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지음, 황금진 옮김, 정희진 해제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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쁜 페미니스트와 비슷하게 끝이 뜨뜻 미지근하다. 아내가뭄이란 아내에게도 아내가 필요하다는 다른 표현이다. 저자는 유명한 정치평론가로서 아이 셋을 낳은 워킹맘이다. 묻고 싶다. 그래도 당신네 나라(호주)가 우리보단 낫지 않냐고. 바뀌지 않는다면 왜 아이를 셋이냐 낳았냐고. 정희진샘의 해제글로 인해 위로 받는다. ˝여성들은 더 이상 국가, 사회, 남성 개인의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여성들은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아이를 낳지 않음으로써 사회를 구하고 자신을 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저 출산은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014p)˝ 남성들은 변하지 않아도 여성들은 진화 중이다.

윤회설을 믿지도 원하지도 않지만 다시 태어나 인간으로 산다면 남성으로 태어나고 싶다. 그러면 적어도 밥 할 걱정이나 생각따윈 안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직설적 말투로 우리나라식 아내가뭄을 써본다면 어떨지) 내용의 모든 불평등한 사항을 8할이상 경험한 나로서는 마지막장을 덮으면 ‘그럼 그렇지. 맞습니다. 맞고요. 어쩌라고‘ 이게 리뷰의 핵심이다. 뭔가 정말 짠한 걸 기대한 걸까.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702072023005&code=960100&med_id=khan

피해자의 노력보다 가해자의 인식 전환이 우선이다라는 말에 격하게 동의하며 거의 대부분 열 받으면서 읽은 대목 밑줄긋기 시작...

아내란 국가의 특별한 자원이었다. 직업 세계에서 아내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아내는 가정을 안정적으로 꾸러갔고, 남자들에게 이런저런 편의를 제공했으며 사랑스러운 아이들도 낳아주면서 남자의 노동 능력을 향상시켜 주었다.169p

여자들이 집안일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하나 있다. 집안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대부분 여자 잘못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아이가 보살핌을 제대로 못 받거나 집이 더러우면, 부주의하다면서 여성을 맹비난한다. 여성과 남성이 청결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남녀의 득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212p

우리가 가정 내 노동에 가치를 부여하려면 제대로 부여해야 한다. 즉, 여자들이 가사 노동의 대가를 못 받는다고 통탄만 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남성들에게 가사 노동을 별로 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109p

자녀가 있는 여성들은 전일제 근무를 하는 경우에도 전일제 근무를 하는 남편들보다 가사 노동을 두배나 더 많이 한다. 남성은 일주일에 20시간 가사 노동을 하는 반면, 여성은 일주일에 41시간을 한다. 0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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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2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부록으로 우리나라 여성 가사 노동 통계자료까지 언급됐으면 더 좋았을 겁니다. 정말 궁금했어요.

:Dora 2017-02-1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정책연구원? 인가 가보면 가사노동을 돈으로 환산하여 보여줍니다. 가사노동을 여성의노동으로 확정하는 것같아 저런 통계를 내는 걸 저는 반대. 물론 통계수치를 믿지도 않구요^^ 생명이나 보이지 않는 노동들을 귀하게 여기는 반자본주의적 인문철학적 인식전환과 통찰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