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치유한다 - 신경증 극복과 인간다운 성장
카렌 호나이 지음, 서상복 옮김 / 연암서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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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나를 치유할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변인의 도움을 받고,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아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심리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요즘에는 상담 받는 일이 그리 문제가 되는 일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상담을 받으러 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자신에게 용기있는 일인가 하는 것이다.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좋은 모습뿐만 아니라 바닥까지 시커먼 모습까지도 인정하고 받아야들여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일은 하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되는 일은 아니며, 치유가 된다고 해서 쉽게 고쳐지는 부분도 아니다. 경험적인 부분을 떠나 본질적인 기질까지 파악해야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상처와 지침이 함께 동반될 수 있는 작업이다.


책의 두께는 생각보다 크고, 교양심리로 등록되어 있지만 내용은 전문서적에 부합될 만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역자의 단어선택이나 번역 역시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하려고 노력한 점이 보인다. (다만 잘못 오역한 부분들이나 매끄럽지 못한 문장들이 종종 눈에 띄어서 내 눈쌀을 찌푸리게했다.) 어쨌거나 역자는 심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책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만약 남의 도움없이 내가 나를 치유한다면 어떨까? 나라면 정말 혹할 것 같다.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카렌 호나이라는 이름은 들어봤다. 그녀의 이름은 프로이트 이후의 현재 정신 분석학의 발전에 기여한 뛰어난 정신분석가이다. 독일 태생으로 미국에서의 신프로이트 학파의 정신분석가로 신경증의 원인이나 성격 형성에서의 문화적 요인을 중시하여 프로이트 이론을 일부 비판하였다. 그런 그녀가 남긴 대표작이가 마지막으로 저술한 책이 <내가 나를 치유한다>이다. 원제는 "신경증 극복과 인간다운 성장"인데, 나는 원제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내용으로 인해서 내가 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말로 혼자서 가능한 이야기인지는 의문이 든다.

 

프로이트의 본능 이론을 체계적으로 비판한 카렌 호나이는 성격을 형성하는 과정이 본능이나 본질이 아닌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들러와 비슷한 맥락을 가진 부분도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도 많았다. 카렌 호나이는 신경증에 걸린 사람은 자기 스스로가 분석하고 진정한 나를 찾기를 바랬다. 현실에 직면하고, 그 현실을 책임지며 살아갈 때 신경증을 극복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공감하는 바이다. 진정으로 자신을 직면하는 일(힘들고 지치는 일이지만,)을 해낸다면 그 사람은 한걸음 성장할 수 있음에 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내 자신을 바라보는 일은 어렵다. 어찌나 잔인한지, 그 상황이 되면 없던 우울증이 생겨나는 듯한 기분이 들때도 있다. 모든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을 떄도 있다가 모든 것이 남 탓인 것만 같을 때도 있다. 그래도 그 현실을 책임지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며 카렌 호나이의 말처럼 결론적으로 신경증을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자신을 치유하고 싶은 사람,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 또는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괜찮은 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전문도서급인데, 심리학을 모르는 사람이 읽는다면 어려운 부분도 많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신경증의 기원과 구조를 밝힌 마지막 이 저술은 생전에 무시되거나 거부되었던 그녀의 이론을 현재에 와서 받아들이며 수많은 정신과 건강에 대한 해방에 기여했다. 그녀에게 멋진 찬사를 보내며 현대 정신분석학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칠것인가에 대해서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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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
송명빈 지음 / 베프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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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내 개인정보가 공공재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뭐만 했다하면 은행에서, 카드회사에서, 큰 포털 사이트에서 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놀래서 검색해보면 때론 아닌 경우도 있고, 맞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나에게 이것저것 많은 전화가 오다보니 포기상태이다. 그래서 농담으로 우리의 개인정보는 이미 공공재가 아니냐는 소리를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농담일뿐, 어느 누가 내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길 바라겠는가. 예전에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SNS에서 알게된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는데 대화를 하다가 자신이 나를 좀 검색해봤다며 뭐도 했고, 언제 뭐도 했고 라면서 막 이야기를 하더라. 순간 소름이 끼치면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구글에서 내 아이디나 닉네임치니까 나온다고 했다. 그 순간 그걸 어떻게 삭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면서 그 친구가 무서워졌다. 굳이 나에 대해서 일부러 검색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처럼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인터넷에 한명이 유명인사가 되면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개인정보 터는건 쉽다. SNS친구도 검색 한번으로 내 정보의 일부를 금새 알아냈는데, 사람들이 털려는 그 대상자를 여러명이 찾으면 순식간에 개인정보는 없다고 보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까먹지 않으려고 같은 아이디나 같은 비밀번호를 쓰고, 자신의 고유 닉네임을 쓴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좋지 않은 습관이가를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에서 알려준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자세하고 깊게 들어가면 소름끼치는 이야기가 바로 디지털 시대의 우리 개인정보이다. 나 역시 이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새삼스럽게 경각심이 일어나면서 내 개인정보를 어떻게 하면 삭제하고 수정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대학생때 쇼핑몰에서 옷 사고 이뻐서 찍고 올린 상품리뷰와 사진, 아직도 그 홈페이지에 그대로 떠 있다. 몇 안되는 포인트지만 그 포인트 모으겠다고 올린게 내 아이디를 검색하면 나온다는 소리이다. 또 찾아봤더니 내가 당첨된지도 모르는 이벤트 당첨소식을 알게 되었다. 싱기방기. 새롭게 놀란 사실은 내 블로그 링크를 걸은 사람의 댓글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올린 아이폰6+ 지문인식에 관련된 리뷰를 다른 사람들과 정보공유하듯이 URL이 링크되어있는 댓글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까지는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지만, 아이디를 치는 순간 인스타그램이 나오는데 할말이 없었다. 역시 인스타그램도 공개 SNS 였구나 싶었다. 책에서도 언급하는 부분인데 SNS 역시 이제는 개인 사생활이 아니라 어느정도 가면을 쓰고 사용해야할 것처럼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내 정보는 쉽게 까발려지니까 말이다.

