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만에 서재를 관리를 눌렀나 보나보다
천성이 게으르기도 하고 어느 순간부터인가는 알라딘 마을에서
입 닫고 지켜보는게 더 편하다고 느껴진 점도 있다
이번 불매 운동을 지켜 보면서 마음을 이미 덜어냈다고는 하지만
알라딘 서재라는 이 공간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곰곰히
생각해 보고 또 돌이켜 보고
결국 내가 내린 결론 중 하나는
애정을 가지고 내민 손을 맞잡아 주지 않는다면
나도 더이상 손 내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하신 말씀처럼 알라딘이 그저 인터넷서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많은 논의와 고민들이 오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여러사람이 상처 받는 일도 없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척 내버려 둔다면
나 또한 알라딘을 그저 편리한 인터넷 서점으로만 이용하는 편이 옳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파워 블로거도 아닌 주제에 이런 거창한 글을 쓰려니 좀 우습긴 하지만 -_-
이제 더이상 2005년 9월 부터 자리잡아 온
서재공간을 책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공간으로는 쓰지 못하겠다
또한 알라딘에서 판매하는 상품화면에서 내가 끄적거린 글이 보이는 것도 싫다
그래서 알량하게 몇푼 들어 오는 땡쓰투도 사양하련다 

그간 이 썰렁한 서재 찾아주시고 다정하게 말 걸어 주신 이웃분들께는
사진으로나마 차한잔 대접해 드리고 싶은 마음뿐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09-12-2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이게 무슨 뜻인가요? 그럼 더이상 mong님의 책 이야기를 이곳에서 볼 수 없다는 건가요? ㅠㅠ

네꼬 2009-12-2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무슨 말씀? 엉? 엉?

2009-12-29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9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4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4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8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10-01-21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아하던 분들, 이렇게들 사라지시니 맘이 무척 휭숭거립니다 ㅠ.ㅠ
 

 나는 시 사본을 나누어준 뒤 그중 어느 사본이 과연 보존될까 점쳤다.
 오빠가 내 유일한 조수였다. 우리는 주된 보관 장소를 계속 옮기기 위해 돌아다녔다.
 무식한 밀고자가 내가 없는 사이에 뒤지더라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언어학 논문 자료들
 사이에 만델슈탐의 산문 원고더미를 끼워 넣은 여행가방을 끌고 다녔다.
 가끔 내가 가진 원고들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었으며, 지금도 계속 없어지고는 있지만,
 아마도 그것은 다른 이유에서일 것이다...중략...
 어쨌든 이런 분실 사건들이 있은 후 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집에 두지 않았고,
다시 이런 생각으로 고단해야 했다. '어디가 무사하고 어디가 위험할까.'
어찌 되었건 나는 별로 잃어버리지 않은 채 결승점에 도달한 듯하지만, 아직 결승선이 보니는 것은
아니다. 아니가 들면서 나는 보존의 한 방법은 이제 더 이상 책하지 않는다. 56세까지 나는 시와 산문을
모두 외우고 있었다. 잊지 않기 위해서는 매일 아무 부분이나 반복해 외워야 했고, 스스로의 생존 능력을
믿는 동안 나는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늦었다.
          (p.448)

나는 1919년 5월 1일 만델슈탐과 처음 만났고, 그는 우리츠키를 죽인 데 대해 볼셰비키들이
'시체들의 제물'로 답했다고 내게 말했다. 우리는 1938년 5월 1일 헤어졌다. 두 병사가 등을 떠밀며
그를 끌고 갔다. 우리는 서로 아무 이야기도 나눌 틈이 없었다. 사람들이 우리 말을 가로막았고 우리에게
작별인사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나는 모스크바의 오빠 집에 도착해 말했다. "남편을 잡아갔어요." 오빠는 슈클롭스키 집으로 달려갔고
나는 칼리닌에 있는 타티야나 집에 남겨둔 원고 바구니를 가지러 나섰다. 내가 며칠만 지체했더라도
바구니에 든 것들은 압수되었을 것이고 나는 검은 까마귀에 태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당시 나는
자유로운 삶보다 검은 까마귀를 더 원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시는 어찌 되었을까?
    (p.572-573)

알리사 구고보느 우소바는 자기 남편을 타슈켄트 묘지에 묻고 그 무덤과 나란히 자기 자리도 마련한 뒤
자기 건강에 극히 해로운 기후의 중앙 아시아에서 죽을 때까지 살았다. 그녀는 장작을 패고 물을 길어
나르는 것을 도와주며 유형기간 동안 자신과 가깝게 지내던 전직 고위관료와 그의 가족을 카자흐스탄의
외진 유형지에서 빼내오기도 했다....중략....우소프 교수가 받은 이 방이 자신이 죽은 뒤 헛되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그녀는 지상에서 모든 지상적인 일을 완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자기
묘지에도 남편 묘지에 있는 것과 같은 나무를 심고, 꽃에 물을 주도록 가난한 묘지지기에게 돈을 미리
지불한 뒤 평안하게 묘지에 잠들었다.
            (p.575)




