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들 - 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
루시 쿡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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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들>은 과학계, 그 중에서도 동물학계에서의 암컷의 위치를 재조명하는 이야기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암컷은 착취당하는 성이다. 착취의 진화적 근거는 난자가 정자보다 크다는 사실에 있다." 고 말했다.


동물학이 생긴 이래 수동적인 암컷과 적극적인 수컷이라는 고정관념이 정착되어 왔다. 학계의 지배층은 수컷의 관점에서 동물계를 연구하는 남성들이 대부분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질문도 답변도 남성의 관점에서 수행되고 이들은 암컷에는 관심이 없었다. 수컷을 디폴트로 조사하고, 암컷은 연구되지조차 못했다.


다윈의 <진화론>은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여 생물계의 기준을 수컷으로 세우고, 당대 여성에게 요구되었던 수동성, 모성애, 등의 프레임에 넣었다. 페미니즘의 물결과 여성 과학자들이 닫혀져있던 실험실의 문을 열고 수컷에 대한 것과 같은 호기심으로 암컷을 관찰했다.


"인간은 동물을 인간 행동의 예시이자 본보기로 삼아왔다. 많은 이들이 자연은 인간 사회에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옳은지를 가르쳐준다고 오해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지양해야겠다고 되새겨야했던 것은 동물의 의인화이다. 저자도, 저자가 반박하는 기존 수컷 중심의 생물학계도, 독자도 당장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지만, 수컷 위주로만 관찰되고 연구되어왔던 동물학의 무대위에 암컷 관점을 올려놓는 것이 시작일 것이다.


언어의 사용은 저자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하고자 한 이 책의 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기 때문에 더 책을 읽는 내내 사용되는 언어들에 대해 민감하게 의식하게 된다.


1장에서는 암컷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두더지와 하이에나의 예를 들어 풀어내고 있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성호르몬은 모두 콜레스테롤에서 만들어진다. 스테로이드는 효소의 작용으로 프로게스테론으로 변환된다. 프로게스테론은 흔히 임신과 연관되는 호르몬이며 안드로겐의 전구물질이다. 또 안드로겐은 에스트로겐의 전구물질이다. 결론적으로 이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은 서로 쌍방향으로 변환될 수 있고 남성과 여성에 모두 존재한다.


듀크대학 교수인 크리스틴 드레아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성 스테로이드를 바꾸는 효소의 상대적 양과 호르몬 수용기의 분포와 민감성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호르몬을 가지고 있고, 효소의 작용에 따른 호르몬의 우세에 따라 정해질 뿐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가 알려주는 것은 성호르몬은 남자,여자에게 다 있는 것이고 어떤 성호르몬이 우세하냐에 따라 남성과 여성이 정해진다.


텍사스대학 동물학 및 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크루스에 따르면 성의 양식에는 염색체, 생식샘, 호르몬, 형태, 그리고 행동의 다섯 종류가 있는데, 이것은 유전자나 호르몬은 물론이고 환경이나 경험에도 영향을 받는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크루스는 성의 기원에 토대를 두고 성 분화의 진화를 보는 관점을 발전시켰다. 최초의 생물은 복제를 통해 번식했고, 알을 낳을 수 있어야 했기에 암컷이라고 추정한다. 성이 도래할 때까지 수컷은 진화의 무대에 등장하지 않았다. 6억~ 8역 년 전에 존재했던 생물은 복제한 알을 낳는 생물(암컷)로 추정되고 수컷이 등장한 것은 2억 5천만년~ 3억 5천만년 후로 보고 있다.


2장에서는 그동안 수컷은 싸워서 쟁취하고, 암컷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관점을 그동안 무시되어 왔던 암컷을 관찰하여 암컷의 관점을 더하여 암컷의 선택을 이야기한다. 성선택을 하는 암컷들은 수컷의 유전자에만 집중한다. 2장의 예시로 나온 산쑥들꿩의 구애는 글로 읽어도 영상으로 봐도 대단하다.


각 장에서 예시로 들어지는 동물들의 놀라운 행태들이 많은데, 산쑥들꿩과 거미가 가장 인상깊었다. 그동안 배워왔던 수컷 관점의 동물학에 대한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예이기 때문에 더 새롭고 놀랍게 받아들여졌다. 아니, 근데, 몇 페이지나 이어지는 다양한 거미 교미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이 책에서 포유류 외의 조류, 어류, 파충류, 양서류, 척추동물 외에 절지동물 갑각류, 다지류, 육각류, 협각류 등의 암컷과 수컷의 성행동에 대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이에 대한 의견은 저자의 의견을 따라가고 있긴 하지만, 더 다양한 책을 읽어봐야겠다.


