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종족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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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종족.. 참 무섭다.

<하늘에 맹세코> 는 어린 부인과 폭력적인 남편과의 이야기다. 어린 부인, 루크레시아는 순진한 소녀였다. 그녀는 매혹적인 피트먼을 어린 나이에 만나 18살에 결혼하게 된다. 그녀의 남편 피트먼은 보안관의 대리로  부인을 폭행한다. 결국 그녀가 택한 길은 무엇일까? 난 이 어린 아이와 다른 없는 루크레시아가 음란전화를 받고 당당하게 맞설 때 부터 무언가 동화와는 다른 이야기로 흘려간다고 생각했다. 순진하고 부모밖에 몰랐던 그녀가 변하게 된 것은 그녀가 더이상 소녀가 아니라서 인지 아니면 그녀의 남편의 무심함과 폭력때문인지 어느 하나로 단정짓기는 힘들다. 그녀는 많은 요소들로 변했다. 결국 그녀가 선택한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 밴시, 죽음을 알리는 요정>은 아이와 아기가 나온다. 아이는 자신을 아기라고 생각했지만 더이상 자신이 아기가 아니였다. 동생이 생겼기 때문이다. 엄마의 관심은 아기에게 더 쏟아졌고 아기보다 파티에 더 관심을 가졌다. 아이는 관심을 받고 싶었다. 이혼한 아빠가 보고싶었다. 그래서 결국 이 아이도 선택한 것이 관심받기 위한 행동이였다. 어릴 적 동생이 생기면 아이들은 누구나 질투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것을 잘 조율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한다. < 밴시, 죽음..>에서도 아기를 질투하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문제는 부모들이 그것을 조율하지 않고 아이를 방치해 둔 것이다. 결국 질투와 관심 때문에 아이는 어쩌면 아이다운 행동을 한다. 잔혹할지 몰라도 생각해보면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크게 진저리치거나 무서워한 작품은 아니다.

<인형, 미시시피 로맨스> 는 아버지와 의붓딸, 인형이 먹고 살기 위해 매춘을 한다. 생각해 보자. 아버지와 어린 딸이 그것도 의붓 딸이 매춘을 한다면 어떤 생각을 하는가?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실을 한껏 비웃고 어리석다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인형, 미시시피..>의 내용이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겠지만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마네킹이 된 여자>는 우선 제목을 바꾸었으면 한다. 원제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마네킹..>은 쇼핑을 좋아하는 G부인의 이야기인데, 뭐 쇼핑을 좋아하는 것은 G부인뿐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여자만 국한되는 내용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다만 보통적으로 여자들이 오랜시간 쇼핑을 하는 것은 많다. 아무튼 G부인은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지 못해 터키 매장으로 가고 그곳에서 이제까지 쌓인 감정들이 폭발하면서 일이 일어난다.

<떠나지 않는 울음소리>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두번 읽은 뒤에야 이해를 했다.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가 살아진 뒤 어머니와 두 자식들이 살면서 읽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해놓았다.

<허기>는 약간 진부했다. 너무 흔한 이야기라서 읽는 동안 설마 그런 결말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였다. 그래서 좀 아쉬웠다. 딸과 남편이 있는 크리스틴은 바닷가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남편과 사랑하는 남자 사시에서 고민하게 된다. 남편의 나이가 많지만 많은 유산이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남자에게서 불탄다. 결국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리조 크리스틴은 끔찍한 선택을 하게 된다.

<분노의 천사>, 사랑을 받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까? 보통 사람들은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와 사겨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택한다고 한다. 이 단편의 주인공인 카트리나 역시 자신을 사랑해 거의 스토커 같은 길리드를 쳐다보지 않는다. 하지만 길리드는 그녀 곁을 계속 맴돌게 된다. 카트리나는 길리드를 끝까지 이용한다. 하지만 길리드는 상처를 받아도 다시 카트리나를 찾아온다. <분노의 천사>에서는 여자 주인공보다 길리드에게 시선이 더 갔다. 그의 사랑은 정말 사랑이였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카트리나가 쏜 총에도 맞고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받치는데 그것은 삐뚤어진 사랑이였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이용해 먹는 것이 여자라는 종족이었다.

