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지금 - 전 세계가 주목하는 2022 최신 연구 트렌드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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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멀고도 가깝게 느껴지는 요즘.
책 한 권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책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만난 신간이었다. 뇌과학, 인공지능, 반도체와 생명공학, 우주과학, 바이러스와 백신, 노화, 기후변화 등 요즘 가장 핫한 주제 25가지를 담아낸 필독서라는 소개가 읽기 전부터 눈에 띄었다.
 
많은 이야기를 가장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였으나, 솔직히 어려운 것도 없지 않았다. 과학은 멀고도 가까운 분야이기에 일상생활에 밀접한 정보들이 눈에 띄었던 것 같다.
백신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선천면역과 적응면역을 통해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한번 싸웠던 세포를 기억해내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면 저항을 준비하는 B 세포와 T 세포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현재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코로나19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하여 체내 항원 단백질을 만들고 면역을 유도하는 기전에 대한 설명이 눈에 띄었는데, 이중나선으로 된 DNA와 달리 RNA는 온도와 체내 환경 변화에 민감하여 화학적 변형이 쉽게 오는 단점 때문에 백신들의 냉동 보관시설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스푸트니크 v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항체 형성 방식과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하여 항원 단백질을 주입하는 방식인 노바백스 백신의 방식,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사백신과 생백신의 전통적 백신 제조법을 따른 중국의 시노팜 백신에 대한 차이점과 각 백신들의 기전들이 기억에 남았다.

이외에도 뉴럴링크에 대한 설명에서는 인간의 뇌에 직접 이식한 뉴럴링크로 컴퓨터에 대한 접근 속도가 직접적으로 빨라져 인간 자체의 성능이 월등해질 거라는 sf소설같은 설명이나, 점점 더 사용이 늘어나 생활 곳곳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 실제 2단계 이상의 실용화 중인 자율 주행차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재보다 더 넓게 실용화가 될 것인가에 대한 현재 연구 결과의 상황들을 통해 우리가 미래에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조금이나마 상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유전자 편집에 대한 이야기, 우주 탐사에 대한 현재 진행 상황들, 아레시보 천문대를 이어갈 앞으로의 천문대의 미래에 관한 설명들, 노화와 싸워 이기기위한치열한 연구진의 노력들, 날씨의 인공적 조절의 과제들과 인간의 무분별한 발달 뒤에 잊지말아야할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 그리고 우주에 관한 이야기까지 폭넓은 과학 지식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떤 것이 유익하고 나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되지 않게 정확한 팩트로 필요한 정보만 쏙쏙 골라 담아 전달해낸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급변하는 과학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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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자를 쓴 여자 새소설 9
권정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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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굴곡이라곤 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온 민,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도전한 공무원 시험을 4년째 낙방한 것만 빼면 불운한 일도 별로 없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다니던 학원에서 남편을 만났고, 자연스레 결혼까지 하게 되었으며, 2년 만에 결혼하고 이듬해에 사내아이 은수를 갖게 되었고, 모든 행복은 그녀의 곁에만 머무는듯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약수터에서 송장 나비를 만나고 3살 은수에게 송장 나비에 대해 설명하던 그때, 불운한 기운 하나가 쑥하고 지나간 걸 느끼게 된다. 사전에는 없는 단어 뜻을 가진 송장 나비, 보릿고개 이후 봄에 죽어나간 송장들 곁에 보였던 나비라는 뜻이 좋지 않다는 어릴 적 아버지의 설명이 떠올랐고, 그렇게 약수터에 불길한 기운의 송장 나비가 휘젓고 지나간 이후에 사건이 벌어진다.
산책으로 유모차에 은수를 데리고 약수터에 올랐다가 갑작스러운 요의에 아이를 유모차에 홀로 두고 잠깐 화장실에 갔다 온 
사이. 아이의 비명 같은 울음소리를 끝으로 은수는 목이 비정상적으로 꺾여서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이때부터 민은 은수의 죽음에 대한 집착이 시작된다. CCTV도 없어서 범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지만, 엄마였던 은수는 그날 무언가가 커튼 뒤에 숨어서 자신을 조롱하는 존재가 있었다고 생각했으며, 그것이 은수를 해쳤다는 의심을 갖게 된다.
정신과에서 상담치료와 최면 치료를 받았으나 은수의 집착은 끝날 줄 몰랐고, 집안 한 곳이 증거 아닌 증거품으로 가득 찰 때까지 아이를 잃은 엄마의 행동은 계속되었다가, 장마로 약수터 등산로 입구가 무너지고 흙탕물화 되면서 민은 점점 안정을 찾게 된다.