3장에서는 정절을 지키는 암컷에 대한 이야기로 조류와 랑구르 원숭이가 주인공이지만, DNA 검사 기술이 발달한 이후 도마뱀에서 뱀, 바닷가재까지 일처다부의 경향은 모둔 척추동물에서 발견되고 무척추동물에서도 예외가 아닌 표준으로 선언되었다고 한다. 성적 일부일처는 지금까지 알려진 종의 7퍼센트 미만에서 확인되었다. 초파리 실험으로 유명한 베이트먼의 원칙은 암컷은 언제나 수컷에게 주도되므로 연구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어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암컷이 다수의 파트너에게 섹스를 요청할 뿐 아니라 그것이 암컷 자신과 자손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게 했다. 여전히 베이트먼의 패러다임을 가르치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는 그를 반박하는 고와티의 연구는 '정치색이 강하다'는 이유로 추천되지 않는다. 그들은 다윈주의적 세계관의 이론적 근간이 남성중심적임을 간과하고 F로 시작하는 단어를 들으면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색이 강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4장은 성적 동족 포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컷 거미를 다양한 방법으로 잡아먹는 암컷 거미과 목숨 걸고 교미하는 수컷 거미들의 이야기와 각각의 전략에 대해 나온다. 수컷 거미는 수정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제 몸을 바쳐 알에게도 암컷 거미에게도 양분을 재공하여 생존 기회를 높여준다. "수거미의 희생정신은 새끼 거미와 어미, 그리고 고인이 된 아비 모두에게 이득이 되었고 극단적인 부성애의 발로" 로 여겨진다. 라는식으로 지금까지 동물계의 암컷들은 묘사되어 왔다.

이 외에도 인간의 어머니와 동일시되어왔던 모성적 존재로서 동물의 암컷만을 조명해왔던 것, 암컷의 음핵과 오르가슴, 알파 암컷의 결투 등에 대해서 이어진다. 거미 이야기 다음으로 충격적인 것이 암컷의 피도 눈물도 없는 서열 싸움이다. 그러니깐, 이런 의식들 말이다. 이미 비판적인 주제의 저자의 어조조차 비판적으로 읽고 있지만, 계속 의식하지 않으면 수컷 관점으로 돌아가버리는 것, 알파 수컷이 그동안 무리에서 해왔던 것을 알파 암컷이 한다고 하면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의식과 언어가 내 안에서 교정되어야 한다. 서열 싸움에 더해 여왕벌과 여왕개미의 무소불위의 권력 이야기가 이어진다.


8장에는 자매애의 힘이라는 부제가 달려있고, 9장 범고래 여족장과 완경, 10장은 수컷 없는 삶까지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다. 완경 후에도 사회적 활동을 이어가며 무리를 이끄는 범고래 여족장과 코끼리 우두머리 암컷의 이야기는 경이롭다.

생물의 시작은 여성이고, 생물의 미래 또한 여성일 것이라는 것은 이 책에 따르면 과학적 사실이다. 인류가 전쟁과 파괴를 이어나가 인류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을 멸종시키더라도 450종이 모두 암컷인 윤형동물의 질형목 생물은 자기복제를 통해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가복제를 통해 번식하는 생물들은 포유류를 제외한 다양한 생물에서 발견되는데, 그로 인한 다양성의 부족을 극복하는 전략으로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모두가 가능한 종들이 발견되어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환경에 따라 성변환하는 생물들이 나온다. 앞에서 내내 암컷들이 조명받지 못하는 이야기를 내내 하다가 사실 성은 역동적이고 유동적인 형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뜬금없는 결론같지만, 암컷들을 마침내 과학계의 무대에 올려 놓는 과정중 하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암컷의 관점에서 본 동물학을 이야기하는 교양 과학서로써 굉장히 흥미로운 동물들을 알게 되어서 재미있었고, 지금까지 배워온 수컷 관점 세계관의 블록을 무너뜨리고 다시 쌓을 수 있는 경험이 되어주었으며, 이 책을 시작으로 다양한 과학책 연계 독서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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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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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제목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과 청소년, 10년 그 이상의 기록이다. 

