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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주는 기쁨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드 보통의 작품들은 나에게 그다지 깊은 감흥을 주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그의 매력에 빠지지는 않아도 ˝아!˝ 하는 감탄사는 날릴 정도가 되었다. 구지 세속적으로 말하면 `남주긴 아깝고 갖기엔 내 스탈 아닌`... 그런 표현으로 비유 되겠다.
아홉 개의 짧은 단편이 매우 스타일리시하게 엮여 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건 <일과 행복>이다. 일/행복은 결코 양립, 화해 불가능하다는 마르크스적 가치관을 짧게, 쉽게, 작가답게, 와닿게 썼다. 철학책이 읽기 지겨운 이유는 현학적인 단어와 딱딱한 문체를 독잘 고려하지 않은 체ㅡ나 잘났어 식으로ㅡ 늘어놓는 데 있다. 한국말을 읽는데 읽는 게 아니라 쳐다보는 듯한 그 갑갑한 느낌. 우리나라에도 알랭드 보통과 같이 소설 작가인데, 철학적 깊이를 가지고 쉽고 재밌고 일상적으로 매력있기까지한 단편을 쓰는 이가 있긴 한가?
상상력을 자극할 것인가, 감동을 줄 것인가, 공감을 끌어낼 것인가, 매력을 어필할 것인가, 끈질긴 노력을 보일 것인가.. 전략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