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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편지
최인호 지음, 양현모 사진 / 누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책이 처음 내 손에 왔을때 살짝 둘러보니 사진이 곳곳에 있었다. 그런 사진들은 내 마음에 쏘옥 들만큼 예쁜 것들이 잔뜩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이 사진과 어떤 내용으로 적혀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사진과 내용은 별개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저 책을 수식해주고 꾸며주는 듯한 사진들이 잔뜩있었다. 사진은 양현모작가님의 사진이었는데, 사진만 봐도 만족스러울만큼 좋은 작품 같은 사진들이 책에 많이 담겨져 있었다.
'어머니'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악착같이 아끼고 살고 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43세 이후로 혼자이신 우리 할머니가 떠오른다. 어머니의 어머니라서 그럴까.... 할머니까지 떠오르는 걸 보면 말이다. 『천국에서 온 편지』는 최인호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최인호 작가님이 일상에서 지내는 그 시간 속에서 중간중간 어머니를 떠오르는 이야기가 펼져친다. 어머니의 냄새를 아내의 냄새에서 맡는 것이라던가, 자신의 이를 생각하면서 어머니의 틀니를 떠올리는 것 등이다.
최인호 작가님은 가톨릭신자이다. 그래서 일까... 처음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하느님의 얘기가 가득하다. 사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나로서는 책을 읽는 동안 조금 힘겨웠다. 특히 초반에 최인호 작가님의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땅에 뭍히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많은 '하느님'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기도와 성경 등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나에게는 어렵고 알기 힘든 내용이었다. 그리고 '영성체' 라는 것이 나오는데 내가 얼마전에 아는 분께 영성체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않았었다면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궁금했을 것이고 정 못참았으면 검색을 해서 이해를 했을 것이다. 물론 직접 본적도 없고 먹어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초반부터 너무 많은 하느님 얘기에 나는 뒤를 읽는 동안도 지쳐버렸다. 사실 이렇게 많은 하느님의 얘기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일 것 같다.
『천국에서 온 편지』에서 최인호 작가님의 어머니는 일찍 과부가 되어 어렵게 살림을 해오시면서 6남매를 키웠고, 그 세월이 둘째 아들 최인호 작가님에 의해서 의미가 되살아나는 듯했다. 다만 아쉬운 건 너무 종교의 얘기가 많다는 것이겠지만 자신이 믿는 종교이자 어머니가 믿는 종교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된다. 나는 덕분에 '어머니'와 '할머니'에 대해서 다양하고 많은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아직 젊긴 하지만 올해로 50살, 황혼의 나이가 되셨고, 할머니는 74살로 아직 정정하시다. 비록 두 분 다 때로는 아플때 있고 기쁠 때도 쓸플 때도 있다. 그런 모습을 나는 눈여겨 봐놔야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