책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를 읽으면서 보이스피싱의 종류과 발전도를 알게 되었다. 게다가 핸드폰과 카메라, 웹하드 등 다양한 저장매체를 잘 관리해야하고 버릴 때도 신경써서 버려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중고로 팔꺼면 단순히 삭제를 하고 주는게 아니라 여러번 용량 크게 저장을 해서 복구를 못하게 하던가, 특별한 프로그램을 써서 완전 삭제를 하고 판매를 해야겠더라. 책을 읽으면서 오싹했던 또 한순간이 바로, 악을 품고 남의 저장매체를 복구시켜 협박하는 사건이었다. 실제로 얼마전 유명가수 A양의 누드사진 유포사건도 있었고, S양과 C군의 열애설 사건도 있었다. 외국 예시도 상당히 많던데 소름이 쫘악- 끼치는 순간이었다. 내 카메라와 핸드폰을 함부로 사진 찍으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2년 후 쓰고 판매할 때 심각하게 저장한거 잘 삭제하고 프로그램 돌려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 끔찍해.

책에서는 단순히 정보가 어떻게 저장되는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뿐만 아니라 핸드폰, 인터넷, PC 등 여러 제품의 흔적을 지울 수 있는 방법 등도 알려준다. 그리고 처음 알았는데 소멸 SNS 도 있더라. 친구가 사진 확인후 10초후에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문자 내용도 마찬가지. 시간도 원하는대로 넣을 수 있다. 이제껏 공개되는 SNS만 사용했는데 이제는 대나무숲이 아닌 사라지는 SNS를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페이스북도 모르는 사람은 친구추가를 하지 말던가 아니면 내 정보를 삭제해야겠더라. 무서운 개인정보의 바다가 아닌가. 정말 간만에 정보 넘치는 책을 읽었더니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 기분이다. 당장에 시간이 있으면 각종 사이트를 들어가 옛날 글들, 사진들 막 삭제하고 싶은 기분이랄까. 

작가는 우리가 원한다면 잊혀질 권리를 선택할 수 있으며 디지털 소멸로 이어져야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내가 죽어서도 내가 올렸던 글들, 사진, 동영상이 떠돈다면 끔찍할 것 같다. 난 죽어버려서 로그인해서 삭제할 수도 없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고 비웃고 웃음거리가 된다면 어떨까. 물론 아주 잘 살아서 존경하는 사람이 되어 내 모든 행적들이 칭찬 받는다면 다른 얘기겠지만 평범한 사람이 그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이제는 디지털 시대에서 벗어날 순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얼마나 현명하고 똑똑하게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가는가는 본인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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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2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커 그룹 송명빈은 출국 금지되고 전국민에게 쌍욕을 먹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은 하루 (윈터에디션)
구작가 글.그림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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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눈물이 흘러 힘들었다. 지하철에서 읽을 때는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들리지 않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이지 않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구작가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을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마음에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차마 내가 그런 마음을 가져도 될까 라는 미안한 마음까지 있었다. 귀가 들리지 않는 구작가는 유독 큰 귀를 가진 토끼로 자신을 대변했다. 읽는 건 30분만에 다 읽었지만 글을 쓰는건 너무나 어려웠다. 베니의 이야기를 내가 차마할 수 있을까. 그래도 조심스럽게 리뷰를 남겨보고자 한다.