<자비의 천사>에는 멋진 간호사 일명 자비의 천사인 아그네스가 나온다. 그녀는 못생겼지만 훌륭한 간호사였다. 그런 아그네스를 뛰어넘기 위해 R-은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R-은 아그네스의 비밀을 알게된다. 아그네스의 비밀은 섬뜩했다. 왠지 저주받은 도시라고 지칭되는 11층 병동에서의 우울한 분위기가 더욱 이 이야기를 섬뜩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나도 여자지만 참 무서운 존재인것 같다. 같은 여자로써 이런말 하기 참 민망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 책 거의 호러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여기나오는 여자들 다 왜이래하는 말들이 계속 입가에 맴돌았다. 너무 잔인한 거 아냐? 마음에 안든다고 다 치워버리는걸..  하지만 다 읽고 난 뒤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나니 여자란 자인하고 무서운 존재가 아닌 것 같다. 자신에게 상처주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세상의 두려움과 무서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굳세어지고 독해지는 것인데 그것이 조금은 많이 빗나간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생각하고 싶다. 여자라고 다 이렇지는 않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모든 여자가 이렇지는 않다고..!! 작가님, 여자를 너무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로만 표현한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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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일간의 아라비안나이트 - 상상초월 이집트, 버라이어티 수다로 풀다
김정은 지음 / 동아일보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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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내가 가고싶어 하는 나라, 죽기전에 꼭 가겠다고 노래를 부르는 나라, 그곳은 이집트다.
너무 가고싶은 곳이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난 이집트에 있는 고대이집트의 유적과 유물을 보고싶다. 특히 피라미드를 너무 보고싶다. 꼭 피라미드를 보고 죽고싶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나였다. 어릴 적부터의 꿈이라 난 20살이 되어서 부터 지금까지 매년 이집트 갈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매년 번번히 실패했다. 매년 새로운 이유들이 생겨났다. 재작년인가 작년은 완벽했지만 한국인테러로 인해 무산되었다. 이렇게 나의 이집트 행은 번번히 실패했다. 하지만 난 매년 계속해서 이집트 갈 계획을 세운다. 올해 역시 그렇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지은이는 남편을 따라 카이로로 와 프레스 마담이라 불리며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이집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 책은 여행책보다는 에세이 책에 가깝다. 하지만 이 책을 안보고 떠났다면 분명 후회했을 것 같다. 예전에는 여행을 갈 때 여행지 정보만 잘 알고 간다면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 나라의 약간의 문화정도를 알고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팁인 박시시와 인샬라를 모르고 갔다면 이집트에서 미아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집트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됐다. 이집트 영화나, 이집트의 종교, 이집트의 교통수단들 (특히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찍을 때 80년대 차를 구하지 못해 이집트에서 공수해왔다는 말은 참으로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치안이야기, 음식들, 히잡 등 이집트에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거기다 여행정보가 아예없는 것도 아니였다. 하토르 신전에 대하 설명해주고 사진과 함께 신전의 옛이야기와 그곳에서 주의해야할 점, 거기다 자신이 느낀 점까지 적어놓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내가 상상하던 이집트는 없었다. 모두가 위대한 파라오 같은 꺼라고 생각했던 그곳은 없었다. 정말 여기로 여행을 간다면 난 고생만 할 꺼야, 가끔은 깔끔떨고 유난을 떨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한 나는 이집트에 갈 수 없겠구나 하고 절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사진으로 나마 피라미드를 다시보고 고대이집트의 흔적들을 다시 보니 이집트에 다시 가고싶어졌다. 그리고 현재의 이집트의 문화와 사람들을 겪어보고싶었다. 매력적이였다. 

책을 마지막으로 읽으면서 나는 고대사람들의 흔적을 생각했다. 우리 역시 다른 나라에 빼앗긴 것이 많다. 반환운동을 펼치지만 강대국들은 돌려주지 않으려고 한다. 이집트 역시 많다. 각국에 빌려달라고 사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마음이 아프다. 이집트 것은 이집트에서 보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 있다. 이집트에는 피라미드말고는 볼 것이 없다고. 피라미드 안에 있는 다른 것들은 다른 나라에 있으니 이집트 유물들을 볼려면 다른 곳으로 가라고. 왠지 씁쓸해지는 사실이다. 많은 것들을 빼았겼지만 아직은 많이 남아있다는 말에 안도하면 오늘도 난 이집트 갈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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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하와이를 즐기는 48가지 방법
이진영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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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화와이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것 같다. 너무나 이쁜 바다를 , 에매랄드 빛 바다라고 하면 하와이였는데 요즘은 동남아 지역에 많은 리조트와 좋은 시설들이 생기면서 하와이 보다는 동남아로 가는 추세인 것 같다. 바다만 비교한다면 난 동남아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가깝고 비용도 적게 드니까. 하지만 하와이 책을 펼치는 이유는 하와이는 동남아 여러 아름다운 바다와는 또 다른 그들만의 문화가 있고 화와이만의 그 무언가를 보고싶기 때문이다.

