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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드립니다 - 성숙한 삶을 향한 열여섯 번의 만남
한성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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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드립니다>는 책이 발간되기 전부터 지인의 인연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사람 중에 하나이다. 심리학과를 나와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님이신 한성열 저자의 이야기는 또 어떨지 궁금했었다. 언제나 심리학과 관련된 책은 '나 꼭 읽어보라'라고 말하는듯해서 내 눈과 마음을 빼앗는다. 그래서 내 책장에 50권이상은 심리학 관련 도서인 것 같다. (세어보지 않은 건 비밀) 어쨌거나 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준다는 제목은 신선한 포인트인 것 같고, 그 마음을 빌려 '마음 검진'을 받는다는 카피 역시 책을 집게 만드는 부분인 것 같다.

 

 "상처받은 마음, 평생 그대로 두실건가요?"

 

 책 <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드립니다>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어투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있다. 심리학적으로 어려운 단어를 쓰며 다룬 책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방어기제의 부분을 자연스럽게 다루며, 궁극적으로 성숙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자신의 삶과 행동, 마음 그리고 무의식까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다. 읽다보면 긍정심리학을 중점적으로 하는 한성열 교수님의 이야기가 귀게 쏙쏙 박힌다. 책이 아니라 실제 수업을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달까. 심리학 수업에도 이렇게 쉽게 설명을 해주실련지 궁금해졌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았던 두 구절이 있다. 첫번째 구절은,

"가난이 슬픈 것은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누구를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아무것도 없어서 슬픈 것"(p,218)

이 부분은 인용한 글이었는데, 내 마음에 와 닿았던 이유는 이 글과 똑같이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심리학을 하고자 마음 먹었던 이유가 바로 누구를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 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물질적인 것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이 살 사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내가 돈을 얼마나 벌지도 모르니, 심리학을 배우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때는 심리학의 시옷자도 모를때였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순수했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성열아, 너 아직도 그렇게 마음이 아프니?"(p.237)

두번째 구절은 순간적으로 나도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사람의 행동은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어떤 행동을 하기까지는 그 사람의 마음이라는 여러 기제 안에서 복잡하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가 공부를 안하고 소설만 보고 있는 행동은 마음이 얼마나 다쳤는지를 반영하지만, 사람들이 눈치채긴 힘들다. 그저 놀기 좋아하고 소설만 좋아하는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감선생님의 어떻게 아셨을까, 혹은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친 저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줬다는 게 아닐까. 나 역시 최근에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대학원을 가지 못하고 방황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잡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얼마나 마음이 다쳤었는지를 반영하는 결과였다. (아, 이걸 쓰면서도 눈물이 나려하네. ) 그때 제대로 울지 못했던, 어루만져주지 못하고 괜찮다고만 생각했던 마음이 꽤나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깨달았었다. 


책을 보면서 심리학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읽으면서 내 마음도 어루만져줬었던 것 같다. 

또 누군가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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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서른 살, 까칠하게 용감하게
차희연 지음 / 홍익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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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서른 살, 앞자리가 바뀌는 것이 뭐가 큰일일까. 근데 신기하게도 큰일이다. 29살과 30살의 느낌의 내가 정말 나이가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철부지 어린애 같으면 안될 것 같고 결혼도 신중하게 생각해야할 것 같고, 즉 어른스러워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게 앞자리 '3'의 위력인 것 같다. 이 책은 제목 때문에 끌렸다는 말을 부정하지 못하겠다. 나 역시 올해 서른살이니까. 까칠하게 그리고 누구보다 현명하게 서른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서 적혀있다는 문구를 보니 내 블로그 문구와 비슷하지 않은가를 생각했다. '다정시크하다'는 말이 나에게는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정도 많고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대하지만, 필요할 때는 시크하게 즉 현명하고 냉철하게 대하는 말을 뜻한다. 아닌 것을 아니라도 말하지만 부드럽고 유순하게- 때로는 강하게 말하는 것. 요즘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비슷하다. 