청소년기인 여덟명의 아이들을 인터뷰하며 빈곤하게 살아 온 그들이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떻게 변할 수 있었는지, 그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아이들의 공통점은 빈곤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내적 자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빈곤이 구조적 문제이고, 사회문제임을 밝히고 있고, 그에 따르는 지원과 의식 전환의 필요를 역설하면서 동시에 개인으로서 활용한 방어기제들과 필요한 내적 자원들에 대해서도 관찰하여 논의한다. 


자기계발을 이야기할 때 사회 구조의 문제라고 일침을 두는 사람들이 있고, 사회 구조의 문제여서 자기계발의 여유가 없고 불가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빈곤이 사회문제임을 분명히 하면서 그에 대응하는 개인의 자질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빈곤 아동 연구에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지지해줄 수 있는 한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 길러진 회복탄력성이었다. 우리나라의 사례로 보니 더 와닿는다. 


빈곤 아동이 자라나는 토양은 빈곤 가정이다. 가정을 이루는 부모 역시 빈곤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별다른 자원이 없는 경우가 많다. 빈곤의 대물림인 것이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것은 시야를 좁게 만들기 쉽다. 가족 내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높은 확률로 몸이든 정신이든 아픈 가족, 혹은 가족들이 있다.) 가족 내의 안그래도 적은 자원이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간다. 나머지 가족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지 또한 극도로 좁아진다. 가정 내 약자인 아동, 청소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세대를 잇는 빈곤 대물림은 사회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청(소)년 세대를 좀먹고 우리 미래를 파탄낸다. 건강한 사회라면 '개인의 안락'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과 연결되어야 하지만 사회가 양극화되는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각자도생의 풍조가 생겨난다.



책에 나온 소희의 가족은 소희를 포함해 가족 구성원들이 우울증, 폭력, 알코올, 약물, 도박 중독 등의 문제행동을 보였다. 이러한 문제행동들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합리적 판단과 장기적인 계획 설계, 실천 의지들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통제력과 집중력이 요구되고 규범과 질서를 강조하는 학교 환경과 목표지향적인 학교생활 잘 적응하기 힘든 경향을 보인다. 학교의 역할이 성적을 내기 위한 교육만이 아니며, 규범과 질서에 적응하여 사회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는데, 학교는 성적에 좌우되는 경쟁에 치우치는 것 또한 문제이다. 책에서 빈곤 아동들을 위해 제안되는 다양한 방안들 중 제 일선은 학교이다. 그리고 복지센터와 지역아동센터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인프라를 가장 잘 활용한 예가 책에 나오는 지현이다. 지현과 어머니는 적극적으로 사회제도를 이용했고, 지현의 긍정적인 성격은 그녀가 공부하고, 직장을 가지고,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기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더해 가난하고 불우했지만 어머니와 동생과 똘똘 뭉쳐 서로를 돌봐준 결속감이 있었다. 저자는 지현에게 있는 또 다른 힘을 언급한다. '성찰하는 힘'이다. 이것은 성공적으로 가난에서 벗어난 친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힘이다.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자기 욕망과 사회적 위치를 사고하고 판단하는 내면적 성숙도인 성찰하는 힘을 기르고 자신의 가치체계를 만들어내는 청소년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실패를 디딤돌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지현은 가난한 상황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에너지를 생존에만 올인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사회적 존재 가치를 인식하고 자아 욕구를 발견하는 전략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의지와 복지혜택으로 빈곤에서 벗어나서 청년이 된다고 하더라도 빈곤의 여파는 계속된다. 저자는 빈곤 아동들이 갖추기 힘든 것이 바로 '역량'이라고 한다. 여기서 역량이란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빈곤 아동이 역량 혹은 자립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친구, 교사, 사회복지사와 복지관 등, 자신을 믿고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망이 필요하다. 


"사람이 힘을 내고 노력을 하는 데는 혼자만의 결심과 성취 욕구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인식, 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하는 사회적 욕구가 인간의 발전과 성숙에는 필수적이다." 