꿈이 가득한 베니는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토끼다. 구작가가 유난히 베니의 귀를 크게 그린 이유가 세사으이 소리를 못 들으니까 자신 대신 좋은 소리를 많이 들으라고 토끼의 귀를 더 크게 그렸다고 한다. 두 살 때 열병을 앓고서 귀가 아예 들리지 않게 되었다는 베니. 비행기가 옆에 지나가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귀가 들리지 않아 말을 할 수 없었던 베니는 하고 싶은 말을 그림으로 그려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곤 했다고 한다. 베니의 엄마는 말을 해보지 못한 베니의 혀가 굳을까봐 설탕을 입 주변에 묻혀 빨아 먹는 연습을 하게 했다고 한다. 계속 움직여야만 혀가 굳질 않으니까. 그리고 베니가 소리를 낼 수 있게 베니의 손을 엄마이 목에 갖다대고 그 울림을 느끼게 해주었따고 한다. 그러고선 다시 베니의 손을 베니의 목에 갖다 대고 비슷한 울림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그 연습을 쉬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시간이 추억이 되었다는 말을 하는 베니의 말은 내 마음을 아프게했다.

어떻게 시간을 '추억'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그렇게 말하기까지 베니의 마음은 얼마나 단단해진걸까요.



 

베니는 그렇게 하나하나 벽을 무너뜨리면서 성장했고 상처도 하나씩 커갔다. 하지만 '한계'라는 큰 벽을 무너트리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던 베니는 그림을 그리또 또 그렸다고 한다. 그렇게 노력이 쌓여 싸이월드 스킨작가로 인기를 얻어갔고 통장에 금액도 쌓여가는 즐거움도 알게 됐다고 한다. 어느 순간 싸이월드는 하락세가 되고, 베니의 일도 줄어들었고 생활도 힘들어졌다. 그러면서 무기력함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렇게 우는 날들에 지쳐 바닥을 쳤다. 바닥을 치면 올라와야하는 법. 그렇게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고 다시 그림도 그리고 봉사활동도 하며 즐겁게 지냈다. 하지만 곧 다시 절망이 닥쳤다. "망막색소변성증" 즉, 앞으로 눈이 안 보이게 될 것이라는 결과를 병원에서 들어야했다. 여기서는 나는 정말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이게 드라마야? 왜? 귀도 안 들리는 베니에게 눈까지? 한참 멍하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베니는 또 다시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하지만 또 다시 일어난 베니. 칠전팔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베니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니 하나하나 해보기도 어려운 시간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그녀의 버킷리스트는 소소한 가족여행부터 시작해서 외국여행까지 다양했다. 그 많은 버킷리스트 중에서 책이 나온 지금까지 해본 것도 있고 아직까지 못해본 것도 있다. 혹은 못해볼 것 같은 리스트도 있었다. 예를 들면 <운전면허증>따기는, 베니도 알고 있었지만 청각장애에게는 무리인 리스트였다. 하지만 해보고 싶다는 그 마음은 알 수 있었다. 버킷리스트 중에 <어린 시절의 그리운 책 찾기>가 있었는데, 베니는 앞으로 눈이 안보이기 시작할테니 더욱 더 눈으로 하는 일들이 더 많이 하고 싶었던 것 같아. 좋은 풍경을 눈으로 담아두는 일부터 말이다. 책 역시 그런 일 중에 하나가 아니였을까. 



 

'지금까지의 슬픈 기억은 전부 이곳에서 사라질 거예요.'


'울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난 아직 어린데...

이렇게 포기할 수 없잖아'


 

'눈이 보일 때 할 수 있는 걸, 

그리고 하고 싶은 걸

모두 해보자.'