이 책의 저자 차희연씨는 감정조절코칭 전문가이다. 감정조절코칭이라는 전문가가 생길 정도로 요즘 시대에는 자신의 감정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이 왜 스플지, 왜 화가 나는지, 왜 울음이 나는지 모른다. 알려고 노력해도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당신 그렇지 않아?' 라고 얘기하면 나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 반발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전혀 다를 수도 있으나, 사람들은 '내가 보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왜 사람들이 자신에게 그런 반응을 보이고, 나는 또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심리상담가가 있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감정조절이 잘 안되는 사람들을 위해 생긴 것이 감정조절코칭전문가라고 본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여자 서른 살 쯤 되면 감정조절을 잘 해야한다고. 사실 서른살이라는 기준을 잡았을 뿐, 나이는 상관없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잘 되어가는 부분일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 더 노력해야하나는 생각이다. 책에서의 기준은 회사이다. 회사내에서의 태도, 말투, 감정 등을 이야기하는데, 남성중심적인 사회생활을 잘 할려면 감정조절을 잘하고 처신을 잘해야한다는게 키 포인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직상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이 있다. 나는 직장인이지만 남성중심적인 회사는 아니라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었지만, 우리나라의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읽는다면 심적으로도, 앞으로의 회사생활에서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저자의 모든 말을 긍정하는 건 아니다.)

"나무에 앉아 있는 새는 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두려우하지 않는다. 
새가 나무에 앉을 수 있는 이유는 나뭇가지의 튼튼함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항상 자기 자신을 믿어라."

책에서 SNS 화제글을 인용했는데, 마음에 쏙 들어서 체크해놨다. 자신을 믿는다는 것,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까. 무슨 일이 있든 간에 자신을 믿고 나가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과신해서도 안되고, 비하해서도 안된다. 자신을 똑바로 있는 그대로를 보고 직시하고 사랑하는 일이 중요한다. 그렇게 된다면 어떤 위기가 닥쳐도 극복할 수 있고 감정에 휘말려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많은 여성(나 포함)을 생각했다. 과연 그들은 어떤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까? 오늘도 그들은 힘든 사회생활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든 현명하고 올바르게 처신하며 나아가길!

나 역시 오늘도 힘내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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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술에 행복하랴
조웅래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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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많이 읽고 있다. 하던 폰 게임을 다 정리했다. 폰 게임은 회사에서도 은근하게 하게 되며 내 일에 지장을 준다. 퇴근길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차 안에서 폰 게임을 하고 있다. 집에 가서도 컴퓨터를 하면서 폰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러니 내 눈은 피곤하고, 몸도 피곤하고, 일도 대충하는 느낌이 들고(물론 일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일상생활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느는게 싫어서 모두 삭제해버렸다. 그리고 다시 손에 책을 잡았다. 쌓여가는 책장을 보며, 읽고 싶다고 샀던 책들을 보며 반성했다. 제일 먼저 든 책은 <첫 술에 행복하랴>이다. 두꺼운 책도, 소설 책도 패스하고 읽기 편하면서 동기부여 할 책을 하나 잡았다. 내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며 정말 단 한 술에 배부르려고 하는 건 아닌지 싶어서 말이다.

책을 읽기 전 저자의 이력을 보는데, 아이구야- 학교 선배님이다. 과는 다르지만 우리학교 출신이셨다니 괜시리 반갑더라. 학연, 지연 물럿거라 라고 얘기하지만, 그래도 같은 곳에서 자라나고 공부하고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반가움은 어쩔 수 없나보다. 저자 조웅래씨는 맥키스사 회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맥키스에서부터 막힌다. 무슨 회사지? 책을 읽어보니 술이다. 술. 그렇게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니, 술 종류를 잘 모르는지라 맥키스라는 술을 처음 들어봤다. 어쨌거나 그게 중요한가. 이제서 알게 됐으면 됐지. 근데 이 선배님 참 특이하다. 분명히 술을 만들고 파는 회사인데, 술을 만들고 팔지 않고 계족산에다가 황토길을 깐다. 응? 나도 놀랐지만, 그 당시에 그 회사 사람들은 오죽 놀랐을까. 사장이란 사람이 회사가 잘 될 구실 보다는 계족산에 자잘한 돌을 깔고 황토길을 깔았다. 맨발로 산을 오를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벌인 일이다. 저자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진심으로 대하고 열심히 하더라. 실제적으로 이 일 때문에 회사가 아주 잘되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맨발로 걷기 대회, 계족산에서 벌어지는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일을 저지르면서 그가 단순히 회사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그 일을 했다는 것을 주변에는 알아주더라. 개인의 명성이 올라감으로서 회사의 명성도 같이 오른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 일을 아예 재쳐둔 건 아니다. 새로운 소주를 개발하고, 브랜드 창출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에코힐링, 힐링이라는 단어를 그 누구보다도 빨리 썼고, 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결국 대한민국 최초 믹싱주 맥키스를 개발해냈고, 충청남도 안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그는 계족산에서는 맥키스 오페라 공연도 하고 있고,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 초청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전적인 사람이었다. 조웅래 회장은 좋은 마인드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만을 위한 노력이 아니였다는 것이 책에서 보여지더라. 어찌보면 정말 자기 욕심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자기 욕심 많은 것 같기도 하고 -

