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여기에 그가 있었다 1 - 제임스 마틴 신부의 예수 탐구 여행기 예수, 여기에 그가 있었다 1
제임스 마틴 지음, 오영민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고 언뜻  '예수님 영적 체험에 관한 내용'이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부제가 이스라엘 순례자 필독서라는 것을 알고서는 이내 감을 잡았다. 매해 여름이면 성지순례의 광고 기사가 뜬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고 과연 성경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성지순례의 효과를 볼 수 있겠나 싶어 전혀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누구 말대로 돈이 없지 책이 없나!?... 지금 여기에서 제임스 마틴 신부님의 책을 들고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시작하기로 했다.


예수회 신부이신 제임스 마틴 신부님이 이 책을 쓴 목적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함이며, 그 여정의 첫번째로 '예수님은 누구신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머리말에서 책의 내용과 구성, 의미등등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런점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곧 여행임을 감안할 때 무척 친절하게 다가왔다. 실제 성경을 읽으면서 웬만한 상상력과 기도, 차분한 마음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그 옛날 이스라엘의 상황을 떠올리며, 예수님의 말씀을 헤아리며, 말씀으로의 묵상을 동시에 하기란 매우 힘들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영적 순례의 지도자, 지원자, 곧 훌륭한 친구로 삼을만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느 여행기처럼 단순한 성지에 대한 체험 기술은 아니다. 여기 이 책이 매력이 있다. 예수님의 생애에 따라 진행되는 각 장의 주제들은 곧 성경 속의 성지와 연결되며, 그 곳에서의 체험에 더해 신부님의 연구, 기도, 묵상나눔들이 어우러져 매우 풍부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성지를 여행하는 것은 친한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내가 친구에 대해 잘 안다 해도 친구의 집을 방문한다면 그 친구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41p)

 

이제 나는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만나도록 초대하려 한다. 내가 알고, 내가 사랑하는 예수님, 내 삶의 중심에 계신 예수님을 소개하고 싶다.(44p)



 

공간적으로 예수님의 전 생애를 만나면서, 말씀을 읽고, 솔직한 신부님의 묵상 체험을 들으며, 시간적으로 카이로스(Kairos)의 상태로 놓이는 경험은 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었다. 신부님의 아버지가 폐암 선고를 받으셨을때 누구나 그렇듯 두려움에 사로잡혔으며, 마리아가 그랬던 것 처럼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삶을 살면서 누구나 고통과 슬픔에 직면한다. 상처 받지 않은 인간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이내 우리는 하느님의 크신 뜻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이며, "네" 또는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ㄴ)라고 순종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것은 마치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까지의 어떠한 과정과 비슷했다는 생각이 든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말한 죽음에 대한 심리변화과정은 부정→분노→흥정→우울→수용의 5단계이다. 죽음뿐 아니라 일련의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죽음과 같은 시련에 맞서 인간은 진정 무얼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물음이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곧 나는 살아 있고, 그 이유는 바로 하느님이 나와 함께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무척 충격적인 소식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이런 경우에는 신앙심이 아주 두터운 사람조차도 하느님의 현존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런데 종종 그들이 믿음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은 다음과 같은 단순한 질문이다. "그때 하느님이 당신과 함께해주신 것을 기억하십니까?"(86p)   



 

멍 때리면서 읽고 있던 한 줄에서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하느님이 함께 계셨음에도 나는 끝까지 그 사실을 부정했었고, 원망을 지속했으며, 그분의 현존을 무시하며 살았다는 죄의식 때문에, 더불어 끝없이 용서하고 받아주시는 그분에 대한 사랑을 느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확신이 차고, 인생이 너무나 행복하고, 희망적이며, 늘 기쁘고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지는 못하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3번이나 배신했듯이, 나는 늘 예수님을 배신해왔다. 그리고는 염치없이 또 돌아왔다. 하지만 시몬과 안드레아처럼 곧바로(= 에우투스)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를 수(마르코1,18) 있을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저자는 다시 나의 어설픈 믿음에 바로 답을 준다. 그것은 그들이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267p)

 



 

 

대신 이 책을 읽고 나서 (제자들이 그랬듯이) 곧바로 예전에 멈추었던 교회 봉사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예수, 여기에 그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다음 권이 기대된다. 계속 예수님과 머물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스라엘에 가보고 싶다. 한 장 한 장 떼어내어 천천히, 자세히 읽어 보고 싶다. 깔끔한 번역의 오영민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


 

 

"당신은 저희에게 어떤 분이십니까?"

우리는 그 옛날 회당에서 그 사람이 예수님에게 했던 질문을 오늘날 하느님께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신앙의 언어를 통해, 이런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은 치유와 변화,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시다." (293p)

 

 

 

 

 

 지리학에 약한 나는 지도가 꼭 필요했다..