머리말이 참 인상적이다. 와이키키와 훌라로 대표되는 하와이 (나 역시 하와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그 두가지가 거의 다다.)는 아주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정보를 단순히 담기보다는 그 곳에 사는 사람들만 아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는 모습까지 담았다고 이야기한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여행을 하면 그 곳의 명소 뿐 아니라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그 곳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을 가고싶다.

책은 정말로 하와이를 즐길 수 있는 48가지를 가르쳐주고있다. 다 읽고 난 후 나 역시 하와이에 가고싶었다. 아니 단순히 여행을 간다면 48가지를 다 할 수 없다. 그러니 그 곳에서 살아보고싶다. 물론 난 작가처럼 영원히 그 곳에 있고 싶지는 않다. 48가지를 다 할 수 있는 기간동안 살고 싶다. 혹시 모르겠다 나도 혹  하와이에서 얼마간 살고싶다고 훌쩍 떠날지. 그리고 그 곳에서 발이 묶여 오랜시간을 보낼지.

해변에서 통닭을 먹으며 수영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햇살 좋은 날 한낮의 바닷가에서 태닝 오일을 바라고 이쁜 수영복을 입고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 것은 어떨까? 갑자기 멋진 기분이 든다. 이런 행복은 아마 우리나라 해수욕장에서 즐기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그리 한다고 해도 기분이 안날 것 같다. 작가가 추천해주는 하와이 해변에서는 가능하겠지. 생각만 해도 낭만적인 일이다. 여행에 관한 것 뿐만 아니다. 돌고래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돌고래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고 있다. 돌고래에 관한 오해나 돌고래의 습성을 같이 설명해준다. 음식을 소개시켜주면서 그 음식을 요리하는 법도 이야기해준다. 하와이에서 결혼하는 방법이나 슈퍼마켓에서 사는 하와이 기념품, 하와이의 서점등 하와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난 이 책이 좋다. 단순한 하와이 사진이 아니라 작품같은 아름다운 사진을 보여주고 생각지도 못한 하와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나를 매료시켰다. 지금 당장 하와이로 날라가고 싶다. (이 책대로라면) 하와이는 파라다이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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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돌의 도시 - 생각이 금지된 구역
마누엘 F. 라모스 지음, 변선희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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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통령의 가방을 훔친 도둑을 우연히 잡게 된 카르멜로는 한순간 영웅이 된다. 영웅이 되어 버린 카르멜로로 인해 대외공격부 장관은 해고 되고 그의 아버지 행성간 업무부 장관은 그 역할이 커진다.  그런 카르멜로는 누명을 쓰게 되는데 대통령의 책을 훔치고 장관을 죽였다고 경찰에게 조사를 받는다. 하지만 카르멜로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금지된 노래들만 흥얼거릴 뿐이였다.  

책 읽어주는 기계로 인해 책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없고 목소리, 손발, 종이를 인식하고 인터넷까지 되는  멀티머디어 펜,화면과 확성기, 보고서, 사진들이 들어있는 비추얼 상호통신기등이 있는 미래사회에서도 범죄는 일어나고 있었다. 죽는 것조차 힘든 그 세계에서도 살인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권력때문이였다. 전 우주가 하나로 통합한 그 때에도 대통령이 있고 장관이 있고..노래도 통제되고 종교도 통제되는 그곳에서도 역시 권력은 생겨났고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한다고 하지만 결국 미움과 암투는 생겨났다. 아무리 시대가 발달하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결국 사람들의 모습과 그 내면은 완전하게 다르게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 아주 머나먼 49세기의 일이 어째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건 나만일까?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국민들이 윈하는 그 무엇보다는 자신들의 권력과 국민들의 영웅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길려는 모습이 현실과 비슷한 느낌이라 씁슬함을 느꼈다. 미래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우리의 미래가 이 책과 같다면 너무나도 암울하다. 지금과 달라 질 것이 없는 우리의 미래. 생각해보면 자동차나 컴퓨터가 없던 아주 먼 시절로 돌아가 지금 우리의 현실이 씌여진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사람의 삶의 방식을 바뀔지 몰라도 결국 사람들의 생각이나 마음은 바뀌는 것이 없을 것이다. 예전에 노론과 소론등 당파싸움이 있었다면 지금에도 역시 당끼리의 싸움이 있으니까. 49세기 역시 그럴것이다.