안주하려 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조웅래 회장. 충분히 했다고 보여지지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걸 보면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생각해본다. 최근 이사 준비를 하느라 정신 없는 나. 빨리 집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벌써 좌절만 2번이다. 마음에 드는 집을 다른 사람이 계약해버려서 말이지. 그래,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또 찾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계속 찾아보고 알아보다보면 마음에 드는 집이 나타나려니- 내가 살만한 인연이 되는 집이 있겠지라고 생각중이다. 잘 될거야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한다면 언젠가 만족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자기계발서 같은 에세이는 언제나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듯.
재미는 SO-SO 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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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
한설 지음 / 예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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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 민증상 정확하게 스물 아홉이다. 음력으로 따지면 서른이기도 하고, 친구들도 서른이고- 빠른이니 뭐니 따지기도 싫으니 서른이다. 어쨌거나 딱 이 책을 읽을만한 나이일려나. 그래서 끌렸다. 나 역시도 많은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고, 좌절을 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했다. 스무살때의 나는 서른살이 되었을 때 무언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그때쯤이면 당당하게 동창회에 나갈 것 같아보였고, 누군가 내 곁을 지키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다. 내 꿈이 이루어져 있거나 거기에 열심히 다가서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좌충우돌 하고 있고, 누구보다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이 책은 자기개발서이지만, 소설처럼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29세 또래 친구들의 한 명, 한 명 다른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는 책이다. MJ라는 모임을 하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29세의 삶을 그리고 있고, 똑같이 불안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표현한다. 겉으로는 괜찮아보이지만 그건 표면적인 것 뿐이고, 한 명 한 명 모두가 완벽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너만 그런게 아니다'를 이야기 하고 있다. 각자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으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조급해하지말고, 새로운 것을 하기에 늦은 나이도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해준다. 소설 같아서 읽기도 편하고 가독성도 좋다. 다만 29세의 흔들리는 불처럼 글의 흐름도 정리정돈이 잘 된 느낌은 아니였다. 약간은 조잡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소설의 주제와 더 잘 맞지 않을까도 생각이 든다.   

 

< 스물 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을 읽다가 주변의 많은 이들이 떠올랐다. MJ클럽에는 예쁜 사람, 돈 많은 사람, 집안이 어려운 사람, 가정이 불화한 사람, 꿈에서 좌절하는 사람,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사람, 사랑을 하는 사람,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을 보고 있자면 나 역시 감정이입되는 누군가가 있고, 다른 친구들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꿈과 사랑을 찾고 있는 사람으로 비춰지겠지라는 생각도 했다. 특히 꿈은 늦었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방황도 많이 했고 그만큼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정인이 모습과도 닮지 않았을까. 한가지의 꿈만 바라보다가 나의 다른 면모도 보고 있는 현재의 내 모습이 말이다. 과연 당신이 이 책을 읽는다면 효선, 수정, 정인, 민재, 알렉스, 미영 등의 주인공들 중에서 어떤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끼어넣을까?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책의 불안감과 초조함은 29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29세라는 특정한 나이는 30살이라는 앞자리가 바뀌는 순간이기 때문에 더 의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 역시 반년이 흘렀는데도 내가 서른 살인게 믿기지가 않는 걸. 내가 뭐 한게 있다고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을 산건지 싶다. 아직도 20대 초반인 것 같고, 해야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인데, 주변에서는 결혼 얘기를 꺼내는 일도 비일비재하고, 뭘 이뤄놓은게 있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 부족한 나지만 지금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것 밖에 없어서 가끔은 주눅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보다야 앞으로 나아가는 내가 멋지지 않을까.  


