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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2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권의 주인공은 '차이나'(웬거)다. 아, 주인공들이 다 별명 있으니, 왠지 나도 그럴듯한 별명이 하나 가지고 싶어졌다. '싸가지' (하이드) 뭐 이런거.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던 '핑퐁' 읽을 수록 대단하단 생각이 들고, 이런 것이 진정 소장용 만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몰랐는데, 가격도 왠만한 책값이구나!
1권에 이어서 2권 역시 앞에 몇장은 컬러와 흑백이 조화된 + 채색과 무채색, 질감과 라인이 기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아마도 이런 것이 퀄러티를(가격을) 형성하는 것이겠지)
1권에서의 심드렁한 소년 스마일이 왕오버 버터플라이 조를 찾아가는 것으로 2권은 시작한다.
(많이 발전했는 걸, 스마일!)
'아쉽네,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했는데'
'죄송합니다. 남의 집에서 밥 먹는건 영 불편해서요'
'그래, 넌 그래보이는구나'
'힘들겠다. 너도. 이상한 노인이 졸졸 따라다녀서.'
'네. 정말 민폐죠.'
(그러나 까칠한 성격은 여전해주신다. 근데, 점점 여기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멋져. 정말.
인터하이 예선이다.
2권에서는 페코는 1권에서 페코가 대판 깨지고 울었던( 탁구 지면 막 화내고 운다. 쿠보츠카 요스케가 페코 역을 맡아 영화를 했다니, 얼마나 귀여울까) 중국 유학생( 국가대표 떨어지고 온 중국 탑클래스) 차이나(웬거)가 돋보인다.
'이런 놈들과 칠 바에야 인간으로 태어나지 말 걸 그랬어'
라는 대사를 (중국어로) 거침없이 날리는 차이나
작가의 말을 빌리면 '취재 때 중국에서 일본으로 온 유학생을 보고, 드라마에 색을 더하기 위해 이런 인물을 등장시켜보고 싶어졌습니다. ..(중략) ... 제 나름대로는 무지무지 멋있게 그려봤습니다. 핸섬하고( 정말?) 말투도 쿨한( 싸가지와 쿨의 혼동이...) '얻어맞는 역이지만 대단한 선수' 로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한다. ( 괄호 안은 하이드멘트)
1권에서의 심드렁하던 스마일은
뭔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1권 마지막에 버터플라이 조에 의해 각성했거나( 환타지냐;)
아니면 스포츠만화에 꼭 등장하는 주인공한테 마지막에 깨지는(마지막에 깨질지 어떨지 모르니깐, 스포일러 아니다. 그냥 보통 그렇다는 얘기다) 최강자인 카자마에게 도발당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뭔가 차이나에 의해 의욕이 솟은 걸지도 모른다.
'이기고 싶은 것뿐이에요, 선생님. 안 되나요?'
오, 이제 드디어 스포츠만화 주인공 다와지는거냐?
코치로부터 새라켓을 받아들고( 스포츠만화에 익숙한 나는 그것 역시 스마일을 훈련시키기 위한 것임을 안다. 흠흠) 차이나와 시합 전 '나, 강하거든' 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스마일.
하지만 역시 마츠모토 타이요의 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상한 애야.'
로 결론 나버리는 스마일.
책 뒷표지의 멋진 말. 2권의 이상한 스마일을 제외하고 멋진 등장인물의 대사다.
'자궁에서 머리를 내밀던 날 이래 가장 큰 충격이야.
무시무시하고 처참한 고독이 날 휘감고 있어. 코치.'
보통 스포츠만화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2권에서 새로이 배우고, 이 만화와 작가에 열광하게 된 것은
권말에 실린 도하와 성수( 우리나라 만화간갑다) 의 TALK이다.
'자아, 이번 권에선 스토리보단 이미지를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볼까.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을 처음 접한 독자들은 손맛 물씬 나는 펜 터치와, 블랙과 화이트의 극단적인 배합과 조율, 사물을 뒤틀고 왜곡하는 어안과 넓은 시각을 프레임 안에 잡아 가두는 광각렌즈의 사용을 인상 깊다고 생각하지. 한편에선 남용한다는 시선도 있지만'
'깃털만큼 가벼운 2.5그램 정도의 작은 공과, 팔과 다리를 뻗어 아우를 수 있는 좁은 테이블에서 벌이는 드라마를 화면에 드러내기 위해선 그 카메라 워킹이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봐. 손과 라켓에서 떨어지고 부딪히는 공, 그리고 그 공에서 시선을 놓지 않는 선수들의 눈과 거친 숨과 땀 등은 보통의 렌즈로는 담아내지 못할 뿐더러 카메라 워킹과,(..하략)'
'바로 그거지! 초 접사 앵글도 마찬 가지야. 스마일과 콩 웬거가 벌이는 경기 장면 중에 카메라는 러버에서부터 스마일의 콧노래에 흥에 겨워 춤을 추는 핌플까지 쫘악 밀어붙여! 바로 그 순간, 끔찍하게 아름다운 리듬이 부여되지.'
아마, 만화를 보기 전에는 무슨 말인지 잘 안 와 닿을 거다. 맛뵈기를 보자면,
(사진이 좀 구리게 찍혔지만, 그림이 정말 강렬하고, 앵글과 시야가 '충격적' 이다. )