은수가 죽고 3년째 되던 해, 남편과 민은 크리스마스이브 날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낡은 교회 앞에 바구니에 담긴 사내아이와 고양이를 함께 발견하게 되고, 남편의 적극적 권유로 입양을 하게 된다.
아이를 잃고 선물처럼 나타난 아이지만 입양한 동수란 아이와 아이의 고양이는 그녀를 살갑지 않았고, 갈수록 뭔가 의뭉스러웠으며, 그 둘의 행동에 가라앉았던 민의 의식이 다시 날카롭게 변해간다.
계속 키워오던 반려견 무지와의 사건과, 한밤중 아파트 헌 옷 수거함에서 낯선 검은 모자를 쓴 여자가 자신의 집을 주시하던 것,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어머니의 의문의 사망사건 등이 겹치며 평정심을 찾아가던 민의 한 가닥 남은 이성을 끊어지게 하고 망상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민의 시점이 계속적으로 그려진다.
 
우선 민은 망상장애로 보이진 않았다. 확실히 그녀가 의심하는 것들이 존재하는 걸로 보였고, 자신이 믿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검은 모자 여인은 확실히 그녀 곁에 계속 맴도는 것이 느껴지는듯했다. 하지만 정신병원을 탈출하고 나서 그녀가 보는 것은 확실히 현실인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 읽는 동안 내게 혼란스러움을 안겨줬었다.
현실과 망상 사이, 그리고 마지막은 자신이 보았던 검은 모자 여인이 되어가는 민의 모습이 가장 충격적인 결말로 느껴졌던 것 같다. 처음과 끝, 그리고 왼쪽과 오른쪽, 위아래가 구분되지 않고 섞여 있는 이야기란 뜻을 완독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실재와 허구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깨뜨리는 상황극에 한참을 몰입하고 나니 유독 현실감이 느껴지게 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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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스타그램
이갑수 지음 / 시월이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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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안의 가훈을 눈여겨보자
그 집의 가훈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였다.

이 집안은 겉으로 보기엔 엄청 평범해 보이나 속 사정을 알고 보면 기함할만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집안 구성원 모두가 킬러라는 본업을 가졌다는 것.

우선 주인공인 17살 소년은 집안의 내력과 다른 어울리지 않는 체격과 체질을 가졌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온갖 무술을 배우고 단련해왔지만 자신의 지르기나 단순 발차기로는 절대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킬러 조직에는 반드시 맨손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근접전에 강한 사람이 필요했고, 그 자리를 맡았던 삼촌이, 어느 날 갑자기 '이제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라는 선언을 한 이후 근접 킬러 자리가 공석이되었고 주인공이 하루 빨리 무술들을 섭렵해 빈자리를 대신해야만 했다. 
 
이 집안에는 근접 살인에 능통한 삼촌 이외에도 온갖 독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할아버지와, 폭탄 전문가 할머니,
총기로 장거리에서 목표물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누나, 목표물들을 제거하고 난 뒤 수습을 맡은 형, 온갖 의뢰들 중에
진짜 수행 가능한 일거리를 찾아내는 일과 암기술에 유능한 엄마, 그리고 사람들을 자살로 이끄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아빠의 이야기도 각각 에피로 소개하고 있었는데, 에피에서 각자의 개성과 자신만의 직업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캐릭터들이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었지만 작가님의 유머가 이야기마다 녹여져 있어서 블랙코미디란 소개를 십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라는 기본적 전제로 이 세계는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므로 세상에는 킬러가 필요했고, 이 집안의 역할은 세상에 꼭 필요한 중요한 중심점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여지고 있었다.

