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71일차다.
잘 자고, 잘 걷기를 목표로 시작했는데, 일단 두 가지를 의식하고, 기록하고, 아침 시간을 좀 더 찐하게 보내보려고 계속 하고 있다. 뭐든 이렇게 일차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잘 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고, 빠지는 날도 있고, 이게 뭐 한다고 달라지나 싶기도 한데, 지나고보면 아, 이만큼 왔네, 하고 이마에 땀 닦는 그런 효과가 있다.
지금 하고 있고, 연말안에 마무리 하려고 하는 100일 챌린지인 사이언스 리더스 읽기는 하루에 두 개씩 해야 다 끝내게 생겼지만, 미뤄도 되는반면, 미라클 모닝은 딱히 날짜 정하고 시작한건 아니지만, 아침에 타임스탬프로 사진 찍으면서 시작한다. 시간을 언제 일어나야지, 딱 정해둔 것도 아니라서 4시에 찍든, 9시에 찍든 미라클 모닝이다. 미라클 모닝임!
보통은 5-6시에 일어난다. 말로 열두시간 간격으로 갑상선 약 먹여야 하고, 병원 가는 날은 갑상선 약과 항불안제 2시간 간격으로 먹여야 하고, 항불안제는 피뽑기 2시간 전에 먹여야 하고, 나는 오후에 일하고, 병원은 멀어서 5시반에는 먹여야 시간이 딱딱 들어맞는다. 호르몬제라 열두시간 간격 정확히 지키고, 위에 시간도 정확히 지켜야 하는데, 이게 보통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나야 집에서 거의 24시간 케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힘든데, 회사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가능한 스케줄인가 싶고. 이전에 출퇴근 시간 길었을 때 같으면 불가능한 스케줄이다. 이사온거 진짜 잘했고. 올해 마무리하면서 해보는 올해의 장소는 집이다. 집 너무 좋아.
이사 온지도 4년 되어서 당장 내년부터 연세 두 배 이상 오르게 되었지만, 그래도 좋아.
언제부터인가, 오전에 잠 실컷 자자. 는 그런 개념이 없어졌다. 바쁜 날도 마찬가지. 아침 시간 너무 소중하고, 너무 좋고, 이 시간이 확보되어야 내가 행복하다. 이 시간을 뺏기면 왜 일하나. 왜 사나 싶어지고.. 지금은 오후 서너시에 일 시작하지만, 한 달에 두 세달 정도는 오전에 일 시작하고. 그렇더라도 내 아침 시간은 소중하니깐, 4시에 일어나면 다섯 시간을 내 시간으로 보내도 9시다. 4시에 일어나면 정말 하루를 두 번 사는 기분이다. 다섯시반은 좀 애매하다. 애들 밥 주고, 약 먹이고, 아침 설거지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보면 삼십분은 훌쩍 간다. 그럼 여섯시. 아침이다. 근데, 잠이 최고 중요하고, 최우선이고. 나는 일 9시에 끝나고, 주3회는 10시반에 낭독모임 끝나고, 9시에 자는 것 안된다. 원서 낭독모임만 아니더라도 일찍 잘 수 있는데, 이게 진짜 좀 빡세서 (2인만 되면 하고, 그럼 한 사람당 30분 정도는 영어 읽고 번역하고를 해야 함. 아무래도 우리말 책 낭독보다는 신경 더 쓰게 되고, 목 아파..) 모임장이 그만두면서 내가 이어받았고, 책 추천도 거의 나만 하다보니, 한 번 그만두면 다시 이런거 못하게 될 것 같고, 나는 지금 돈 받고 책 읽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한 밤에 돈 안 받고, 잠 시간 빼앗기면서 책 읽는 일이 언젠가는.. 하면서 이어가고 있다. 내가 원래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그랬던듯) 먼저 그만둔다는 이야기는 잘 안 안하는 사람 되었고, 뭐 열심히, 잘은 못해도 '참석'은 끝내주게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독서 모임에서 머릿수 채우는 참석, 참여는 아마도 미덕이다. 돈도 안 주는데, 다들 바쁘고, 귀찮고, 힘들고, 일 생기고. 나는 그 시간에 안 될 이유가 코로나라도 걸리거나.. 뭐 그 정도밖에 없어서, 힘들고, 귀찮아도, 아, 힘드네, 귀찮네. 하고 스카이프 켜는 편.
내가 늘 아이들한테 말하면서 나도 좀 체화하게 되었다.
힘들다고 하면, 응, 그렇구나, 힘들구나, 알았어. 하고 계속 한다. 애들이 힘들다고 안 함. (책 읽는게 뭐가 힘드냐! 아니, 알아. 힘들 수 있지. 아이니깐 ㅎㅎ )
언젠가부터 나도 아, 싫은데, 귀찮은데, 힘든데 생각하면서 몸 움직이고 있다. 뭐, 그러다 확 놓기도 하고.
지난주. 나 12월부터 새로 태어났는데, 이 무기력 뭐지! 첫 주부터 마감 패널티5 성공2로 시작하고, 이게 뭐지!
그러다 깨달은건, 커피 줄이기로 해서 커피 하루 걸러 마시다가 토요일 일 너무 많아서 안돼, 힘들어. 하고 월수금토 커피 마시기로 정했다. (오전만 마시기 시작한지는 오래됐다. 언젠가 커피 끊기 시도하고 그나마 오전만 마시기로 바꾼거 잘 지키고 있다.) 커피 처음 안 마신 다음 날 일찍 자고 (11시 전) 푹 자고 아침에 눈 뜨니 0705 라는 시계 숫자를 보고, 뭐? 7월 5일이라고? 잠결에 놀랐다. 7시 5분에 일어나는게 말이 안되거든. 늦게 자도 알람 없이도 보통 5-6시에 눈 뜨니깐. 그리고 바로 찾아온 두통. 그리고, 의식하지 못하다가 깨닫게 된 무기력. 이게 모를 때는 내가 왜 이러지. 싶다가도 알고 나면 핸들이 가능하다. 12월을 새해처럼 보내야지 생각하고 12월 시작하고 거의 9일만에 깨달았던거라 이번 주 어떤가 보겠다.
보통은 큰 테이블에서 모닝페이지 쓰면서 시작했는데, 오늘은 '중세' 읽기로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피아노 솔로 플리 틀어두고 하는데, 모닥불 장작 타는 타닥타닥 소리가 배경이다.
중세 읽으면서 모닥불 타닥타닥, 자판 타닥타닥 (노션에 독서메모해서 인증하는 모임이 있음)
너무 좋군. 아침 최고. 오늘은 커피도 마시는 날. 좋아.
오랜만에 페이퍼도 하나 쓰고, 모닝페이지 쓰고 미라클 모닝 시작해야겠다. 했는데, 여기서 주절주절 많이 떠들어서 모닝페이지는 못 쓰..지 않고, 원래 아무말 주절주절이니 쓰고 시작해야지.
명상- 확언- 모닝페이지- 섀도잉 - 국민체조(+ 새천년체조 배우는중) - 사이언스 리더스 읽기 - 원서 읽기 - 독서
여기까지 미라클 모닝인데, 체조까지 하고 밥 먹고 나면 원서 읽기랑 독서는 그냥 하루 종일 하게 된다.
아침 좋고, 월요일 좋고, 1일 좋고, 새해 좋아. 오늘 하루도, 이번 한 주도 잘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