 

베니를 보고 있자면 내가 힘들다고 투덜되는 상황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힘들지만 나는 정말 투정만 부린게 아닐까. 나 역시 버킷리스트가 있고 그걸 하나하나 지워나가기로 한다. 하지만 내 버킷리스트는 내 마음을 다한 진심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베니에게는 얼마 없는 시간동안 당장 실천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적은 간절한 버킷리스트였다. <작업실 갖기>, <엄마에게 미역국 끓여드리기>, <돌고래와 헤엄치기> 등등... 베니의 그 간절한 시간 속에서 나는 슬펐지만 그 속에서 희망도 보았다. 그녀 역시 힘겹게 한발짝 한발짝 내밀고 세상을 향해 내밀고 있었고 앞으로의 다가올 엄청난 아픔에 절망하지 않고 다른 감각을 빌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동화 같이 예쁘게 그려진 그림들과 글들이 담겨져 있는 <그래도 괜찮은 하루>. 하지만 그림과 글처럼 그저 동화같지만 않은 이야기이다. 끝은 없지만, 그 끝은 제발 동화은 해피엔딩이길 빌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버킷리스트가 꼭 다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나 역시 내가 원하는 일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야겠다. 그녀에게 뒤쳐지지 말아야지. 투덜거리고 힘들어할 시간은 없다. 내가 원하는 걸 충분히 할 수 있는 조건 임에도 불구하고 지쳐쓰러진다면 그건 나의 부족함이 아닐까. 변명하지 말고, 투덜거리지 말고, 때론 지치더라도 금새 일어나 뛰어나가야겠다. 그래, 그래도 괜찮은 하루야.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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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 동화전집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
그림 형제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김열규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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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개구리왕자, 빨간구두, 신데렐라, 빨간모자,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어릴때 누구나 다 읽어봤던 동화이다. 우리는 어릴때, 이런 동화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권선징악을 가르키는 내용을 기본으로 하여, 어릴 때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결국 해를 입는다는 것을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착한 일을 많이 해야하고 나쁜 짓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릴때 봤던 동심 그 자체로 읽었던 동화는 나에게 예쁘고 아름다움으로 남아있다. 왕자님이 찾아오고, 나쁜 놈에게 말려들면 안되고 그럴때는 머리를 써야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동화의 원작인 <그림형제 동화전집>을 이번에 읽게 되었다. 백설공주 원작, 라푼젤 원작, 헨젤과 그레텔 원작... 등등, 아무튼 이 많은 소설의 원작자인 그림 형제. 어떤 사람들은 이 두 형제의 성이 '그림'이라는 것도 놀라워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제일 처음에 알았을 때, 그게 이름이라는 걸 알고 놀라웠으니까.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의 원작을 읽는다는게 흥미진진했다. 초반 발행 후 200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사랑받는 동화이다. 다만 원작이다보니 우리가 어릴때 읽었던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더 현실적인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어른이 되어서 읽을 수 있는 이 동화, 내가 알던 그 동화랑 얼마나 다를지 궁금했다. 동화를 읽은 나이가 적어도 20년 전이기 때문에, 기억이 많이 흐릿해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디즈니라던가 많은 애니메이션 등으로 각색되어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동화니까 말이다. 200년전의 초판 발행 되었던 이 동화는 총 210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몇몇은 인쇄된 자료에서 얻은 것이지만 대부분은 구전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은 사람들의 영혼, 상상력, 신념을 전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구사하는 단어와 방식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고 노력한 책이라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책 목록, 총 210편을 보고 있으니 아는 제목도 간단히 보이나 모르는 제목도 많다. 

때로는 알듯말듯 비슷한 제목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빨간 모자"는 원제가 "작은 빨간 모자"로 되어 있다. 

그래도 대부분은 내가 아는 제목되어 되어 있는 듯하다. 


책 <그림형제 동화전집> 속에는 

일러스트의 거장 '아서 래컴'의 컬러 삽화 전편이 수록되어 있다.

책 앞쪽에 수록되어 있어서-

그림 하나하나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책 목록 순서에 맞게 숫자와 이름, 제목이 적혀있고

아서래컴의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근데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아버지, 어머니가 너무 늙어보인다...(...)