대한 합기도협회 말고는 헤겔의 합기도 입문이라는 책을 세상은 눈여겨보지 않고 있는데, 헤겔의 (정신현상학 만큼이나 소중한) 그의 저서 <합기도 입문>을 주인공가족이 눈여겨보며 합기도의 정신과 킬러 정신의 공통점, 그리고 책에 적힌 모순만큼이나 실제로 존재하는 많은 모순이 모여 이 소설을 존재하게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킬러 가족의 이야기. 왠지 뒷이야기가 존재할것같아 마지막 장이 끝났는데도 궁금해졌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요즘 웃을만한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 필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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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조영주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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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찾기!!! 소재가 독특해서 기대됩니다 ^^ 두가지 사건의 접점을 빨리 읽으면서 알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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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 40년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
전지은 지음 / 라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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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작가님은 간호사로 40년간 근무하셨다고 한다.
특히 간호사 파트 중에 손꼽히는 중증도를 자랑하는 중환자실에서 그 세월을 보냈다니 읽기 전부터 존경스러웠다. 한국에서는 낯선 직업인 케이스 매니저라는 특수한 일을 하며 만나게 된 환자들과 그 가족들과의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했다.

작가님의 직업은 내게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는데, 작가님이 현장에서 일하며 겪은 여러 이야기들은 같은 간호사로서 많은 울림을 줬고, 특히 생과 사를 오가는 순간. 손길이 되어주는 사람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해줬다.

작가님은 중환자실에서 20년간 일을 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케이스 매니저 일을 11년간 했다고 한다. 케이스 매니저는 일반 간호사와 달리 환자의 전체적인 상담가와 매니저 역할을 한다는 걸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케이스 매니저는 환자의 의료보험 상황이라든지, 퇴원 후 갈 곳을 알아보는 일, 환자를 챙겨줄 친구나 가까운 보호자가 있는지 등 전반적인 사후 관리에 대해서도 챙겨줄 수 있는 전문가의 영역으로, 그 자리에서 환자와의 깊은 라포 형성으로 중환자실 너머의 이야기들을 겪었던 것으로 보였다.

기억에 남는 에피로는 옥자 스미스 할머니 이야기가 있다.
항암의 부작용으로 전날 중환자실에 들어온 환자. 환자 차트에서 익숙한 한국 이름이 느껴져 환자 의식 확인을 위해 부른 이름에 환자가 반응을 했다고 했다. 아무리 당직 간호사가 부르고 활력징후를 재기 위해 기계를 들이대도 반응이 없었던 사람이었는데, 타국에서 익숙한 한국어가 들리자 반응한 것이었다 간신히 의식은 차렸지만, 항암 치료 중이기에 언제든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 위급 시 연락할 가족 인적 사항에 대해 물어가던 중, 낯설고 넓은 땅 미국에 오게 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했다. 그렇게 라포를 형성했고, 타국에서 만난 고향 사람에게 부탁한 흰죽 한 그릇을 드시고 호스피스로 옮긴 후, 지역 신문의 부고란에서 부고를 알게 한 그녀의 이야기. 사후에 남편의 부탁으로 한국 가족들에게 연락이 닿아 고통스럽지 않은 삶의 마지막 이야기를 전해주며 케이스 매니저로써 사명을 다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여든다섯 유방암으로 투병하던 할머니 스스로의 선택으로 연명치료를 포기하자마자, 치료에 적극적이었던 할아버지는 곧바로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는 타코쓰보 증후군을 보이셨고, 결국 두 분이 마지막을 같이 호스피스 병실로 옮겨 같은 날. 단 두 시간 차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 이야기는 정말 소설과도 같은 현실의 이야기여서 믿기지 않았는데, 이 케이스로 연명치료에 대해, 그리고 가족들과 환자의 입장에서의 차이를 생각하며 임종이라는 마지막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게 했다.

이 외에도 삶과 죽음의 다양한 경계에서 사람들의 마지막을 위해 노력했던 간호사로서의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많은 기계음이 들려오며,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중환자실이라는 장소에서 40년이나 근무했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러웠고, 많은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도와주는 일을 하는 케이스 매니저라는 새로운 직업에 대해 알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공부가 되었던 것 같다.

어떤 삶의 마지막에서도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은 환자의 가족이나 의료진 모두가 한마음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순간의 간절한 마음들이 모아져 커다란 울림을 주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서 이 책을 간호사 동기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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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27 23: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 직업을 40년간 한다는건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같은 직업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 감동적인 책읽기를 하셨을거 같아요 ^^ 러블리땡님도 멋지고 존경받는 간호사 이실거란 생각이 듭니다~!!

러블리땡 2021-10-28 16:07   좋아요 1 | URL
한 직업을 40년 진짜 대단하신거죠 근데 전 새파랑님 댓글이 더 감동이네요 ㅎㅎㅎ 멋지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항상 좋은 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