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다 소지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시마다 소지 장편소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 이은 두 번째 '형사 요시키 시리즈'이다. 2013년 현재 총 15편의 '형사 요시키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며 이 중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을 포함한 4편은 일본 민영방송국 T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은 시리즈 판매 순위 2위에 오르며 주인공 요시키 다케시의 인간적인 면모와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강렬한 로맨스, 본격 추리소설로서의 본질, 그 어떤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마다 소지나 요코미조 세이시가 나와줘야 '역시 여름에는 미스터리지' 하는 기분이 든다.

이 표지도. 검은색 표지에 알록달록 으시시한 그림 그려져 있는 그림들 그려져 있는 .. 시공사 표지가 검은숲 표지에 차용된건지. 여튼, 이 느낌이다. 검은 표지에 저 폰트, 시마다 소지. 긴기 제목.

 

요시키 형사 시리즈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미스터리였다.

이번 신간의 제목도 만만치 않다.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이라니.

 

오늘부로 끝날 여름휴가 다시 당겨서 읽고 싶은 책이지 않은가.

 

 

 

 

 

 

 

 

 

 

 

휴가는 끝났다.

직원 휴가도 끝났고, 내 휴가 아닌 휴가도 끝났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꽃시장 휴가도 끝난다.

 

우울해서 미칠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 '여름의 묘약'을 읽으며, 이게 사는건가. 생각했다.

돈은 모이지 않고, 날은 덥고,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으며 그 와중에도 유일하게 사랑스럽고 기분 좋아지는 고양이만 가만히 쳐다보았던 것 같다. 대부분의 시간은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을 찾아다니며 다 봐버렸다. 다운받고 어쩌고도 없고, 그냥 누워서 딩굴거리며 스마트폰으로 다 볼 수 있었다. 비러먹게 좋은 세상.

 

돈을 찾고, 돈을 입금하고, 돈을 이체하기 위해서만 집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 도로위에 죽어 있는 아기고양이를 만났다. 딱딱해져 사람들의 눈에 발에 잔뜩 채이고 있는 아기 고양이를 두고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알아보니,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구청이나 다산 콜센터에 신고하는 일밖에 없었다.

도로 앞 꽃집에서 박스와 신문지를 얻었다.

죽은 고양이를 박스 안에 넣기까지 용기를 그러모았다. 아기는 딱딱했다.박스 안에 뉘여주고, 신문지를 이불처럼 덮어주었다.

고양이의 영혼이 빠져나간 너무나 멀쩡해보이고, 눈까지 뜨고 있던 아기 고양이. 집에 와서 말랑말랑한 말로를 꼭 끌어안고 얼음을 잔뜩 넣은 카누를 마셨다.

 

2013년의 8월은 너무나 덥고, 너무나 갑갑하다. 꽃일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앞이 깜깜하다.

휴가는 끝났으니, 내일부터는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 힘내서 해보자. 고 얘기했다.

 

휴가는 몸뚱이를 쉬게 해 주었으나, 마음을 잔뜩 어지럽혔다.

 

8월 7일이다. 개시도 너무나 늦었고, 집에 갈때까지의 매출도 뻔하다.

 

서재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세가지를 물었다. 이렇게 오래 비비적대고 있는데, 생각나는 것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이다. 당연한건가.

 

쉬는 동안 봤던 여자주인공이 귀신 보는 드라마 : 후아유, 주군의 태양

굿닥터의 주원의 말처럼 '아기 고양이도 어른 고양이가 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했다.

 

아스크리피어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3-08-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진짜 만만찮네요. +_+ 바로 보관함에 넣습니다. ^^
아기고양이의 시신 수습. 쉽지 않았을텐데요. (저는 못 할 듯. ㅠ_ㅠ) 장하세요.
여름이 꽃계의 불황이로군요. 어떻게든 열심히 하시려고 안간힘 쓰시는 게 보이는데, 안타까와요. 어떻게, 돌파구가 있으면 좋겠네요.

사진은 여전히 예쁘고. ㅠ_ㅠ

하이드 2013-08-09 17:21   좋아요 0 | URL
안쓰러운 마음과 죽음을 무서워 하는 마음이 마구 섞여서 ..쉽지 않은 순간이었어요.