전혀 모르는 러시아의 시인에 대해 읽는 것이 낯설고 지루하지 않을까 잠깐 생각도 해보았지만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난 후에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딱한 사정을 가진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비록 밀고자이지만 어쩔수 없는 사정이 설명되고
발음조차 힘든 이름들에 대한 주석에는 몇명 걸러 총살당했다는 마무리가 나온다.
사회에 의해 고통 받으면서 반평생 이상을 살면서도 이런 정신을 유지한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강인함을 느끼게 한다.
 


 하워드 진의 책에서 읽은 한줄의 문장이









조지 오웰의 [1984]로 나를 이끌었고
때마침 내 눈에 들어온 두꺼운 책 [회상]으로 갔다가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이제












또 다른 모험으로 넘어간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12-2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라진 원고>에 대한 제 리뷰 제목이 '문학보다 더한 기억'이었어요. 그에 대한 생각을 더 해보려면 <회상>은 역시나 필독서가 되겠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몽님의 독서 방식은 참 멋지당께요.^^

mong 2009-12-23 16:30   좋아요 0 | URL
아...그 리뷰 본 것 같아요
회상은 정말 예상외의 큰 수확이에요
도서관에 다녀왔는데 이반 데니소비치가 없어서 슬퍼요 ㅜ.ㅡ

2009-12-28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5월 14일이 아침이 밝았다. 초대받았던 손님이나 그렇지 않은 손님이나 모두 떠났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집주인을 데리고 떠났다. 나와 아흐마토바는 간밤의 소동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빈 아파트에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아마도 우리는 그냥 말없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우리는 눈을 붙이기 위해 눕지 않았으며, 차를 마실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있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으면서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무엇을 위해? 어디로? 누구에게? 삶은 계속되었다. 아마도 우리는
 물에 빠진 사람과 닮아 있었던 것 같다. 신은 내게 이 문학적 회고록을 허락하셨지만, 당시
우리는 그 어떤 문학에 관해서도 생각하지 않았다.  (p.34)


나는 거짓말을 했고, 지금도 그것이 부끄럽다. 그러나 내가 그때 진실을 말했다면, 우리에게 '보로네슈 유형'이란
없었을 지도 모른다. 거짓말을 해야만 했었나? 거짓말을 해도 되었던 걸까? '구원받기 위한 거짓말'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거짓말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 땅에 그런 곳이 있을까?
모든 곳에 허위와 위선이 있다고 우리는 어릴 적부터 배워왔다. 만약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우리의
끔찍한 시절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평생 거짓말을 했다. 대학생들에게도, 직장에서도,
전적으로 믿을 수 없었던 선량한 사람들(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에게도, 그리고 이때 그 누구도 날 의심하지 않았다.
이것은 우리 시대의 일상적인 거짓말, 즉 일종의 판에 박힌 예절이었다. 나는 이런 거짓말을 부끄러워하지는
않았지만, 부하린에게 한 거짓말은 냉정한 계산에서 나온 고의적인 거짓말이었다. 유일한 버팀목을 놓칠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것은 종류가 다른 거짓말이었다. 그런데 내가 과연 그때 사실대로 말할 수 있었을까?   (p.51)   

 

다가오는 시대의 울려 퍼지는 위업을 위해,
사람들의 높은 종족을 위해
나는 아버지들이 벌인 잔치의 술잔을 빼앗겼다.
즐거움과 자기 명예도.

늑대를 쫓는 사냥개 같은 시대가 내 어깨 위로 달려들지만,
내게는 늑대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
차라리 털모자처럼 나를
시베리아 벌판의 따뜻한 털외투 소매에 끼워 넣으라. 

비겁자나 허약한 더러운 자,
바퀴에 낀 피묻은 뼈를 보지 않도록
푸른 여우털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 눈앞에서 밤새도록 빛나도록 

예니세이 강이 흐르고,
소나무가 별까지 닿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라.
왜냐하면 내게는 늑대의 피가 흐르지 않으며
대등한 자만이 나를 죽일 것이기 때문이다.

