면처럼 바람 소리가 따라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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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기억도 못 하지만 |
’바람은 불어 ~ 눈물이 고이게 하네라는 그네들의 노래가 |
들리는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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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발길, |
마치 제가 화면 속 히말라야를 힘겹게 오른 것처럼, |
오른쪽 허벅지에 알이 배여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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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아내의 눈망울이 떠올라 |
오늘 밤은 꽤 뒤척이며 잠들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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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6. 이곳은 가을 바람조차 비켜가는 날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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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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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1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