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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폐허를 응시하라 - 대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혁명적 공동체에 대한 정치사회적 탐사
레베카 솔닛 지음, 정해영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9월
평점 :
A paradise built in hell. (2009)
레베카 솔닛이란 작가를 걷기의 역사를 통해 알게된 게 벌써 6~7년 전 일이다. 절판된 책이라서 여기저기 찾다가 겨우 들였다. 그래서인지 솔닛에 대한 믿음이 있다. 미국의 여러 재난 사례들이 실려 있다. 재난에 관한 그녀의 주장을 더 알고 싶었는데 일종의 보고서 같은 느낌이라 좀 실망은 든다. 하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지식인들의 작업이 많이 진행되길....
재난학자라는 게 있는 걸 처음 알았다. 마지막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해법은 공동체에 있는 것 같다. 마지막 장의 소제목이 ‘사랑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 북」 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정치 정당이든 종교 단체든 봉사 단체든 어디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되는 공동체에 가입하고 실천&행동하는 것이 재난의 시대에 맞서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일 것이다. 국가가 나를 구해주지 못한다면 같은 편과 모여 머리를 맞대고 뭣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종교나 신이 과학에 밀려난 이 시대, 살아남을 방안은 소공동체의 영성에서 찾아야할 듯 싶다.
이 책은 가까운 과거의 재난들을 얘기했다. 그러나 이 책은 미래와도 무관하지 않다. 미래에는 지식과 함께, 소망과 믿음이 더욱이 중요해질 것이다. 451p
재난은 우리가 종종 사로잡히는 슬픔과 두려움, 억측과 습관의 거미줄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며, 그 효과는 실질적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기까지하다. 168p
대부분의 종교는 신자들의 죽음이나 필멸성, 질병, 상실, 불확실성, 고통처럼 우리가 직시하기 두려워하는 것들로 눈을 돌리게 하고, 어떤 면에서는 삶이 늘 재난이라는 현실을 보게 한다. 따라서 종교는 일종의 재난 준비라고 하겠다. 178p
말하자면 재난은 하나의 끝이요, 파괴와 죽음의 절정인 동시에 시작이요, 개방이요, 다시 시작할 기회이기도 하다. 2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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