오십 만델슈탐  [다가오는 시대의 울려 퍼지는 위업을 위해]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12-1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 만델슈탐의 시를 읽었던 기억이... 왜 하나도 안날까요.^^;
아흐마토바도 그렇고. 이름만 간신히 알겠다는 거. 시 수업시간에 죽 쑨 것만 기억나네요.ㅎㅎ
일단은, 고마와요, 몽님.=)

mong 2009-12-15 10:06   좋아요 0 | URL
흐흐 이 어수선한 12월에 이책도 없었으면 어쩔뻔했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은 문장이 참 좋고 이단은 거기에 담긴 진심이 무엇보다 좋아요
저는 학교 다닐때 왜 시를 안 읽었을까요? ^^;

비로그인 2009-12-15 13:25   좋아요 0 | URL
크크. 저는 명색이 러시아문학 전공자였다는 거.
시가 좋아서 읽은 게 아니라 안 읽으면 학점이 없었다는 얘긴데요.

mong 2009-12-15 14:41   좋아요 0 | URL
아...공대생이 동경하는 인문대생이셨군요 흐흐

책에 정말 생소한 이름 투성이에요 흑흑
메아쿨파님은 좀더 익숙하게 읽으시겠어요 '-'

네꼬 2009-12-1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시, 너무 좋잖아요. (취해서 읽어서 그런가... 딸꾹.)
아무튼 아직까지는 내 채찍질에 힘입어 몽님이 새 글을 생산하고 있다고, 믿어도 되는 거죠? (딸꾸.)

mong 2009-12-15 10:07   좋아요 0 | URL
네꼬씨도 좋아요?
취중에만 좋은건가? (주정뱅이~주정뱅이~)
12월에는 좀 열심히 써볼까봐요
좋은 글이 안나온다는게 좀 흠이랄까 =3=3=3

빨간덧신 2009-12-1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몽님의 느닷없는 문자를 받을 땐 서재를 방문해줘야 한다는 센스를 깨달았삼.ㅋ
덕분에 부분 즐감. : )

mong 2009-12-15 13:48   좋아요 0 | URL
으하하
뭐 꼭 그런건 아니지만 좋은 센스삼
나중에 더 올릴테니 또 즐감해주삼 :)
 



디카도 고장나고 사진 찍는 재미도 없는 이런
겨울엔 자고로 겨울잠을 자야하는데 올해도 겨울잠은 텄고
지금으로 봐서는 올 한해 읽은 책은 50권 남짓으로 마무리 될것 같다
이제 올해 마지막 마무리!



 지금 읽고 있는 재고 도서
 이것으로 당분간 조지오웰 씨와는 이별이다
 사실 더 읽을 책도 없긴하다. -완료
 





 알스님 서재에서 보고 보관함에 들어있던 책
 책값이 만만치 않아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과연 이걸 내가 다 읽을수 있을지 모르겠다
 꼬장배추님이 두꺼운 책만 좋아한다고 놀리더니 이제는 겁도 막 나는구나 -완료







 지난달부터 야금야금 읽고 있으나 [실비]를 읽지 않아 다소 좌절모드
 그래도 신곡이야기가 있어 힘이난 것도 사실
 이제 오스카 와일드와 제임스 조이스로 넘어간다~
 보르헤스 할배의 현학적이로 함축적인 글을 읽다가 와서 그런지
 에코씨의 글이 친절하게 느껴진다 헉





 소문속의 책 한권이 또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디킨스의 책을 물리치고 책꽂이에 안착한 케루악씨...







(소심하지만 야심찬 계획이라 믿고 혼자 기뻐하는중)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꼬 2009-12-1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상]은 무려 632쪽 @_@ 두꺼운 책만 좋아하는 몽님2

mong 2009-12-11 17:55   좋아요 0 | URL
버럭하려다가 올해 지금까지 읽은 책 50권을 살펴보니까
그중 일곱권이 500쪽이 넘더군요
저는 진정 두꺼운책 마니아인가요? +_+

비로그인 2009-12-1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몽님 리스트 멋지네요. 만델슈탐의 <회상>은 저도 몹시 탐내는 책인데 절판될까 전전긍긍하는 중.^^
읽는 짬짬이 페이퍼도 좀 올려주고 그러세요.=)

mong 2009-12-11 17:58   좋아요 0 | URL
놀이터지기님이시다-
<회상>은 조금 읽어보았는데 두께와 무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드는군요
이 책 이야기를 좀 들려드리도록 할께요
그나저나 메아쿨파님은 리스트 안올리시는겁니까아-

빨간덧신 2009-12-15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데 맨 위의 사진은 어디야요?
(나 오늘 도배질;;)

mong 2009-12-15 13:49   좋아요 0 | URL
여기 안양에 있는 와플집인데
지금은 없어졌어요 ㅠ.ㅜ
커피도 제법 맛있었는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