평생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연구해온 아마티아 센은 "빈곤은 단순히 재화의 부족이 아니라 자유로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역량의 박탈"이라고 설명했다.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망이 필요하고, 타인으로부터의 인식, 사회에서 해 내고 싶은 역할에 대한 욕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빈곤 아동의 경우 이것들이 자타의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역량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회복탄력성과 자아정체감이 필수이다. 청소년에게 자아정체감과 진로 탐색은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 가난에서 벗어난 지현, 연우, 우빈 등 자아정체감을 안정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친구들이 진로 탐색에도 유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진로 선택의 고민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 살고 싶은 삶,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정확하게 알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활동은 뚜렷한 진로 전망이 생기면 훨씬 긍정적인 패턴을 보였다. 즉,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향해 관심이 집중되면 이전의 부정적인 생각이나 관계는 자연스럽게 단절이 되었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노력이 쏟아졌다. 자신의 불우한 환경과 조건에 대해 외부로 그 탓을 돌리거나 세상의 평가에 쉽사리 휘둘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적극성을 가지고 현실에 대한 객관적 평가, 진로를 한 정보 탐색, 도움이 될 만한 사회적 관계 만들기 등을 행동으로 옮겼다." 


내 일이 아닌 것 같이 여겨지는 사회 문제들이 있다. 자극적인 뉴스를 접할때만 한 번씩 사회를 욕하고 지나가게 되는 그런 문제들이다. 알고 보니 그것은 바로 나의 문제다. 이 책은 빈곤 아동 문제가 왜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의 문제인지 알게 해준다. 어떤 증명이 필요한 선별적 방식이 아닌 청년 세대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의 사회정책들이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청년 정책들을 보고 지나쳤는데, 작년과 올해에는 그 청년 정책들이 축소되거나 사라진다는 뉴스를 많이 봤다. 빈곤 아동에 대한 사회 인프라와 그들에 대한 인식 변화와 지원, 학교의 역할 확대, 그리고, 가난한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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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에서
사라 델 주디체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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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동생 에밀리와 나는 전쟁 중에 성장한다. 숨바꼭질을 하던 나는 커튼 뒤에 숨으려다 커튼 뒤에서 금발 여자와 아빠의 목소리와 맞닥뜨린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아빠에게 묻지 못하고, 아빠는 나의 눈치를 본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나와 동생은 유태인을 잡으러 온 경관을 피해 커튼 뒤에 숨는다. 경관과 부하들은 집을 뒤지고, 

커튼이 열리며 이야기는 끝난다. 


아이의 눈으로 본 홀로코스트 배경의 이야기들은 많다. 전쟁 중에 성장할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들. 루이르 로리의 <별의 헤아리며 Number the stars>, R.J. 팔라시오의 그래픽 노블 <화이트 버드> I survived 시리즈 중 Nazi Invasion, 안네 프랑크의 일기 등이 많이 읽힌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유태인 친구를 숨겨주기도 하고, 홀로코스트를 겪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수용소에 잡혀 갔다가 탈출하기도 하고, 숨어 있다 수용소로 가서 죽기도 한다. 


<커튼 뒤에서>의 배경은 2차 대전 시기의 프랑스 남부지방이다. 독일에 점령 당한 프랑스 북부는 독일에 의해 통치 당하고, 남부는 1차대전 전쟁 영웅인 페텡이 독일과 협정을 맺고 친나찌 정부를 이끌며 유대인을 탄압한다. 이 당시 희생된 유태인의 수가 7만여명이고 그 중 아이들이 11,000명이라고 한다. 끔찍한 지난 역사 이야기가 현재에도 지구 어느 곳에서 진행중이다.


법이 계속 유태인들에게 불리하게 바뀌고, 세 명 이상의 조부모가 유태인이거나 - 두 명의 조부모와 배우자가 유태인인 경우 유태인으로 간주한다는 법령이 발표된다. 그에 따르면 엄마가 유태인이고 아빠가 비유태인인 야엘과 에밀리는 유태인이 아니다. 그러나 엄마가 살아 있을적 엄마는 세마 기도문을 알려주고, 하누카 촛불을 함께 켰으며 야엘이 열두 살이 되어 바트 미츠바를 치르고 어른이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은 유태인이라고 믿고 있고, 법은 아니라고 하고, 그들을 유태인이라고 차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가게 된다. 유태인에 대한 두 번째 법령이 발표되면서 유태인은 '유대교를 믿거나 1940년 6월 25일을 기점으로 증조부모 중 두 명이 유태인인' 사람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또 다른 법령에 의해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도 제출해야 했다. 


