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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산다 ㅣ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심플하게 사는 것을 강조하는 책은 전혀 심플하지 않게도 많이 있다.
심플하게 살고, 정리정돈을 함으로써 심신을 고양시키는 것은 모든 것이 '과잉'이어 '피로'한 현대 사회에 필연적인 트랜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늘 '정리정돈'과 '심플한 삶'을 갈구하는터라, 관련 도서가 나오면, 대충 다 읽어보는 편이다.
한 권을 추천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메모를 하는데, 이 책의 대부분을 다 베껴 적었을 정도로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의 경험이 믹스되어 나오는 결과물이기에 모두에게 좋을까 싶긴 하다. 나 또한 기건 아니건 '이건 나랑 좀 안 맞는군' 하는 부분들이 없지 않았다. (좋은 말만 하라는거; 미안하지만, 그건 못해요)
심플한 삶을 위해 제안하는 세가지 카테고리도 너무나 적절하다.
물건, 몸, 마음
정리 정돈의 책인가 싶은데, 다이어트의 책이고, 명상의 책이다.
서점에 널리고 널린 실용서와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는 '철학' 책이다.
많은 사람이 물질적인 부를 자기 인생의 반영이자 자신이 존재하는 증거라고 여긴다. 이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자기가 소유한 것과 연결 짓는다. 더 많이 소유할수록 더 안심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게 탐욕의 대상이 된다. 물질적 재산, 사업, 예술품, 지식, 아이디어, 친구, 연인, 여행, 신神, 그리고 심지어 자기 자신의 자아까지도. 사라들은 소비학, 손에 넣고, 모으고, 쌓아 둔다. 친구를 소유하고 관계를 소유하고 자격증을, 학위를 상패를 소유한다. 그리고 이렇게 소유한 것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간다. 욕심 때문에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하고있음에도 이를 잊어버리거나 깨닫지 못한 채 언제나 더 많은 것을 탐한다. 우리가 소유한 것 중에는 필요 없는 게 더 많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른다. 남들이 가져다는 이유로 사들이는 물건은 또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그런 물건들을 필요해서 쓰는 게 아니라 그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다른 삶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을 뜻한다. 인생에 담긴 내용물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인생을 담아 내는 그릇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첫 장에서는 '물건'과 '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은 '일'과 '사생활'의 밸런스이다. 재충전의 공간으로서의 집, 풍수적인 면에서의 인테리어, 집을 정돈하며 마음을 정돈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잡동사니들에 둘러쌓여 그 사이에 꾸겨져 자는 것은 굳이 로로가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좋지 않지만, '물건의 본질'을 알고,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내'가 주체가 되어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나의 현재에, 현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우리 사회는 건강한 식생활의 기쁨을 잘 모른다. 게다가 음식이 너무 '꾸밈이 없다'는 이유로 과한 손질을 해서 자연스러운 맛을 해친다. 요리 자체가 맛있고 상차림까지 완벽하면 많은 양을 먹지 않아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몇 입만 먹어도 충분하다. 양이 아닌 질이 우리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포만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즉 음식의 질과 음식을 먹는 장소의 질,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마음 상태의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식탐이 아닌 몸을 만족시켜 주는 것을 먹자. 대부분의 사람은 불안하거나 지루하면 음식을 먹는다.
마음이 배고플 때가 아니라 몸이 배고플 때 먹자.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자. 배 고프며 먹고, 배 부르면 먹지 말자.
이런 류(?)의 책이 다 아는 이야기,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 책은 그걸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도미니크 로로의 정리해야 할 리스트에는 '물건' 뿐만아니라 '관계' 도 있다.
비생산적인 인간관계는 정리하자.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인간관계도 정리하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성에게 구속되지 말자.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피하자. 그런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들을 상대하면서 욕하는 것보다는 아예 어울리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런데 지혜와 지식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지식은 있어도 그런 지혜는 못 갖춘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가려서 사귀되 관용을 가져라. 사람들을 갈라 놓는 것은 사회적 지위나 재력, 개인적 믿음이나 열망의 차이다. 그러한 창 앞에서 관용과 이해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성장을 방해할 뿐이다. 그런 사람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줄여 가자. 그리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데는 1초도 허비하지 말자.
불안한 상황에 맞추려고 애쓰지 말고, 남들에게 과도한 솔직함을 요구하지 말자. 누군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 속을 다 털어놓을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 식대로 살게 내버려두자. 사람들은 자신의 결점을 숨기려고 애쓰고 남의 결점은 끊임없이 파헤치려 한다. 하지만 내 자신의 결점은 물론 다른이들의 결점과도 잘 지내는 법을 알면 타인과의 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인용한 부분은 인용하고 싶은 많은 부분들의 극히 일부분이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우리 마음은 선택할 줄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몇 가지 원칙을 정해서 마음을 도와주어야 한다. 이 같은 원칙 가운데는 너무나 기본적인 것임에도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앟는 것이 많다. 균형 있게 살고, 상식에 맞게 살고, 환경을 종중하며사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원칙이 삶을 떠받치는 기둥이 되어야 한다. 원칙이 없으면 기준도 없다.
균형 있게 살고, 상식에 맞게 살고, 환경을 존중하며 사는 원칙.
무언가에 휘둘리지 않고 ( 휘둘일 일들이 너무나 많다. 나와 상관없고, 쓸데없이 말이다.) 중심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원칙'을 가지고 '기준'을 세우며 말이다.
'심플'하게 사는 것을 단순히 그동안 하던 것을 안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심플'하게 살기 위해, '몸'과 '마음'과 '물건'을 정리하여 좀 더 '나'에 집중해서 존재와 본질을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물건도 나도 껍데기로 살지 않고, 알멩이로 살기 위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