 

 


짧은 동화는 딱 한페이지 정도로 끝나는 내용도 있었고, 긴 내용은 몇장씩 되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동화 백설공주/라푼젤/헨젤과그레텔/작은빨간모자/신데렐라 등은 길이가 긴 편이었다. 그리고 내가 알던 내용과 다른 부분도 많았다. 제일 처음에 읽었던 '개구리왕자'는 결국 두 사람이 뽀뽀를 하게 되서 왕자가 된게 아니라 개구리가 귀찮게 굴어서 벽으로 던졌는데, 아름다운 눈을 지닌 왕자가 됐다고 한다. 자신을 던진 공주와 함께 결혼하고 살아가는 왕자가 이상했다. (뭥미) 다음으로 '라푼젤'의 뜻이 상추인걸 아는 분이 있으려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이 나오면서 그 뜻이 상추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이유는 라푼젤의 어머니가 방밖의 상추밭을 보는데 너무 먹고 싶다고 얘기해서, 라푼젤의 아버지가 그걸 몰래 훔치다가 마법사에게 걸린다. 마법사가 사정을 듣고 딱하다고 생각하면서 대신 아이가 생기면 달라고 한다. 그리고 이름을 라푼젤로 지었다고 하더라. 어릴때는 이런 이유도 모르고 읽었는데 (아니 읽었어도 까먹었는데) 지금은 새삼스럽게 머리에 속속 들어오더라. 중요한건 라푼젤의 결말이었다. 내가 아는 결말은 그 탑에서 잘 빠져나가서 행복하게 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마녀에게 들켜서 라푼젤은 황량한 땅으로 쫓겨나고, 왕자는 맹인이 되서 돌아다니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 라푼젤의 눈물 방울이 왕자의 두 눈에 떨어지며 눈을 뜨게 되는 아름다운 스토리! 과정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참 다르더라. 


'신데렐라(원제:재투성이아이)'는 마법사가 나타나 호박마차와 옷을 주는게 아니라, 개암나무에 오는 새가 그 소원을 들어준다. 개암나무는 아버지가 장에 가면서 무엇을 사다줄까 하고 물엇더니 '집에 돌아오실 때 아버지의 모자에 닿는 첫번째 나무가지를 꺽어다 주세요"라고 했는데, 그 나무가지를 친어머니 무덤 옆에 심고 울었더니 그 눈물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 나무가 된 것이다. 신데렐라는 그 나무 밑에 앉아서 울며 기도를 하곤 했는데, 그러러 때마다 하얀 새 한마리가 그 나무로 날아오곤 했고 소원을 들어줬다고 나온다. 거참, 내가 알던 내용과 다르니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빨간모자'나 '백설공주' 같은 경우는 거의 비슷했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원제:들장미공주)' 또한 내가 알던 동화와 비슷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림형제가 쓴 동화들이 210편이나 들어가있어서 현실적인 동화도 있었고 아름다운 내용도 있었다. 이제껏 몰랐던 다양한 동화를 읽고 있으니 새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30대에 들어서서 동화를 보게 될줄은 몰랐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의 원작을 읽으니 흥미진진했다. 쉽고 재미있다보니 두껍지만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내가 알던 동화와 모르던 동화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가끔은 읽다보면 제목은 모르지만 내용은 알고 있는 동화도 있었다.


동화와 현실의 감성을 가지고 새해를 시작하는 기분, 괜찮네.

어른 동화, 각종 동화 백설공주,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등의 원작인 <그림형제 동화전집>

읽기 쉬운 책이었다. 책이 낯선 어른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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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3 -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완결편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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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설득의 심리학>은 교양심리학 도서중에 가장 유명한 책 중에 하나이다. 심리학은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는 분야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생각이 있고 마음이 있어서 그 마음과 머리에 따라서 움직이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에 관련된 반응이나 결과물을 궁금해한다. 이번에 나온 <설득의 심리학3/완결편>은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단 <설득의 심리학> 1,2권의 완결편이라지만, 왠지 또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갖게 된다. 1권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 했고, 2권에서는 Yes를 끌어내는 설득의 50가지 비밀에 대해서 이야기한 책이다. 완결이라는 3권에서는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을 주제로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다. 어찌보면 3권 다 말만 조금씩 다르고 같은 주제를 말한다. 원하는 결과를 갖기 위해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소리다. 그래서 인기가 있었던 걸지도. :)

 

어찌보면 <설득의 심리학>은 심리학 교양도서라기보다 자기계발에 가까운 도서이다. 그렇게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을 설득을 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의 대답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을 다양하게 기술한 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책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다양한 사례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이 방법을 쓰면 효과적일거라고 설득한다. 하하하. 어쨌거나 내가 초반부에 읽으면서 충격과 함께 도움을 받은 부분을 소개해보려한다.

 

책 속에 있는 예를 들어보겠다.

한 회사에서 워크샵을 앞두고 13명의 대상으로 사전 설문지를 이메일을 보냈으나, 첫날 3명이 응답했다. 그중에는 상세하고도 구체적으로 답변해준 분들이 있어 나머지 분들도 잘 응답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이틀, 사흘, 나을이 지났는데 단 한사람도 추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아 한 번 정도 더 재촉 메일을 보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메일을 썼다.