 

 

제임스 마틴 신부님과 함께하는 이스라엘 성지 순례여행^^*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제66회 크리스토퍼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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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6-2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신가봐요 ㅎ 전 무교지만 진정한 기독교신자는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교회보다 예수님은 정말 좋아하는 분이구요 ㅋ 요즘 톨스토이를 읽고 있어서 그런지 기독교에 관심도 많이 가네요 ㅎ 혹시 예수님에 대한 책 중에 추천 받을만한 게 있을까요? 이 분에 대한 정말 좋은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ㅎ

:Dora 2016-06-23 13:18   좋아요 0 | URL
안냐셔요 루쉰P님^^ 독실한 건 잘 모르겠구요 저는 이름에서 아셨겠지만 천주교신자에요. 제가 읽는 책 중 세가지 정도 떠오르는데요 1나자렛예수 시리즈가 있습니다 베네딕토교황님이 쓴... 2송봉모 예수회 신부님이 쓴 예수 탄생과어린시절/예수 새시대를 여심(이 책은 제가 리뷰쓴 게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책은 읽었는데 잘 생각이 안 나서 찾아보고 말씀드릴게용 ㅋㅋ

:Dora 2016-06-23 13:21   좋아요 0 | URL
러시아(루시)의 이해를 위해서는 역사뿌리원류적으로 개신교보다는 천주교 서적으로 접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역사무지랭이라 잘은 모르나 러시아 정교가 동방교회라고해서 서방교회(로마 가톨릭)과 분리된 시점이 있습니다 저는 톨스토이보단 도스또예프스키가 더 맞더라고용...

루쉰P 2016-06-23 21:10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ㅋ 근데 어떻게 닉네임을 읽어야 하죠. 제가 영어의 무뢰한이라 ㅋㅋ `시어도어`가 맞으신가요? 신의 선물이란 이름 오오옵 무언가 무지 숭고한데요!!!

천주교 좋아합니다. ㅋ 전 직장 상사가 천주교셨는데 무지 열심히 하셨어요.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기독교보다는 천주교가 낫다는 뭐 편 가르는 건 아닌데, 제 소견이에요 ㅎ.

나자렛 예수 시리즈라!!! 그리고 리뷰는 찾아 보겠습니다. ㅎ

글구 역사 무지랭이가 아니시네요 ㅋ 정확하게 러시아 정교를 아시네요 훗 ㅋ 전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다 좋아합니다. 근데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의 신앙에 한번도 의심을 안 했어요. 톨스토이는 의심을 하고 또 해서 그 본질을 찾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전 요즘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를 읽고 있거든요 ㅎ

2016-06-23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Dora 2016-06-23 21:32   좋아요 0 | URL
실례라뇨 전혀 아니에요^^제 이름(세례명 혹은 본명이라고 해요)은 테오도라라고 읽는데요 영어권 네이티브 발음대로라면 씨어더러 띠어더러가 맞는데요 ㅋㅋ한국식 발음이 마음에 쏙 들진 않아요

:Dora 2016-06-23 21:29   좋아요 0 | URL
당신은 왜 신을 믿나요 라고 물으신 거면 저는 이유가 없네요 사람 왜 좋아하냐고 물으시는 거랑 똑같아요^^ 신앙은 은총이라고 말을 하거든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이라고도 하구요. 늘 부르시는 그분의 손짓 발짓 목소리에 응답한 것 뿐인 것 같아요 저는...

:Dora 2016-06-23 21:31   좋아요 0 | URL
신의 나라는... 책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긴 글 남겨주셔서 많은 생각할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Dora 2016-06-23 21:41   좋아요 0 | URL
마지막 한 권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오늘의 예수.

루쉰P 2016-06-23 21:57   좋아요 1 | URL
아 테오도라님 ㅋ

좀 무례할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답변 감사해요. 신앙을 하는 것은 마치 반드시 해야만하는 것이랄까? 부정할 수 없는 것. 좀 비약이겠지만 원래 자신을 찾아서 그것과 합치하는 것? 뭐 이런 것일까요 ㅎ 저는 개인적으로 신앙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사상을 가진다고 생각을 해요. 종교라는 것은 자신의 생활 기반이 되는 모든 생각들을 좌우하는 하나의 나침판이라고 여기거든요. ㅎ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모두 `돈`이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죠: 저 역시도 여기서 자유롭지는 못 하지만...
좋은 답변 감사해요. ㅋ 여기도 도림천 걷다보면 파수꾼인가 그런 거 팜플렛 주시는 분들 계신데 그 분들에게는 물어보기 좀 그렇더라구요. 눈빛이 질문만 해봐 널 포위해주마 이런 느낌이라 ㅋ

오옵 오늘의 예수!!!! 감사합니다. ㅋ 다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ㅋ

:Dora 2016-06-2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화를 빕니다!! 그리고 루쉰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