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사생활 - 우리는 모두, 단어 속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지음, 김아영 옮김 / 사이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단어의 사용으로 진실성, 관계, 성격, 지위, 욕구 등을 알아낸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한 치유효과를 연구하던 중 단어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좀 무섭다... 이분은 내가 쓴 글을 읽고선 단 몇 분만에 모든 걸 알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가 두려워진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를 읽다가 연관이 깊을 것 같아 찾은 책.

 

 

사람들은 긍정적인 경험에 대해 쓸 때 <우리>라는 단어를 특히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들은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하고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표시하는 등 보다 구체적으로 글을 쓴다. 한편 슬픔은 일반적으로 주의가 자신의 내면을 향하게 한다. (..) 사람들은 감정적 신체적으로 크게 고통스러울 때 <나>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분노는 부정적 감정으로 분류되지만 슬픔과는 완전히 다른 특성이 있다. 사람들은 화가 났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고 자기 자신은 보지 않는다. 이때는 2인칭과 3인칭 대명사를 자주 사용할 뿐만 아니라 현재 시제로 생각하고 말한다. 175~177p

 

 

저자의 주장대로 라면 나는 진실하게 말하고, 솔직하고, 우울한 편이며 슬픔에 차있다. 어느정도 맞는 것 같다. 나에게 집중하고 싶고 솔직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신기하다. 하지만 반박할 여지와 위험성은 있다. 많은 부분이 이미 심리학에 포함되어 있고, 통계에 의한 연구다보니 표본집단의 갯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가 있다. 또 저자 말대로 어떤 사람에게 글쓰기 도움이 되는 이유를 발견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이유로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27p) 문제는 연구의 과정을 살피지 않고 결과치를 임의로 적용했을 때 나올 부작용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나>를 많이 쓰기 때문에 불안하고 우울한 사람이라고 확정 짓기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라우마는 단어를 통해 치유되어야 한다는 건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아주 개인적인 일이더라도 트라우마는 지극히 사회적인 면이 잇다. (...) 성적인 트라우마가 거의 모두 비밀이라는 점에 있었다. 어떤 유형의 사건이든 사람들이 혼자서만 알고 있는 일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높았다. 중요한 감정적 격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에 어긋나는 일이다.200p

 

 

'드러내고 표현할 때 상처는 치유된다, 상대의 호감을 얻으려면 비슷하게 행동하라,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 문학치료' 등 심리학에서 얻었던 지식과 정보들이 모두 들어맞는다. 거짓으로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은 직관적으로도 금새 알아챌 수 있다. 이런 거짓나부랭이들을 요즘 텔레비젼에서 자주 본다. 진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장황한 미사여구와  자신감에 들 뜬 표현, 감정적인 동사와 인지적인 단어가 많고, <나>라는 단어를 안 쓴다고. 가장 흥미로운 연구는 '작가가 남자와 여자의 언어를 포착하는 능력이 각자 다른가'에 대해 연극와 영화 작품을 분석한 것이었다. 세익스 피어, 손톤 와일드, 우디 앨런, 쿠엔틴 타란티노 등의 작품 안에서 남성과 여성 주인공들의 남성적-여성적 언어지수를 분석하고 있다. 세익스피어와 타란티노는 남자이고 남자처럼 글을 쓴다. 기능어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셰익스피어는 타란티노와 마찬가지로 여자들의 마음 속까지 들어가지는 못한다는 것을 할 수 있다.(263p) 조금 더 연구해서 영화나 연극을 보면서 작가의 기능어 사용능력을 파악한다면 재미있겠다. 오홍~

 

흥미로운 분야의 재미있는 내용들. 꼼꼼히 다시 읽어봐야 겠다. 내면의 성찰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감정을 키우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단순명확한 구체적인 명사를 자주 써야겠다. 또한 낯선 삭막함이 드러나는 누군가의 문장을 보았을 때에 행복한 명사로 댓글 한 줄 달아줄 수 있는 센스 정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굵게 표시된 작은 소제목들만 읽어도 꽤 도움이 된다.

 

 

*행복할 때는 <구체적 명사>를, 슬픔과 분노에 차 있을 때는 <인지적 단어>를 많이 쓴다.

*개인의 고통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우리가 쓰는 단어에서는 <낯선 삭막함>이 느껴진다.

*지위가 높은 사람은 <나>라는 단어는 적게 쓴다.

*진실과 거짓, 그리고 대통령의 언어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기

*두 사람의 단어 사용으로 관계의 지속여부를 알 수 있다 등등

 

 

소설가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on Writing』 라는 유쾌한 책에서 말하기를, 연습과 노력이 있으면 괜찮은 작가에서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하고 훈련하더라도 좋은 작가가 위대한 작가로 탈바꿈할 수는 없다고 한다. 스티븐 킹이 생각하기에 위대한 작가는 아예 다른 종류의 인간이다. 253~2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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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4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부러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안 쓰려고 합니다. 그냥 제 생각인데 이런 문장을 남발하면 제 주관적인 입장을 어필하는 것 같아서요.. ^^;;

:Dora 2017-02-14 17:42   좋아요 0 | URL
저는 주관적인 생각이 일반화될까봐 일부러 썼는데 이젠 빼려구용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