 

"지난주에 참가자 여러분께 보내드린 서베이를 모두 받셨는지요? 못 받으신 분들은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보내드리자마자 바로 아주 '상세하고도 쿨하게 답변해주신 분들이 여러 분 있어 매우 반갑고 워크숍 방향에 대한 감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직 '답변' 못하신 몇 분께서도 '아주 짧은 설문이니만큼 꼭'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재촉 메일을 보낸 날과 그 다음 날 이틀만에 여섯 명이 추가로 응답, 23퍼센트의 응답률이 69퍼센트로 올라섰따. 만약 이때 내가 이렇게 메일을 보냈다면 어쨌을까?

"지난주에 참가자 여러분꼐 보내드린 서베이를 모두 받으셨는지요? 못 받으신 분들은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지난주에 설문 협조 요청을 드렸는데, 아직까지 세 분만 답변해주셨습니니다. 아직 '답변' 못하신 분들께서는 아주 짧은 설문이니만큼 '꼭'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보라색 글씨의 말처럼 보냈다면 설문 응답률은 정말로 어땠을까? 응답률을 훨씬 저조했을 것 것이다. 요청에 응답한 비율이 낮을 때에는 굳이 응답률이 낮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없이 거짓말은 하지 않되, 긍정적으로 응답한 사람을 부각시켜야 응답하지 않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나 역시 일하는 쪽에 대다수의 응답이나 개인의 답변을 요청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내가 했던 방법들은 보라색 글씨처럼 보내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띵해지더라. 도입부부터 나를 끌어당기는 설득의 심리학 3권 덕분에 재미있게 읽기 시작했다.

또 다른 예로 음식점 메뉴판에 '멸치회를 안 드시면 후회합니다'과 '멸치회 짱 꼭 드셔보세요!'라고 적혀있는 것 중 어느 말에서 사람들이 더 많은 주문을 할까? 골랐나? 바로 더 많은 주문을 하는 대답은 손실프레임에 영향을 주는 앞의 말이다. 맛있는 건 많다. 하지만 안 먹으면 후회할 정도인 것은 적다. 사람이 마음을 이렇게 마케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나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잘 하기는 어렵다. 일 할 때도 사람들을 상대할 때도. 많은 공부와 시행착오가 필요한데, 그 방법의 지름길의 팁을 알려주는게 설득의 심리학인 것 같다. 읽다보면 왠지 내가 많은 심리학적 마케팅에 속은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회 생활할 때 이것 때문이었구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에 가장 중요한 건 '스몰 빅' 정말 작은 것의 차이라는 사실이었다. 조금 바꿨을 뿐인데, 한가지만 바꿨을 뿐인데 여러가지 항목들이 변하는 것이다. 그 항목이 매출일수도 있고, 내 얼굴의 인상일 수도 있고, 그룹의 변화일 수도 있다. 그 섬세한 작은 차이가 변화시키는 것들을 보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정말 작은 차이로 변화하게 만드는 것 같다. 똑같은 말이라도 어떤 어조로 말하냐에 따라서도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말이 나온 것 처럼. 많은 생활에서 바꿀 수 있는 이야기를 심리학적인 연구결과를 가져와서 예시를 들고 설명하는 이 책을 보고 있자면 괜히 인기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분명 읽어보면 자기계발서이지만, 심리학을 유용하게 책 내용에 넣어 이해가 쏙쏙 되도록 만들어놨으니 말이다.


목차를 보고 있으면 궁금해지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띈거는 챕터 22 <옷 입기에서의 스몰 빅은 무엇일까?> 라는 것이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옷을 입었을때 대상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질문을 답해줄 챕터였다. 물론 모든 상황의 해답이 되는 건 아니지만, 직장 생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필요에 따른 옷 선택을 할 수 있을정도는 도움이 된다. <설득의 심리학>을 읽으면서 아직까지 논의 되지 못하고 실험 논문 결과가 나오지 않은 숙제들은 내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 개인적으로 나중에 논문 쓸때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1, 2권은 출간된지 오래된 책이라 연구학적으로는 힘들수도 있지만. 그 사이에 많은 논문들이 나올테니까) 

어쨌거나 간만에 필요성 있게 읽은 책인 것 같다. 

자기계발서적 치고는 가벼우면서도 쉽게 읽히고 아는 듯한 이야기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주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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