스페인 책의 거의 처음 읽어보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 이 책의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일들은 나에게 웃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유머와 웃음을 주고자 하는 것은 알겠고  느껴지지만 나에게는 전혀 웃음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스페인 문학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대다 그들의 웃음 코드와 나의 웃음코드는 맞지 않는 듯 싶다. 거기다 개고기와 월드컵 비하가 초반부에 나오는 바람에 마음이 상해서 즐겁기 보다는 씁쓸함만이 계속 남았다. (작가의 의도는 유머였을까. 비하였을까.)

생각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모든 것이 기계로 되어지는 이 진부한 곳에서도 권력이 생가나고 서로간의 싸움은 생겨난다. 아마도 이런 진부함에서 벗어나고자 오늘도 우리의 영웅은 달리는 것이 아닐까. 21세기건 36세기건 49세기건 우리의 사고는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을 벗어나고자 하는 오늘도 즐거워서 달리고 있는 사고뭉치 카르멜로가 있지 않을까.

"자네에게 정치를 하는 기술을 설명해 주지. 집안싸움에 몰두하는 장관들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 이상 좋은 게 없다네. 알겠나? 진짜 중요한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되게 마련이야. 문제가 생기면 장관 하나를 해고하면 그만이고. 이게 바로 혼돈의 정치라는 거야. 이건 기업이론이고 21세기 초에 완성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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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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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쓴 것을 잘 못먹기도하고 커피를 마신 뒤 텁텁한 끝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밥 먹은 뒤 함께 커피를 마실 때에도 혼자 물만 들이키고 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택한 것은 커피를 즐기지는 않지만 이 책이 커피말고도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김탁환작가라는 이름이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백탑파 시리즈의 작가이며 많은 역사소설을 펴내고 있다. 그의 글을 나는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이 비록 커피에 관한 책이라도 꼭 읽고 싶었다. 또 다른 이유는 내 주변에 커피 매니아들의 기분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커피 이야기만 나오면 소외되는 기분을 벗어나고 싶었다. 마지막 이유는 얼마전에 M본부의 한 프로그램에서 고종이 즐겨마셨던 양탄국에 대해 나왔는데 과연 고종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양탄국을 마셨는지 알고 싶었다.

따냐는 커피, 노서아 가비(러시아 커피)를 즐겨마시는 조선 역관의 딸이다. 그녀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얻어 먹었던 딱 한잔의 노서아 가비로 평생 노서아 가비의 맛을 음미하고 또 가비를 통해 고종황제까지 만나게 된다. 그녀는 말로 사람을 현혹시킨다. 한마디로 사기꾼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죄로 국격을 지나 청을 거쳐 러시아로 간다. 그림을 위조해 팔기도 하고 유럽 귀족을 상대로 러시아의 숲을 팔아치우며 산다. 그러던 중 그는 사기꾼 이반을 만나게 된다. 따나는 이반과 함께 조선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따냐는 고종황제에게 조서아 가비를 매일같이 올렸다. 서로를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둘 다 사기꾼이였다. 서로를 속이고 배반하고 다시 속이는 일이 허다했다. 나중에는 둘이 하는 이야기가 어떤게 진실이고 어떤게 거짓인지 모를 정도다. 아니다. 전부 거짓일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커피에 대한 분위기와 향기에 나도 모르게 매료되었다. 내가 싫어하는 텁텁하고 쓴 맛보다는 달달하고 좋은 향기만 남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후에는 커피보다 이반과 안나가 사기치는 사건과 꾐에 집중 되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기를 치고 눈치를 보면서 도주를 하고 서로를 속이고.. 허탈한 웃음만 남았다.

누군가 그랬다. 커피를 마시면 인생의 쓴 맛을 알수 있다고. 아마  고종황제도 따나도 달콤하지만 그 끝은 쌉사름한 쓴 맛의 커피를 그런 이유에서 즐긴 것은 아니였을까? 요즘 우리가 흔히 즐겨 먹는  커피를 고종황제도 마셨다고 하니 이번만큼은 고종황제가 먼 조선시대 사람이 아니라 근래 사람인 것 같다.

마지막이 조금 아쉬웠다. 따나에게 생긴 또 다른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 하지만 작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이 참 아쉽다.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내용이 너무 적은 것 같아 그녀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졌다. 소제목마다 달려있는 커피에 대한 정의가 좋았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역시도 매료되는 문구들이였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나처럼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순간 진한 커피향에 매료 될 것이며 진한 커피향보다 따냐의 사기 행각에 매료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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