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햇빛, 억지 미소, 그 모든 것이 피곤했다. 이상한 모순인 건 알지만 실비는 사랑에는 흥미가 있어도 결혼식은 불편했다. 결혼식은 너무 화려하고 너무 공개적이었다.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둘만의 노력이므로 연인이 근사하게 차려입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결혼식은 사랑의 본성과 정반대 같았다. 아무도 사랑을 볼 수 없다. 어쨌거나 실비는 그렇게 믿었다. 사랑은 내면의 상태였다. 연인끼리의 그 내밀한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실비는 왠지 신성모독에 가까운 잘못 같았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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