여름이 비시즌인데, 요즘은 날씨니 뭐니 점점 더 비시즌 되어가요. 이러다 외국처럼 막 한달 이상씩 바캉스 ~ 이런거 .. ㅎㅎ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무서운 일은 기억을 잃는 것. 내가 더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그가 더 이상 그가 아니게 되는 것. 현실공포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월담
누쿠이 도쿠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사람은 언제 변할까?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면 변한다고 한다. 주변을 보면 그렇다. 회사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그렇다. 그것도 맞더라.

결혼을 하면 또 변한다. 정말 그렇다. 아이가 생기면, 다시 한 번 지금까지의 모습을 탈피하고 변한다.

 

여자는 남자처럼 그렇게 어지러울 정도로 휙휙 변하지 않는다. 변하더라도 그 전의 모습을 마음 한구석 담고 있고, 자신의 변한 모습, 이전의 모습을 자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사랑과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정체성이 확실하다면, 자존감이 낮을리 없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자존감을 강하게도 약하게도 만드는 것이 아마 '사랑' 이라고 믿는 그 무엇일 것이다.

 

어쩔 수 없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살아낸 사쿠라 레이코를 응원하고 싶은 이유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연애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5)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쿤프카 2013-08-0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좀 아닌듯...네 작품 모두 분야와 내용이 다른데 표지의 중요 컬러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식상하다는 카테고리에 집어넣는건 무리있는 의견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걸로 치면 여기 <연필깎기의 정석>은 왜 없나요?

하이드 2013-08-05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큐 검사할 때 위의 표지들과 연필깎기의 정석 있음 그거 콕 찍어야죠

불나방 2013-08-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나온 순서로 따지면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가 제일 먼저네요? ㅎㅎ

그렇게혜윰 2013-08-05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들말고도 가끔 표지들에서 기시감을...

하이드 2013-08-05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각의 표지가 나쁜건 아닌데, 표지 모니터할때 비슷한 느낌의 다른 표지 있는건 피하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위 네권중 두권 읽어봤는데, 꼭 저 표지여야할 이유도 없어보이고, 그러네요.
 
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질문이기도 하다.

유시민의 그간의 책들과 달리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어휴, 이 꼰대' 한숨 지었던 부분들이 많았다. 라디오 디제이들 말투를 질색팔색 하는데, 그들은 방송이니 그렇다치는데, 이 사람은 인생이 FM인거냐 싶어서 말이다.

 

그렇게 투덜거리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의원 이야기가 나오면 무장해제되어 속이 아리며 ,그의 위로 아닌 위로에 마음이 다독여짐을 느끼다가, 즐거운 일을 하고 살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할 때면,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거린다.

 

한 권의 책인데, 하나의 톤인지 모르겠다. 집중력이 확 떨어졌다가 몰입되었다가 그렇게 오르락내리락 하며 책을 읽었다.

 

다 읽고 나니, 이거가 맞지 않는가 싶다. 소설을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버릴 곳 없이 열광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데, (그 자신 정치적 검열을 떨쳐내려고 노력했다고 하지만, 이게 검열이 아니라면, 어휴.. 얼마나 고지식한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 마냥 좋기만 하다면, 그게 이상한거지.

 

저자와 투닥거리며 책을 읽어나가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크게 느낀바가 있다면 그건 성공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처음과 마지막의 여운이 가장 길다. (그래서, 중간이야 어떻든 만족스러운 느낌이 드는걸지도 모르겠지만;)

진심을 드러내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읽기전이나 읽고 나서나 그를 존경하고, 정치를 떠난 그의 일상을 응원한다. 책도 이렇게 계속 내 주었으면 좋겠다.

 

에필로그까지 읽고 나서,

나의 장례식을 계획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사람 일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지만, 잘 죽기 위해 잘 준비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13-08-02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자신에 진심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개 2013-08-03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면서 유시민 많이 늙어버렸구나 싶었어요.
딱 그표현이 맞네요..아이고 이 꼰대~

지금 유시민의 대표작이랄수 있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 읽고 있는데
확실히 젊었을때 쓴 책이란게 두개를 비교해보니 더 팍팍 티가 나는듯. .

하이드 2013-08-03 12:14   좋아요 0 | URL
저도 어디 있을텐데, <거꾸로 읽는 세계사> 도망다니며 쓴 책으로 유학도 가고, 될놈될, 난놈난이란 말 틀린거 없어요.

완벽해보일때보다 나꼼수같은데 나와서 어벙벙한 모습 보일때, 혹은 이 책에서처럼 꼰대모습 보이면서 단점도 드러낼 때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