경찰관들이 그들을 잡으러와서 집을 뒤지고, 에밀리와 커튼 뒤에 숨어 있는 장면은 조마조마하다. 

누가 커튼을 열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에밀리는 오랫동안 다시 태어나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나는 가끔 고민하고, 결정하지 못했는데, 그 순간 답을 떠올린다. 다시 태어나면 나 자신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그리고, 커튼이 열린다. 



"엄마, 미래가 그리웠던 적 있어요?"

그리움은 지나간 것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란다, 야엘. 

뭔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하면 느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내 미래를 그리워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어른에게 빼앗겨서 없는 미래를 그리워하는 야엘. 그렇게 아이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그리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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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따로 자란다 위픽
안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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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무성했던 책. 자신의 유년기 거울 같은 책이라서 다들 할 말이 많았다고 한다. 내가 마주한 나의 유년기는 이 책에 나오는 것 같은 소녀들에게도 소년들에게도 관심 없었던 유년기, 아니, 실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 유년기라는 것. 그런 유년기의 내가 지금의 내가 되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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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비즈니스 - 나의 삶과 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서의 책
앨리슨 존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유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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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다 보면 깨닫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내 생각이 더욱 명확해지고 세상이 기다려 온 해결책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책 쓰기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단계를 벗어나 나의 일과 노하우에 권위를 부여하고, 일반적인 생각에서 한 걸음 나아간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삶의 다른 부분에도 더 나은, 새로운 습관을 갖게 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만들기도 합니다." (12)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책쓰기' 에 대한 책이다. 책쓰기보다는 책쓰기로 인한 자기 발전에 방점이 있다. 

여기서 자기 발전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더 명확하게 하는 일의 발전을 의미하지만, 나는 나와 내가 하는 일을 구별하지 않으므로 자기 발전으로 받아들였다.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아니, 매 장 좋은 내용이었지만, 내가 적용해볼 몇 가지는 이 책의 컨셉트와 책을 쓰는 타이밍, 블로그 쓰기였다. 


"블로그를 하는 것은 당신의 특권이므로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다 해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생각에 당신의 이름을 붙여야 해요. 일어날 일을 예측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을 설명해야 합니다.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문화와 일에 대한 흔적을 1년 365일 매일 남긴다면 당신의 생각은 자연스레 깊어질 겁니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이어 나가면서 꿈도 꾸게 될 테죠. 매일의 루틴이 되는 것, 그게 바로 블로거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입니다." (103) 


글을 올릴 때 생각에 나의 이름을 붙이기. 

일어날 일을 예측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을 설명하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문화와 일에 대한 흔적을 

1년 365일 매일 남기기. 


이렇게 하면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디어가 가시화되고, 실행되지 않을 수 없다. '쓰기' 자체가 이미 실행이기도 하고. 

이 좋은 걸 왜 안 했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을 때,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를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 아닐 때, 

때려치고 싶지만 자신 없을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발전시키고 싶을 때 


매일 고민하고, 아카이빙하고, 글을 쓰고, 그것이 1년여간 쌓여간다고 생각해보면 좋은 점만 있다. 

돈도 안들고 위험부담도 없다. 


이 책을 읽을 때 제일 먼저 떠올랐던 건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의 어도비 코리아 우미영 전 대표였다. IT 영업 하면서 고객들에게 필요한 책을 번역해서 영업했다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그 또한 '책으로 비즈니스' 일 것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많은 인풋과 고민을 녹여내는 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일 것이다. 블로그를 하고, 글을 쓰는 것은 나 또한 아주 오래 해 온 일이지만, 배설과 해소와 안 봐도 그만, 보면 그랬네 싶은 앨범의 역할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역시 이어가겠지만, 

좀 더 목표성을 가진 블로그를 계속 몇 년간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정말 하루가 아깝고 미루지 말고 당장 써야지. 

오늘부터 1일이야. 


유유 특유의 작고 얇은 책으로 보이는데 페이지 수는 300페이지대의 알찬 책이다. 

두고두고 들쳐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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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避我路 2024-03-10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 못 하시겠지만, 오래된 팬입니다. 하이드님 글 꾸준히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이드 2024-03-11 16:05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오래되었죠. ㅎㅎ 올해도 꾸준히 쓰자고 매년 하는 다짐했습니다. 오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