책 에서의 친구들 또한 좌충우돌하며 쌓은 경험들로 천천히 한발짝 내딛는 모습들이 보였다. 책의 내용이 상투적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나 또는 내 곁의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가 있다. 불안한 나와 미래를 위로 받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이랄까. 내 마음까지도 조금은 정돈된 느낌. 나도 이 친구들처럼 한발짝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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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 촌놈들의 전성시대 응답하라
오승희 지음, 이우정 극본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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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7, 그리고 응답하라 1994. 두 시리즈로 우리의 마음을 울린 유명한 드라마이다. 응칠이나 응사 모두 현재 20~40대까지의 어릴때 감성을 건드리고 있다. 누구는 초등학생때, 중학생때, 고등학생때, 또는 대학생때... 또는 어린 부모였을때 이야기겠지. 각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때의 시절로 돌아가 느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드라마이면서도 예쁜 로맨스 드라마이다. 응답하라 1994가 나올때, 응답하라1997의 인기가 워낙 커서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응칠보다 응사가 인기가 더 있었을 정도라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그 응사가 책으로 나왔다니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원작이 드라마이고, 책이 후작인 경우는 드라마가 성공했을 때 이야기이다. 보통은 원작이 책이지. 그래서 원작이 더 재밌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대인 이 경우는 어떨지 궁금했다. 원작과 책은 어떤 느낌일까.


드라마를 이미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본터라 모든 스토리를 꿰고 있는 상황에서 이 스토리가 잘 읽힐까 걱정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그때 드라마 본 느낌 그대로 읽었다. 대화가 나오면 배우들의 말투가 떠오르며 그 말투 그대로 읽히는 기분이랄까. 드라마 속 장면이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진행되었다. 정우, 나정, 윤진, 해태, 칠봉, 빙그레, 삼천포.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머리속을 지배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은 술술 읽히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는 장점때문에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속도감이 남들과 달랐던 책.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두꺼운 책임에도 불하고 너무 잘 읽혀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는 내용이라도 재미없거나 안 읽히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은 걱정 붙들어매도 될 듯하다. 


소설로 만나는 응답하라1994는 섬세한 매력이 있었다. 드라마 속에서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감정, 표정, 행동만 보고 그들의 섬세한 감정을 이해해야했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러한 감정, 표정, 행동들이 모두 설명이 되어있고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했는지 조차 나와있기 때문에 조금더 자세히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했던 나정이 오빠 태윤이의 이야기는 조금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어릴때부터 정우, 태윤, 나정은 삼남매처럼 친하게 지냈고 어느날 그렇게 보냈다는 것과 그러한 감정에 대한 설명이 드라마보다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보니 이해가 조금 더 쉬웠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나정이 칠봉에게 감정이 흔들리기 시작했는지도 분명히 나와있었다. 드라마보다는 조금더 친절한 소설이랄까.


물론 드라마에 있는 모든 대사와 내용을 옮기기는 힘드니, 대사가 행동이나 설명으로 대체된 경우도 있었고 어떤 장면은 아예 서술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서술되지 않는 장면들은 적거나 불필요한 장면들 같았다. 소설로 잘 옮겨든 느낌이었다. 그 많은 내용을 한권의 소설로 옮겨야했으니 부득이하게 잘려진 장면들이나 줄인 장면들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모든 장면들이 딱딱 맞게 맞춰들어가는 듯했다.  

 

읽는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새롭게 보는 느낌이었다.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눈으로 읽는데 머리속에는 장면이 그려지고 있었다. 영상으로 알고 있는 글을 읽는 기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정이의 남편찾기에 열불을 냈던 그 상황을 기억해봤다. 나는 쓰레기(정우)가 남편일줄 알면서도 칠봉이를 응원했었다. 그의 사랑이 너무나 아프고 안타까웠기 때문에 나는 그를 응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소설에서는 답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칠봉이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오히려 드라마보다 책에서 더 그의 마음을 읽으며 안타까워졌다. 드라마에서는 눈빛, 표정으로만 알아야했던 그의 감정을 책에서는 하나의 시선에도, 눈빛에도 표정에도 감정이 그려져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드라마를 책으로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워낙 인기 있었고 좋아했던 드라마이기 때문에 더 다른 느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드라마와 같으면서도 같지 않은, 섬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드라마 소설 <응답하라 1994>

책장 속에 잘 끼워두고, 나중에 다시 한번 꺼내보고 싶어진다. 그들의 첫사랑 스무살 때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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