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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읽는 여인
브루노니아 배리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세일럼에 사는 휘트니 가문의 여인들은 전부 자신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은둔형 인간이자 레이스 산업의 부흥기를 이끈 엄마 메이, 세일럼 마녀로 통하는 고모할머니 에바, 머리를 잘리지 않기 위해 스타킹을 둘러쓰고 자는 주인공 타우너. 타우너는 쌍둥이 여동생이 죽은 후 세일럼에서 멀리 떨어져살고 있었지만 고모할머니의 실종으로 섬으로 돌아오게된다. 그리고 세일럼에서 타우너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그리고 사라졌던 기억들이 다시 돌아오게된다.
글 전체의 분위기는 깨어질 것 같은 유리컵과도 같다. 살짝 닿기만 해도 금이가버려 곧 산산히 부서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가루로 변해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 타우너의 심각한 정신병력과 잃어버린 기억, 세일럼의 마녀, 그곳의 악마퇴치의식을 일삼는 한 종교, 마녀사냥까지 더해져서 혼란, 불안감, 약간의 공포감이 더해진 신비감이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를 싫어한다면 이 글이 혹 답답해질지 모르지만 나는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신비로우면서 어두움 분위가가 좋았다. 모든 고통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슬픔과 분노가 더 해져 글을 읽어나갔다.
레이스 읽은 여인이라는 제목과 글 중간중간 마다 있는 레이스 읽는 법 때문에 나는 이 소설이 레이스를 가지고 운명을 읽는 여인들의 이야기일 것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레이스에 관한 이야기는 이 소설의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이였다. 타우너의 기억이 주된 이야기다. 타우너의 기억을 찾아가면서 에바의 죽음, 캘빈교의 신도의 실종, 파멸의 느낌이 짙은 한 가족을 부서버리고자 하는 캘빈, 한 가족의 아픔, 그리고 세일럼의 마녀들과 레이스 짜는 여인들이 소재들로 등장하고 있다. 너무 많은 소재들로 이야기가 산만해져버리고 말았다. (적어도 나아게는 그렇게 보였다) 작가님의 욕심이 조금 과했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의 욕심이 조금만 덜 했더라면 완벽했을꺼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고보면 이런 많은 것들이 결국에는 다 필요한 것들이였기에 이 책이 완성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제목이 너무 편중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전 본 영화에서도 레이스 비슷한 것을 보고는 운명을 읽었는데 나는 그와 비슷한 내용일 것이라는 추측을 읽기도 전에 난무해버렸다. 거기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마법을 부릴 꺼라는 기대를 했는데 그런 이야기보다는 서스펜스와 종교적인 이야기, 가족과 고통받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더 주된 내용이였다. 모든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제목이였다면 더 좋겠다.
타우너의 기억은 회색 안개의 기억이였다. 그녀는 기억을 찾고 자유를 찾는다. 세일럼에는 고통받은 여인들이 모여들는 곳이였다. 그곳에 고통을 간직한 타우너가 할머니의 실종으로 돌아와 그녀는 그 고통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간다. 타우너는 결국 그곳의 여인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아픔을 가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